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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도서]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안도현 엮음/김기찬 사진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외간 남자가 되어  - 김 명인 -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그 처자 
발그라니 언 손에 얹혀
나 인생 탕진해버리고 말겠네
오갈데 없는 그 처자 
혼자 잉잉 울 뿐 도망도 못 가지 
.........................................................
나 덜컥 몹쓸 병 들어 시렁 밑에 자리 보겟네
말리는 술도 숨겨 놓고 질기게 마시겠네
몇 해고 애를 먹어 여자 머리 반쯤 셀 때
마침내 나 먼저 숨을 놓으면
그 여자 이제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리
나 피우던 쓴 담배 따라 피우며 
못 마시던 술도 배우리 욕도 배우리

이만하면 제법 속절없는 사랑 하나 안 되겠는가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시를 이렇게 쓸 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 다닐때 교과서에서 본 시들이 너무 오랫동안 
머리속에 들어앉아 고정관념 같은게 생겼나?
서글프고 가난한 그러면서도 무책임한 인생을 살아 보고 싶어하는 
시 속에 그 남자가 나쁜 남자이지만 왜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 걸까?
아마도 그 여자를 가엽게 여기고 있는 느낌이 나서가 아닐까 ? 생각해 본다.


# 바람 부는 날이면   - 황 인숙 -

아아 남자들은 모르리
벌판을 뒤흔드는 
저 바람속에 뛰어들면
가슴위까지 치솟아오르네
스커트 자락의 상쾌!

하하하 정말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저 여자와 손잡고 벌판을 달려보고 싶어진다.

# 호랑나비돛배   - 고 진하 -

홀로 산길을 오르다 보니,
가파른 목조계단 위에 
호랑나비 날개 한 짝 떨어져 있다.
문득 
개미 한 마리 나타나
뻘뻘 기어오더니 
호랑나비 날개를 턱, 입에 문다.
그러고 나서 
제 몸의 몇 배나 되는 
호랑나비 날개를 번쩍 쳐드는데
어쭈,
날개는 근사한 돛이다.
(암, 날개는 돛이고 말고!)
바람 한 점 없는데
바람을 받는 돛배처럼
기우뚱
기우뚱대며
산길을 가볍게 떠가고 있었다.
개미를 태운
호랑나비돛배 !

슬픈 죽음의 흔적, 호랑나비의 날개 한쪽이 개미를 태운 호랑나비돛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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