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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처럼 살아간다

[도서] 자연처럼 살아간다

게리 퍼거슨 저/이유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 자연처럼 살아간다 >

게리 퍼거슨 | 이유림 옮김

 

자연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책의 제목은 나를 끌어당기고 말았다. 언제나 자연에 가까워지고 싶은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듯해서, 독서욕이 들끓었다. 심지어 이 책의 부제는 '의심과 불아노가 절망을 건너는 8가지의 방법'이라고 적혀있었다.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삶에, 스스로를 의심하고, 나의 상황에 불안하고, 때론 절망하는 것을 알고 있는 지. 나에게 그것을 건너는 것을 알려준다는 말에 더더욱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연처럼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어쩌면 내가 가지고 있는 포장지였다. 나는 불안한 나의 마음을 잠재우고 싶었고, 그 방법을 몰라 헤매고 있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는 '척'을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자연처럼 살아간다>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바깥으로 나가, 푸른 나뭇잎을 바라보게 만들었고,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듣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예찬하는 것 같지만, 나에게 있어 이 책은 너무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먼저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흥미로웠다. 반양장으로 제본이 되어 있었다. 실로 종이를 묶었지만, 하드커버 대신 소프트 커버가 돋보였다. 무엇보다 책등이 없어서, 책이 엮여있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요즘 이렇게 제본 된 책들이 나온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책등이 없는 책을 실제로 보니 새삼 북커버 디자인의 무한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책의 표지 디자인도, 자연 구성체(동물,식물,곤충 등) 일러스트로 내용에서 제시하는 8가지 방법을 나타내듯 '8'을 그린 것 또한 눈에 띄었다. 정말 직선적인 표현 방식이었고, 채도가 낮은 색감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책을 만드는 일을 했다보니, 책을 손에 쥐면 이런 것들이 눈에 먼저 들어오고 만다.

 


 

책의 내용은 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총 '8강의'로 구성된다.

1강. 자연의 신비로움에 다시 곁을 내어준다면

2강. 지구의 생명은 방대한 연결의 정원 안에서 번성한다

3강. 숲에 사는 생명이 다양할수록, 그 숲의 생명들은 강해진다

4강. 지구와 우리 모두를 치유하려면 여성성을 회복해야 한다

5강. 동물들은 우리를 옮은 길로 이끄는 능력이 있다

6강.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면 더 필요로 여기지 않는 것

7강. 자연은 산불마저도 하나의 과정으로 만든다

8강. 나이 듦이 주는 지혜

 

p.29

언젠가 모험하듯 나무 밑을 걷거나, 어느 어두운 밤 별이 가득한 밤하늘로 눈을 돌릴 때,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원 속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을 때, 항상 그곳에는 경이로움의 왕국에 다시 발을 담글 기회가 있다. 그 기회는 대개 당신이 걷던 길에서 벗어날 때 찾아온다.

 

저자는 먼저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자연을 만끽해보라고 권한다. 그저 바라보지 말고, 자연의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고, 바람을 온 몸으로 맞이하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듯, 그저 눈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온몸의 감각을 동원하는 것은, 기존의 인식을 새롭게 넓히는 시작점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당장 보이는 것에 연연해하곤 한다. 당장의 성공, 당장의 발전, 당장의 편리함.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게 만들곤 한다.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편협한 생각 속에 빠져 살고 있는지 말이다. 

저자는 세상의 경이로움이 좀 더 가까워질 기회를 잡으라고 말한다. 그것은 자연으로 살아가는 방법 중, 가장 먼저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에 가까워지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말한다. 어떠한 생명도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세상에 아름다운 꽃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다고 생각해보자. 꽃들은 많지만, 벌이 없다면? 꽃은 그 다음부터 싹을 틔울 수 없을 것이다. 꽃이 맺히지 않으면, 과실로 열리지 않을 것이고, 과실이 열리지 않으면 인간이 먹은 과일도 줄게 될 것이다.

어느 것 하나 홀로 살아갈 수 없다. 무언가가 존재하면, 또 다른 무언가가 존재해야한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쉽게 잊곤 한다. 모든 자연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은 착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인간은 그저 자연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존재일뿐이다. 다만 숫자가 많을 뿐.

 

P.70 

"생명에게 도전이란 껍데기를 깨고 나오려는 병아리, 꽃을 피우려는 꽃봉오리, 땅을 뚫고 뻗어나가려 애쓰는 뿌리의 투쟁일 뿐이다. 싸움이나 증오가 아니다."

 

이 책의 구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70페이지에 나오는 것이었다. 생명에게 도전이란 투쟁이라고. 싸움이나 증오가 아니라.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들과 싸우고, 증오를 하는 지 새삼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 삶의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제 5강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옐로스톤의 14마리 늑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동물이 바로 늑대이다. 오래전 옐로스톤에 방사한 늑대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나의 마음 속에 깊이 남아있었다.

옐로스톤은 천적이 없는 엘크들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엘크가 먹어치우는 풀의 면적만큼 황폐해졌다. 그것을 조절하기위해 늑대를 풀어놓기로 결정했고, 늑대는 엘크를 사냥해서 먹었고, 엘크는 늑대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 그것은 자연스레 자연이 순환하게 만들었고, 인간이 하지 못했던 것을 늑대 14마리가 해내는 감동적인 내용이었다.

책에서는 그 14마리의 늑대 중, 14번이라고 알려진 늑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장 어린 개체였던 14번 늑대과 그 늑대의 배우자(올드 블루)가 이룬 무리는 소 떼에 둘러싸여 살면서도, 가축을 잡아먹지 않아 카우보이들이 좋아했다. 14번 늑대의 배우자인 올드 블루는 나이가 많아, 점차 무리에서 뒤쳐졌는데, 늑대들은 올드 블루의 지위를 존중하였다.

늑대는 나이가 들면 사냥에 참여하기 보다, 무리의 어린 개체들을 교육하는 데 힘을 쏟는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었다. 올드 블루는 느리고 뒤쳐졌지만,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자연스러운 소멸을 맞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거기서 시작한다. 배우자가 죽은 뒤, 14번 개체는 자신의 새끼들을 남겨두고 떠난다. 멀리, 더 멀리 떠났다가 다시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왔다. 아마도 자신의 배우자가 떠난 것이 슬퍼서 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인간은 감정이 있는 것이 인간의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그것은 동물을 학대하고 실험하는 데 정당한 이유가 되었고, 그것은 인간이 더욱 그들의 위에 군림하도록 만들었다. 최근 들어 그 모든 가설들은 무너지고, 동물의 권리를 높이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생각해보면 그마저도 얼마나 인간다운 생각일까. 인간 또한 동물인데, 왜 우리는 동물과 인간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누는 것인지.

5강에서는 인간의 오만함을 꾸짖는다. 이 자연속에서 인간의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만들고 있다. 나는 자연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과 나를 분리하고 않고, 그저 그 속에 속해있어야 한다고.  

 

P.178

동물의 존엄성을 기억하는 것은 가족과 친구, 이웃과 나라, 인간이 아닌 모든 생명체를 향한 새로운 믿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나의 종을 구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믿으며, 상호 의존이라는 자연의 교휸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와 다르기에 때로는 특이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이들이지만, 늑대와 코끼리, 돌고래, 고래, 까마귀, 심지어 소나 돼지까지도 우리가 옳은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P.208

자연은 산불마저도 하나의 과정으로 만든다. 빠르거나 느리더라도 결국 영원히 지속하는 과정이다. 나무의 모양이 닿은 불꽃의 손길과 서로 간격을 벌려 자라는 습성을 보면, 산불의 영향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땅은 재에서 창조되었고, 앞으로도 재 속에서 재창조를 거듭하며 이어질 것이다.

 

7강에서 나는 자연이 선사하는 치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7강에서는 자연의 회복력을 설명하면서, 저자가 겪은 슬픔과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이 서술되어 있다. 오래전 자신의 아내를 카누 사고로 잃은 저자는, 아내의 유골을 (아내가 지정한 곳에) 뿌리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자연 속에 동화가 된 아내의 유골을 바라보고, 자연을 바라보며 저자는 점차 슬픔과 절망, 고통을 극복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속해있다는 느낌, 현재 자신이 가진 슬픔도 언젠가 그 속에 일부가 되어질 것이라는 어떠한 깨달음. 내가 자연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이 불안과 절망을 이기게 만드는 것이다. 때론 내 마음을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지 못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해서, 친구들 무리에 끼지 못해서 절망하기도 했을 것이다. 소속감이 없다는 것은 공동체 사회를 살아하는 존재에게 어쩌면 너무나도 큰 시련일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자연이라는 가장 큰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앉을 자리 하나 내어줄 것이고, 햇볕을 막아줄 그늘을 제공할 것이고, 땀을 식힐 시원한 바람도 제공할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되면, 현재의 내 감정은 조금씩 작아질 것이다. 없어지지 않아도 좋다. 그것을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슬프면 슬픈대로, 힘들면 힘든대로. 저자는 자연 속에서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P.244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연과 현명하게 나이 든 이들의 지혜에 의지하며 연대 의식을 넓히는 것이다. 소박하지만 강력한 연대 의식은 혈연과 지연, 종을 넘어 지구 안에 사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알게 해준다. 

어느 순간 다시 우리는 새들의 울음소리와 개구리의 중얼거림에 좀 더 귀 기울이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 모른다.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 인간은, 늑대와 사자와 매와 함께 이곳을 지킬 것이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아침을 맞으며 태양을 마주할 것이라는 사실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며.

 

요즘은 갈등을 부추기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왜 갈등을 겪어야하는지도 모른 채,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해) 갈등은 조성되고,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만다. 때로는 젠더 갈등으로, 때로는 지역 갈등으로, 또 때로는 세대 갈등으로. 이 책을 읽으면, 그 모든 것들이 왜 일어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자연처럼 살아가면, 젠더 갈등이 생겨날 필요가 없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하나를 요구하는 것부터가 잘못되었으니까. 그것을 나누는 것부터가 우리의 잘못인 것이다.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이래야 한다. 그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며 지혜를 쌓고, 그것을 이어받아 더욱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 또한 자연에게서 배워야 한다. 코끼리가 자신의 자식들에게 물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듯. 범고래가 사냥하는 방법을 어린 개체에게 알려주듯. 인간의 삶에 자연처럼 살아가는 방법이 만연해지면 좋겠다. 조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것. 

 

P.258~258

아름다움은 바로 여기, 가까이에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없으며, 세워야 할 계획도 없는 다정한 놀라움을 당신은 여름 오후 늙은 단풍 나무 밑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는 오직 그늘과 태양과 나뭇잎에 부딪히는 산들바람 소리만 존재한다. 힘들이지 않고도 놀라운 상호 교환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당신이 숨을 쉴 때마다 나무를 키워내게 될 테니까. 답례로 나무는 당신이 다음번에 들이마실 산소를 건넨다.

그렇게 세상은 움직인다.

그렇게 당신이 세상을 움직인다.

 

<자연처럼 살아간다>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자연을 엮어 사고하게 만드는 철학책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나만의 씨앗을 심고 발아하는 과정을 겪을 수 있다. 이 책은 자연적 사고를 원하는 독자에게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자연의 구성체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모든 분들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줄 것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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