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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일기

[도서] 백세 일기

김형석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보랏빛 산맥과 해 저물기 직전 푸른 밤 하늘의 겉표지가 마치 백세를 맞이한 노 철학자의 인생과 닮아있는 듯하다. 백세 할아버지의 일상을 살짝 엿보는 기분으로 금방 책을 읽었다.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 인물들 이야기까지 우리나라 근현대를 겪은 한 사람의 인생을 빠르게 훑은 기분이다. 

일기...7살 때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해서 고등학생, 대학생 초반까진 꽤 열심히 일기를 썼던 기억이 있다. 사소한 일상부터 깊은 사색의 내용까지...글은 계속 써 버릇해야 느는지 지금와서 읽어보면 내가 이런 글을 어떻게 썼나싶기도 하다. 저자는 일기쓰기란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이며, 더 고차원적인 정신세계로 나아가는 정신 수양이라고 보았다. 또한 고령의 나이에도 꾸준히 강의를 진행하며, 여러 권의 저서를 쓰는 듯 혈기왕성하게 활동을 한다. 그리고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탈북 1세대를 받아준 나라와 사회를 위해 공헌하겠다는 마음'이 요즘 우리내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물론 세대 차이도 있어서 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이 나오기도 하다. 수영장에서 터줏대감 할머니들 파워에 밀려 하소연 하는 내용이나...(남자들이 승승장구할 때 뒤에서 희생당하며 숨죽여 살았던 할머니들 인생을 생각하면 발언권이 없다거나 기가 꺾이느니 하는 말은 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어르신 세대의 흔한 사고 방식이니 그렇구나 넘기기로 했다.

"이것은 예수께서 주시는 것이다. 예수님께 갚는 것이 아니니까 네게 가난한 제자가 생기면 예수님을 대신해 주면 된다."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는다는 일화의 이야기 처럼 가슴 뭉클하게 하는 내용도 많다. 

맺음말 부분에서 우리 현 사회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지적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정말 많이 공감이 갔다.

나는 우리 사회를 불행과 고통으로 끌어들인 문제의 핵심은 아주 평범한 '공동체 의식'을 상실했거나 포기한 데 있다고 본다. 솔직히 말하면 더불어 살 줄 모르는 사회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대화의 필요성과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투쟁해서 승자가 되면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사고방식이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편 가르기를 예사로이 여긴다. 집단적 투쟁이 사회적 정의의 길이라고 착각한다. 화합과 협력의 모범을 보여주는 지도자가 사라지고 있다. 그 결과는 사회적 고통과 파국이 된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가 소소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더불어 나도 이렇게 살 수 있을까싶기도 하고, 저자처럼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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