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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친해지는 삶

[도서] 죽음과 친해지는 삶

한석훈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죽음은 우리의 일상에 항상 존재하지만, 내 일이 아닌 듯 애써 잊고 지낸다. 그러다 가까운 누군가의 부모형제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면, 내 주변에 항상 있어왔던 죽음에 대해 각성하게 된다. 예전에는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면,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라는 것에 더 관심이 간다. 그래서인지 죽음과 관련된 특히, 잘 죽어가는(?) 삶이란 무엇인지? 에 대해 생각하는 횟수가 늘었다. 

 

'죽음과 친해지는 방법'이란 제목은 그런 의미에서 어차피 겪어야 할 인생의 단계를 편하게 수용하게 될 팁을 알려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죽음과 친해지는 방법은 오히려 현재의 나를 직시하고, 나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다 수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정한 용기란, 우리 내면의 거대한 스펙트럼의 양 극단을 다 보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자신의 밝고 맑고 뛰어난 면 만 봐서는 언젠가 자신의 어둡고 음습하고 열등한 면의 역습을 면할 수 없죠. (p.193)』


『누구도 평생 좋은 점수만 쌓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엔 인생 후반기에 자신의 긍정적인 면모와 부정적인 면모 양쪽을 다 있는 그대로 보고, 그것을 인정하고, 그리고 양쪽이 다 나임을 깨달으면 되는 겁니다. (p.201)』

 


죽음과 친해지기보다 나도 모르는 나를 알아차리고, 내 안의 불안의 기저에 있는 전의식, 무의식의 원인들을 분석하고, 나를 온전하게 수용하게 되면, 삶에서의 내 역할과 의미를 알 수 있다는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와닿았다. 때문에 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마주하고, 매일 수양을 닦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네 생애의 마지막 단계에 우리가 평화롭게 눈을 감기 위해 다다라야 할 경지란 후대로 이어지는 생명력을 생성해내고 후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전승을 해냄으로써 내 짐을 가볍게 하고 사후의 새로운 여정에 들어서는 것 아니겠습니까? 

잠간 샛길로 새겠는데요, 이제는 칠순 먹은 내 또래들이 우리 공동체를 끌고 갈 방향을 지들이 결정하겠다는 노욕을 내려놓았으면 정말 좋겠어요. 그걸 과감하게 젊은 후대에게 넘겨주는 게 수만 년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자연의 이치에 부합하고 현명한 방향일 것입니다. 원로원은 조언하는 곳이지, 원로원이 이끌어서는 안 되거든요. (p.253)』

 


젊은 세대의 사고와 행동을 받아들여야 하는 중장년, 노년층의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각 시대의 젊은이들은 각 시대의 어른들에게는 미숙하고, 버르장머리 없고, 라떼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행동을 하는 세대로 읽힌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세계를 이끌어갈 주역들이 누구인지를 감각하는 일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 세대와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온 그들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내 배경과 잣대로 판단하거나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좋은 사회로 발전하기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하지만, 그 방법과 실행은 각각이다. 누구의 방법이 더 좋은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이 많은 세대가 모든 것을 움켜쥐고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실패할 기회를 주지 않고, 나이 많은 세대의 경험만으로 나를 믿고 따르라는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심층심리학습 소설이라는 부제가 없었다면, 이 글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여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을 것이다. 어려운 심리학 용어를 잘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희운으로 대표되는 비전문가의 시각으로 쉽게 재해석되어 의미를 짚어준다. 다만 무경계 클럽이 지향하는 죽음 자결권(혹은 존엄사)에 대해서는 쉽게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내가 온전한 나인 상태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그 지향점에 의문을 갖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마주한 적이 없고, 정말 그래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 선택지들에 대해 1초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주어진 삶을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내게, 이런 적극적인 형태의 삶의 단절이란 내 뇌를 넘어서는 주제다. 서평을 마무리하는 지금도 여전히 머리가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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