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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으로 살다

[도서] 불꽃으로 살다

케이트 브라이언 저/김성환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 불꽃으로 살다 >

케이트 브라이언 지음 | 김성환 옮김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위대한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이야기

 

빈센트 반 고흐, 너무나도 일찍 세상을 등진 예술가. 그러나 그를 아마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그가 조금만 더 살았다면, 어떤 작품을 더 만들어냈을까, 그런 상상을 한다.

케이트 브라이언이 지은 <불꽃으로 살다>는 고흐와 같은, 세상을 너무나도 일찍 떠난 예술가 30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꽤나 유명한 키스 해링, 장미셸 바스키아, 라파엘로, 에곤 실레 등의 이야기도 엿볼 수 있고, 예술에 크게 문외한이 나는 처음 들어온 예술가인 아나 멘디에타, 암리타 셔길, 에바 헤세 등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예술가들의 죽음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자살, 화재, 병, 약물중독 등.  그들은 예술작품으로 살아갔고, 스스로를 표현했지만, 죽음은 기어코 그들의 숨과 예술활동을 멈추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죽음은 비평가/평론가/후대의 사람들에 의해서 어떤 신화적인 의미,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된다. 

때로는 어떤 화풍의 선두주자로, 때로는 페미니즘의 상징적 인물로. 하지만 그런 상징적인 의미를 다 제외하고, 그들과 작품에만 집중해서 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에 삽입된 일러스트가 시선을 잡아끄는데, 예술가들의 얼굴과 그들의 작품 속에 나오는 요소를 다채로운 색으로 그려냈다. 독서노트에 따라 그리기도 했는데, 솔직히 시간을 들여서 그리기에는 독서노트 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대충 그려봄. 그것만으로 좋다.

 

 P.33 

"… 예술작품을 만드는 궁극적인 이유는 결국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면서 문화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키스 해링(1958~1990) -

 


 

개인적으로 몇몇 예술가들의 작품과 이야기에 관심이 갔는데, 그 중 한 명이 30인 중 가장 마지막에 소개된 바살러뮤 빌(1989~2019)이다. 그는 가장 최근에 죽은 예술가인데, 그의 작품인 <익사한 선원>은 오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이 책을 보시는 분들이 꼭 그의 그림을 보면 좋겠다.

 

 P.69 

"눈 앞에 놓인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려 애쓰는 대신, 나는 나 자신을 강력히 표현하기 위해 … 그리고 본질적인 것을 과장하고 부수적인 측면들을 모호하게 남겨두기 위해 임의대로 색상을 사용한다."

-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

 


 

개인적으로 카파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는데, 그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게르타 타로(1910~1937)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종군 사진기자라고 해야할까나. 스페인 내전에 직접 들어가 전쟁의 참혹함을 담아냈는데, 내전 중에 사망했다.

사망 후, 가족들고 홀로코스트 희생자가 되어 그의 사진들의 행방을 찾지 못했는데, 후에 멕시코 대사의 보호를 받던 사진이 든 가방이 발견되었다. '멕시코 여행가방'으로 알려진 가방 속에는 그의 사진들이 가득 들어있었는데, 이 덕에 카파의 사진으로 혼동되기도 했던 것들이 오해를 풀어주고, 그로부터 독립하게 만들어줬다. 너무나도 극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그녀의 사진을 찾아보게 만들었다.

 

 

 P.223 

"예술가가 된다는 건 사람들과 그들의 강점, 장점과 단점 등을 이해하고 묘사하려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 에바 헤세(1936~1970) -

 


 

개인적으로 슬프다고 생각한 예술가, 샤를로테 살로몬(1917~1943)은 역사의 희생양으로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녀는 유대인으로, 수용소 가스실에 끌려가 생을 마감했는데, 그 때 그녀는 임신 5개월째였다.

그의 작품은 뭔가 투박하고 거칠지만, 뭔가 나를 포옹해주는 느낌을 주었다.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는데, 고통과 슬픔, 상실의 시대를 살았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에는 분노가 담겨있지 않다. 그렇다고 개인의 역사를 지우지도 않았다. 그저 덤덤하게 자신의 감정 한켠을 그려냈다. 

그가 수용소로 끌려가지 않았다면, 새 생명을 품에 안고 그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그려낸 그녀의 그림이 궁금해졌다.

 

 

 P.232 

"내 삶은 … 나 자신이 유일한 생존자라는 사실을 발견한 순간 시작되었다."

- 샤를로테 살로몬(1910~1943) -

 


 

로버트 스미스슨(1938~1973)은 이번에 처음 알게된 예술가인데, 대지미술을 한다고 한다. 캔버스가 아닌 자연속으로 들어가 예술을 그려낸 사람이다. <나선형 방파제>를 미국에 여행가서 꼭 직접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1970년에 만들어진 것은 유타주의 그레이트솔트 호수에 있는데, 정부의 보호 아래에 현재에도 남아있다고 한다. 언젠가 그것 또한 자연의 섭리 속으로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현무암과 소금, 흙, 적조를 사용해서 만들어낸 아름다움이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는지 경험하고 싶게 만들었다.

 

예술작품을 본다는 것은, 미지의 영역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이 책 속의 예술가들, 그리고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수많은 예술가들은 그 미지의 영역을 만들어내고 관객을 초대한다. 마음껏 상상하라고. 나는 그 상상에 어떠한 상징성을 특별하게 부여하고 싶지 않다. 그저 예술작품 그대로, 나만의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즐기고 싶을 뿐이다.

이 책에서는 예술가들에게 덧씌워진 다양한 신화적 의미와 상징들을 걷어내려고 나름의 노력을 한 것이 보인다. 책의 마지막에 '(이 책에 소개된) 30인의 예술가 모두가 위대하다고 믿는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예술품들이 미래 세대에게 잊히지 않도록 할 공동의 책임을 '우리'에게 부여하고 있다.

나는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해서는, 그 예술작품에 너무나도 정치적인 사회적인 메시지를 우겨넣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술가의 내면에 존재했던 것들이 맞는지, 그들의 메시지가 우리의 입맛대로 변형되고 가공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너무나도 짧은 생애 동안 불꽃처럼 불태워 예술을 창작한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술적 용어로 가끔 이해가 되지 않알 수도 있지만,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아름다운 예술의 한 켠,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낸 이들의 삶을 알고싶은 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예술의 죄는 단 하나뿐인데, 그것은 바로 아름답다는 것이다.

- 에바 헤세(1936~1970)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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