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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여럿이서 영화관에 갔다. 내가 질질 빌다시피하여(...) 뭐 나는 영화를 본 다는 사실에 기뻐, 아무거나 봐를 외쳤고 적당히 합의를 보아서 낙접된 오싹한 연애. 간간히 오싹한 연애에 관련된 이민기의 인터뷰를 스치듯 들은 적이 있는데 완전 끌려! 이런 상황이 아니라(스아실 내가 끌렸던건 특수본...) 그냥 영화를 본다는 것에 기분 좋아하며 관람을 했다. 로코물이지만 깜짝깜짝 놀랄 것이다. 라는 이야기는 그냥 한 귀로 흘려버린채.

 

 귀신을 보는 남다른 촉이 있는 강여리(손예진), 그리고 강남 8학군에서 무난하게 공부하다가 마술사가 된 마조구(이민기)의 알콩달콩한 러브 스토리인데, 달달해도 너무 달달하다. 다른 로코물이 그렇듯 귀신 본다는 설정은 아주 약간의 조미료쯤이나 되려나 생각하고 갔던 나는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에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교통사고로 아픔을 가지고 있어 온갖 억울한 귀신에게 상담하고 뒷바라지 해주는 여리는 맘껏 웃을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 그냥 그 암울하고 음침한 오로라를 내뿜으며 길거리 마술을 보고 있을 뿐. 여리의 그 문제의 오로라에서 영감을 받은 조구는 호러 마술을 기획하고 남들이 말하는 대박을 치고 만다. 여리가 행복해지는 꼴을 못보는 문제의 처녀귀신 때문에 여리는 조구와 함께 일한지 시간이 흘러도 회식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빠져나가고 아니면 혼자 꾸역꾸역 김밥을 먹는 안습인 상황. 조구는 왠지 모르게 여리가 궁금해서 자꾸 접근을 한다.

 

 이런 흔한 로코스토리에서 오싹한 연애가 차별성을 보이는 것은, 바로 호러.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여리의 설정때문에 영화에서는 약 세번의 귀신이 등장하는 데 오싹한 연애에서 귀신의 등장은 귀여운 정도가 아니라 진짜 호러물을 보는 것과 같은 퀄리티이니 그 분위기를 잘 살펴 눈을 감아야 했다. 등장하는 귀신들은 각각의 사연이 있고 개연성이 있다. 왜 여리를 찾아와서 여리를 괴롭히는 지 납득이 된다고 해야할까. 여리는 본인의 이러한 남다른 촉 때문에 철저히 혼자다. 심지어 그 큰집에서 여리의 침실은 거실에 쳐 놓은 텐트이다. 여리의 말로는 아늑하다는 핑계를 대지만 여리는 북적북적한 사람들 속으로 걸어가고 싶고, 남들 보란 듯 연애도 해보고 싶고, 함께 사는 가족들과의 시간이 그립고 부럽다. 조구는 이런 여리를 세상으로 다시 꺼내어 준다. 소주를 한껏 먹고 주사를 부리는 여리를 당황스럽게 생각하지만 자꾸 생각나고 생일선물로 받은 선자리에 나간 여리를 보니 왠지모르게 울컥한다. 그녀에게 남다른 촉이 있다는 걸 알고 무섭지만 왠지 이 여자와 함께 있고 싶다. 슈퍼모델 뺨치는 능력자 여자친구의 비아냥에도, 감당 못할 사랑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본인이 알 고 있지만 조구는 여리에게 다가간다.

 

 오싹한 이야기가 지나가면 엄청나게 달달하고 엄마 미소를 짓게 하는 달달한 로코 이야기가 주체없이 쏟아져나온다. 같은 여자가 보아도 사랑스러운 여리와 모델 뺨치는(아, 모델이었지...) 조구는 함께 있기만 해도 너무 잘 어울려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고 있어도 되요!를 막 외치게 만든다. 모쏠 여리의 서툰 사랑은 친구들의 3자 통화 연애 상담에서도 한 재미를 선사하는데 막돼먹은 영애씨의 영애씨도. 그리고 어디더라 자주 보이는 조연분도 쫠깃쫠깃 현실의 연애상담을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 놓았다. 참, 조연이라면 깨알같은 박철민 배우도 빼놓을 수 없다.

 

 여리의 집이나 CG를 보면서 참 꼼꼼하게 연출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을 스크린에 가져다 놓고 두 가지 장르의 적절한 배합, 그리고 납득이 가는 스토리는 뻔한 로코물의 엔딩을 보아도 광대뼈가 아프도록 웃으며 극장을 나설 수 있었으니까.

 

 

+) 아, 사랑스럽다. 손예진. 멋지다. 이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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