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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물을 따라 걷기로 했다

[도서] 나는 식물을 따라 걷기로 했다

한수정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식물을 따라 걸으며 나는 성장했다.” 

 

책의 서문에 쓰인 말이다. 짧고 담담한 문장이지만,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장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저자는 오랜 타향살이로 마음의 위기를 안고, 한국으로 돌아와 춘천의 시골집에서 몇 년을 보낸다. 두 아이와 함께 화목원을 자주 다니며 자연스레 식물과 가까워졌고, 비로소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그에 이르는 과정은 힘겹고 때론 서글프지만 감동적이다. 저자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자연으로부터 얻은 기쁨을 타인과 나누고자 한다.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세심하고 다정하다는 나의 편견이 더 강해지는 부분이다. 

 

“이름을 하나둘 부를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이다.” p.79  

 

저자는 나뭇잎 하나하나의 모양을 관찰해 스탬프와 포스터를 만들고,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서 나무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준다. ‘지식’이 아닌 ‘생명’으로서의 식물. 매일 보는 나무들이 ‘누구인지’ 알고 의미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역시 아이들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법일 테다. 저자가 마을 선생님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나의 어린 시절에도 이런 선생님이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잠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도시의 소중한 녹지가 파헤쳐지고, 돈벌이를 위해 아이들의 놀이터를 없애 주차장으로 만드는 시대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연의 소중함을 아는 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돌봄이 아이들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속된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아이들은 어른보다 자연에 가깝고, 쉽게 친해지니까. 그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지구를 생각하면 저자의 말처럼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 소비자가 아닌 지구인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도 무척 중요하다고 하겠다. 

 

“매일의 목표는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내고 가능한 한 가장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것.”

 

책을 읽는 동안 나의 경험을 떠올렸다. 한때 나는 식물에 아무 관심을 두지 않았다. 계절마다 어떤 꽃이 피고 지는지 알지 못했고, 매일 지나치는 버스 정류장의 가로수가 어떤 나무인지도 기억하지 않았다. 그러나 숲이 가까운 동네로 이사하고 자연히 산책을 하면서 알게 됐다. 나는 그 동안 식물뿐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자연은 매일 다른 모습으로 내 앞에 펼쳐진다. 이름을 다 모르는 식물과 곤충, 새들과 바위 사이를 걷다 보면 누구에게도 기대한 적 없는 환대와 안정을 느낀다. 식물은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고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작가가 손수 만든 나뭇잎 스탬프는 무척 아름답다. 책과 함께 받은 포스터는 나뭇잎 스탬프 56종을 이름과 함께 새긴 것이다. 포스터가 망가지지 않도록 필름 코팅해서 벽에 걸어두었다. 마치 좋아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걸어둔 것처럼, 종종 들여다 보며 행복할 것이다. 또 산책하다 나무의 이름이 궁금해지면 잎을 가져와 포스터에서 이름을 찾아볼 것이다. 

 

이제 곧 겨울이다. 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앙상한 겨울에도 변화하는 나무들의 모습을 예전보다 관심있게 지켜볼까 한다. 저자가 쓴 것처럼, 잎이 없는 동안에도 나무는 흐름을 잊지 않고 매일을 살아갈 테니까. 

 

“시기는 다를지언정 한시도 바지런하지 않은 나무는 없고 흐름을 잊는 법이 없다. 매일 변화하지만 변함이 없는 존재, 조용히 때를 알고 스스로 움직이는 주체적인 존재다.” p.38

 

<나는 식물을 따라 걷기로 했다> 한수정 지음 / 현암사 

 

-이 글은 서평 이벤트 참여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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