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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도서]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5점

정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별난 주인공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온통 선문답 같은 대사들, 요상한 리액션과 음향효과, 잘 그린 건지 못 그린 건지 모르겠는 그림체까지 온통 이해 못할 것들 투성이었지만, 우리말 버전 오프닝 곡의 가사에 푹 빠져버려서 점점 친숙해진 만화.

특히나 간간히 나오는 스님들과의 선문답 같은 대사들은 매번 감탄을 하면서도, 나중엔 기억을 못해 어디 가서 써 먹지 못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반면, 작가는 만화책 위주로 보고 기록도 잘 하는 사람이었는지, 자신의 이야기와 엮어 책으로까지 냈다. 확실히 작가가 괜히 작가가 아닌 모양이다.

그런데...

반 년 남짓 13쇄까지 찍어 낸 것을 보면 분명 꽤 잘 팔렸다는 것이고 리뷰들도 형편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건만, 어쩐지 내 취향과 맞지 않는 찌질함 가득한 이야기가 펼쳐져서 생각보다 많이 당황했다.

다소 조금은 칙칙할 정도로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며 고민하지만 근본이 밝은 순정소설이나 만화 정도를 생각했는데, 작가의 상상을 뛰어 넘는 찌찔하고 답답한 면모가 전달되어 기분이 별로였다. 특히 책의 중반부의 글들은 나라도 대 놓고 뭐라 한 마디 쏘아 붙이고 싶은 내용들이어서 완독에 위기가 오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책 값을 아까워하는 나의 짠돌이 기질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예쁘디 예쁜 책의 구성 때문이었다.

적당한 만화 삽화와 아기자기한 구성이 이 책을 읽어 보고 싶고, 계속 들춰 보고 싶은 책으로 만든다.

다만, 한 번 읽어 본 이상, 다시금 읽고 싶어 지지는 않았다. 그저 보고만 싶을 뿐.

어쩌면 훗날 나보다 더 찌질해 보이는 누군가의 모습에서 상대적 위안을 찾고 싶을 때, 그 때 다시 읽어 볼 마음이 들지 않을까?

자신의 과거 감정과 모습을 이 정도로 짚어 보고, 나는 찌질하다고 나름의 결론을 낼 수 있는 작가는 이미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조금 더 밝은 모습들이 책에서 드러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쉽지만,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예쁜 책자와 구성만 보고 덥석 달려들어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

책 중간에, 일어나자마자 글을 쓰는 습관에 대해 언급하는데 꼭 해 보고 싶다. 과연 실천할지는 의문이지만.


인간의 노동력을 환산한 값이 월급이라고 하지만 과연 월급에 노동력만 들어 있을까. 마음에 안 드는 후배도 참고 넘기는 인내심, 상사의 썰렁한 유머에도 웃어주는 서비스 정신, 할 줄 아는 게 없어도 할 줄 아는 게 많아도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깨달음, 나만 회사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회사도 나를 싫어하고 있었다는 반전. 이 모든 것 한 달치 분량을 꾹꾹 눌러 남은 게 월급 아닌가. 특히 그 안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지구력이라는 사실은 쓰라리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실이다. -118쪽

소중한 것은 쑬 수 있는 게 아니야. 소중한 것은 움직이는 게 아니야. 소중한 것은 더는 움직이지 않게 된 거야.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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