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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개주막 기담회

[도서] 삼개주막 기담회

오윤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저는 사실, 무서운 이야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그 예쁘고 좋은 이야기들을 놓아두고, 왜 무서운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되더라구요. 그런 제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그냥, 왠지 읽고 싶어서요. 제목에서 뭐라 말할 수 없는 매력이 느껴졌거든요.

 

삼개주막은 마포나루에 있는 주막이지요. 주모 김씨가 아이 셋과 함께 주막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병에 걸려 버린 남편이 떠나고 김씨는 아이들을 건사하기 위해 꿋꿋하게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곳. 그래서 많은 이야기가 모이는 곳. 삼개주막에 모이는 사람들은 많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1권에서는 배경 설명을 곁들인 <삼개주막 이야기> 편을 시작으로, 여섯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총 일곱편의 이야기를 가만히 읽고 있으려니, 세상만사는 사람에 의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구나 싶습니다. 각자의 삶 속에서 나름의 성격을 만들고, 자신의 가치관을 갖고 살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면 그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이야기는 귀천을 가리지 않습니다. 높은 신분의 사람들은 그들 나름 지켜야할 것들이 많고, 신분이 낮은 사람들 역시 자신의 삶이 있습니다. 딱히 누구 한 사람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을만큼 등장 인물 모두에게 애잔함이 느껴집니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도 그 사람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동정이 가고, 억울하고 분한 일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공감이 됩니다. 단, 3장의 <유괴된 아이> 편에서는 아픔만이 느껴집니다. 아이를 유괴한 범인들에게는 분노가 느껴지고요.  5장 <열녀> 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때 세월을 풍미했던 <전설의 고향>이 기억나시나요? 사람들의 과욕에서 비롯된 무시무시한 일들이 전설로 내려왔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사람들의 욕심은 너무나 보편적이지요. 그 욕심이, 오직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과 만나서 폭발하면 누군가 사연을 갖는 피해자가 생겨납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이 책, <삼개주막 기담회> 모두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귀신을 만들어내는 무서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무엇이 저런 괴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싶어요. 결국 죄는 돌고 돌면서 더욱 커지고, 원래 주인에게 돌아갈 때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됩니다. 그것을 권선징악이라 부릅니다만, 억울한 피해자의 삶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요. 복수라는 것도 어찌보면 모두 허상인데 말입니다.

 

사람에 의한, 사람이 만든 무서운 이야기. 그 안의 사람들에게 많은 애잔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삼개주막 기담회>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더욱 깊이 바라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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