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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청포도

강영준 저
북멘토 | 2021년 12월

 

 "자, 이제 눈길 한번 걸어 봅시다. 나는 아무도 걷지 않은 눈 쌓인 길을 걷는 게 가장 행복하다오. 게다가 오늘은 새해 첫날이지 않습니까?”


육사 형을 보면 흰 눈길보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가 더 잘 어 울리던데요. 〈청포도〉의 한 구절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그것도 좋죠. 하지만 하얀 눈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눈은 세상의 시간을 되돌려 놓는 것 같습니다.

앞을 보세요. 어디가 식민지고, 어디가 제국인가요? 누가 약하고, 누가 강한가요?

인간이 자기 소유라고 땅 위에 그어 놓은 선들이 흰 눈 아래 사라지고,

차별도, 억압도, 다툼과 미움도, 그 모든 경계심도 눈 속에 파묻히죠.

모든 게 정화되고, 모든 게 평등하지 않습니까? 눈이야말로 자연 속에 존재하는 진정한 아나키스트답지요.”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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