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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

[도서] 장밋빛 인생

정미경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30초 예술이라 불리는 광고장이로 살아가는 나. 이래도, 이래도 하는 막가파 자세로 만든 광고에도 대중은 광신도들처럼 일제히 열광해 주었다. 나는 대중의 마인드를 컨트롤할 수 있는 광고라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였다. (본문 중) 그러나 지금은 나만이 알 수 있는 매너리즘에 푹 빠진 상태. 나만의 매너리즘이란, 상대방이 눈치채기 전까지만 겨우 버텨나갈 만한, 근근히 살아가는 느낌 말한다.

 

 

 

  그렇다면 나(주인공)에게 장밋빛 인생은 언제 였을까. 어떻게 만들어도 열광해주던 광신도들이 넘쳐나던, 일에 있어 전성기를 누렸던 젊은 날? 사랑하는 민과 열심히(지나고보니 사랑하는 사람 마음 하나 알아채지 못한 죄책감과 후회만이 남아 있지만) 사랑하던 그 때? 아니면 사랑하는 민이 제 스스로 영원히 사라져버린 아픔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의 젊은 날을 보는 듯한 인턴사원 이강호와 그럭저럭 일 해나가는 요즘?

 

 

 

  지나치게 낙관적인 수식어같지만 조금만 주의깊게 바라보면 우리네 인생은 장밋빛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새순부터 붉으스름 농도를 더해가는 절정기, 스르르 사그라들면서 오히려 더 짙붉은 색을 내뿜는 중년기, 사력을 다해 뽐내고는 축 늘어져 검붉은 색을 띄며 고개 숙여가는 그런 장밋빛.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잘 사는 것일까 늘 의문인 그런 질문은 나(주인공)에게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인생은 30초면 끝이 나는 광고가 아니다. 2시간이면 불이 켜지고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도 아니다. 인생은 30초를 지나서도 꿈틀거리고 끈적거리고 소금 냄새를 풍기며 자꾸만 감겨오는 지독한 것(본문 중)이라는 사실만 살아가면서 절절히 체감할 뿐.

 

 

 

  누군가의 책을 읽으며 '호흡이 가쁘다'고 말하는 건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처음 알았다. 숨가쁘게 읽혀지지만 그냥 쉬이쉬이 책장을 넘길 수 만은 없어 수시로 멈칫한다. 적당히 얽히고 설킨 느낌.

 

 

 

  작가의 말을 읽으며 소름 끼침을 느낀 것도 처음.

 

 

 

  아무래도 살면서 두고두고 이 중견 여작가의 책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작가의 한마디 "사랑한다 해서, 둘이서 죽도록 사랑한다 해서, 다시는 나누어지지 않을 것처럼 서로의 몸속으로 파고들며 뜨겁게 엉긴다 해서 그 사랑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두려움과 고뇌의 무게까지 같이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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