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로 20년째 일하고 있지만, 저는 한 번도 방송사 PD가 될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 따라 원서를 내고 시험을 봤는데요. 필기, 면접, 합숙 평가, 최종 면접으로 이어지는 전형 과정 중, 딱 한 번, ‘아, 어쩌면 내가 PD가 될 수도 있겠구나!’ 느낀 순간이 있어요. 바로 논술 주제를 받아 들었던 때입니다. 1996년도 MBC PD 공채의 논술 주제는 세 글자, ‘아버지’였어요. 어려서 저는 책 읽는 걸 좋아해서 국문과나 영문과에 진학해서 평생 책을 실컷 읽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