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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운즈

[도서] 엑시트 운즈

루트 모단 글,그림/김정태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무심하다.

 

죽은자의 목도리를 걸치고 다니는 사람.

시체를 해부하며 점심메뉴를 정하기는 사람.

딸이 남자를 만나길 원한다면서 정작 누구와 만나는지 관심없는 엄마

폭탄테러가 일어났는데 누구의 소행인지에 대한 언급도 없다.

 

 

 

무척 무심하다.

가족중에 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도 뭔가 시큰둥하다.

 

어쩜 그동안 연락하지 않고 지내왔기 때문에 상대가 죽든 살든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걸까?

아니면 믿기지 않은 사실, 정확한 증거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낯선 사람이 나타나 당신의 아버지는 내가 잘 아는데, 아마도 당신의 아버지는 테러가 있던 장소에 죽은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한다면 믿을수 있을까?
 

테러와 분쟁으로 위험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만 보고 살기도 힘들다.

자신의 삶이 고단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관심과 연민이 줄어든다.

그냥 자신만 생각하게 된다.

 

왠지 우리 사회가 점점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것 같아 안타까움이 느껴졌어요.

우리는 테러와 분쟁의 위험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폭탄 테러 이후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그린 장편 그래픽 노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의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카페, 무덤, 거리 등 구체적인 풍경 묘사를 통해 서구 세계에 이질적인 이스라엘 문화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현대 이스라엘인의 비정상적인 삶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이 책을 선택할때 그저 그래픽 노블이고 책 소개처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의 한가운데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삶이 보고 싶어서 읽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책을 덮었을때 뭐지?라는 위문이 생기더군요.

 

책 속에서 내가 찾고 싶었던 모습들을 하나도 못 찾았던것 같거든요.

그래서 책 제목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엑시트 운즈' Exit Wonds?

총알이 관통했을시 나오는 구멍을 말한다고 합니다. 총상을 입으면 보통 사입구보다 사출구가 더 크다는데, 이 말은 바로 눈에 보이는 상처보다 속을 관통하고 빠져나간 상처가 더 크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네요.

 

아마도 저는 처음 엑시트 운즈가 아닌 엔트리 운즈(Entry Wonds)만을 보았기 때문에 제가 찾고자 했던 모습을 찾지 못했던것 같아요.

 

책을 다시 읽어보니 이제서야 그들 삶속에 녹아있는 '무심함'이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고통만을 바라보다가 타인의 고통을 돌아보지 못하는 무심함이 외롭고 씁쓸했습니다.

 

코비 역시 그런 인물중에 한명이었습니다.

어쩜 누비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희망없는 삶을 계속 살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어떻게 아버지의 애인이었던 누비와 연인관계로 이어질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쩜 코비에게 아버지는 완전히 타인이 되었기에 문제가 없어 보였어요.

 

그림이 생각보다 이쁘지 않고, 기대했던 내용과 달라서 당황스러웠지만 묘하게 계속 생각나는 그런 만화였어요.

 

 

 

 

 

여긴 참 불공평해. 오직 유대인만 나무 그늘 아래 매장될 특권이 있는 것 같잖아.

 

죽은 시체에게 나무 그늘이 무슨 소용이라고.

 

유대인과 비유대인을 구분한다는 그 생각 자체가 역겹지 않아?

 

처음 나는 이 책을 읽을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펼쳤는데, 이야기가 전개 될수록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를 기미가 보이지 않아 도대체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는거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읽는 순간 순간 누미가 던진 말속에서 '이스라엘'의 폐쇄적인 사고 방식등이 전해졌습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사체는 유대인의 무덤에 묻힐수 없다....'

 

 

어쩌다... 의절한 아버지의 젊은 애인을 따라

어쩌면... 아버지일지도 모를 신원 미상의 시체를 확인하는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누미가 아버지에게 선물한 목도리를 사건의 장소에서 주워 착용하게 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내 남은 생애에 다시는 아버지를 보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나와 아버지는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는 숙명이란 것도 부인할 순 없었다. 평생 싸워 왔던 관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아버지가 내게 사과할 기회를 주기 위해.

 

시체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의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되는 코비.

 

 

어쩜 '엑시트 운즈'에서 가장 젊은이다움이 느껴진 장면 같아요.

삶의 무게에 짖눌리지 않은채 한없이 가벼울것 같은 젊음들...

 

 

코비의 아버지를 행적을 따라가다 믿기지 않는 진실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남자가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보다 차라리 죽었다는 사실을 믿고 싶은 심정은 뭘까요? 사랑했던 남자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더 불행한 심정은 아마도 그 배신감이 크기 때문일것.

 

 

사실 두 사람의 관계는 코비 아버지만 사라진다면 아주 정상적이고 풋풋한 젊은이들의 사랑으로 느껴질수 있었어요. 하지만 아직 저의 상식으로는 좀 받아들이기 힘든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죽은줄 알았던 아버지가 살아있지만, 아버지는 자신을 직접 찾아와주지 않고 그냥 유산으로 돈만보냈을때 코비는 아버지를 찾아(그곳에서 또 새로운 아버지의 아내를 만날줄이야...) 돈을 던지고 쿨하게 나오고 싶었지만... 택시운전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코비에게 차마 할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래도 코비에게 누비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에 대한 믿음으로 뛰어내릴수 있었던 코비.

분명 누비는 코비를 잘 받았을거라 비록 같이 엉덩방아를 찎어도 웃으며 뒹굴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코비와 누비가 받았던 엑시트 운즈가 치명상이 아닌 그냥 작은 흉터만 남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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