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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도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이어령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어른이 된 이후에 스승이라 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배우고 싶은 면이 있는 사람, 장점이 많은 사람, 매력적인 사람들은 세상에 참 많지만, 스승으로 두고 삶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어령 선생님을 생각하면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과, 당시의 최신식이었던 디지털 매체들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사람이었다. 한참을 그의 대한 소식을 알지 못하다가, 최근에 메멘토 모리라는 그의 저서를 접하게 되었다. 과학과 영성,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견해를 접하고는 대혼란에 빠졌다.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방대한 관점에서의 접근, 그것을 통합시켜 탁월한 비유로 풀어내는 그의 화법은 너무나도 생소했기에, 내 컵은 흘러넘치는 그 지식을 담아낼 수 없었다.

 

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은 여러모로 관성처럼 가지고 있던 굳어진 내 머리를 자꾸 두드렸다. 꼼꼼한 통제를 통해 끊임없이 배제와 소외를 만들어내는 현 사회가 얼마나 희망이 없고 위험한 사회인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는 대체로 그 고통을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고통을 야기한 원인들을 내 안에서 찾으려 하지 않고, 책임을 떠안길 수 있는 나와는 다른 대상, 집단에게 냉큼 던져버린다. 그렇게 소외하고 배제하고, 추방해버려서 내 눈앞에만 보이지 않는다면 그 문제가 사라진 것인 양 안심한다.

 

“추방하고 격리하는 사회는 위험한 사회야. 반대로 상처와 활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사회, 그게 창조적인 사회고 희망이 있는 사회라고 나는 말하는 걸세.”

 

“나는 소유로 럭셔리를 판단하지 않아.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지. 똑같은 시간을 살아도 이야깃거리가 없는 사람은 산 게 아니야. 스토리텔링이 럭셔리한 인생을 만들어.”

 

뭔가를 가지는 것으로 부를 과시하는 이 물질적인 세상에 선생님의 럭셔리의 개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SNS에서 과시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현실은 행복할까?, 하루의 수많은 장면들 중 가장 멋지고 아름답고, 행복한 한 장면을 잡아내서 세상에 표현하는 나는 나를 얼마나 대표할 수 있을까?

 

스토리텔링, 나의 이야기, 나의 존재가 있는 삶이 부자라는 그의 생각은 남들보다 더 갖지 못해서, 남들보다 못해서, 나만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사는 것 같아서 외롭고 고독한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은 어떠한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오늘 나는 내 옆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그들과의 관계에서 충실했는가? 남들에게 보이는 삶을 위해 오히려 그들을 가장 외롭게 하지는 않았는가? 선생님이 말한 그 스토리텔링은 방 안에서 혼자 외롭게 보내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더 풍성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관계에서 느끼는 기쁨, 고통, 슬픔, 행복이 삶의 모든 단계의 자양분이 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완벽을 추구하지 않고, 재미를 추구했던 그래서 그의 세계가 넓고 방대하고 통합적일 수 있었던 그 귀한 인생을 우리에게 남겨주셔서 참 감사하다. 이미 그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가 세상에 던지고 간 수많은 질문과 비유와 영성은 오늘날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참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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