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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도서] 이상한 정상가족

김희경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20쪽,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벌과 학대는 동떨어져 있으며 그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라는 작가의 이러한 질문. 바로 이 책을 관통하는 작가의 태도다. 쉽게 통념적으로 받아들여 온 정상과 비정상(이상), 나와 다른 사람의 경계 기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며 몇 가지 주제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어디까지가 체벌이고 어디까지가 폭력/학대인가.

자식은 개인인가 아니면 부모의 소유물인가.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불가능성.

친권이 과연 권리인가.

왜 미혼모만 있고 미혼부는 없을까.

입양인가 수출인가.

다른 피부색에 대한 인종차별에서 자유로운가. (배타적 가족주의와 함께)

칼로 무 자르듯, 기준을 잡거나 흑백을 가리기 어려운 질문들도 있고, 지금까지의 사고 관념을 되짚어 보게 만드는 촉매와 같은 질문들도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남들이 그렇다니 나도 그렇게 알고,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조금씩, 한 꺼풀식, 한 번씩만 더 고민해 보고 생각해 보면 달라질 일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반면.

뭔가 명확한 해답 같은 걸 기대하며 보면 후회할 만한 내용이다.

분명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해소(해결이 아니다)될 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을 다른 나라의 예를 들어 설득하고 있는데, 사실 문제는 개개인의 인식이 바뀌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라고 본다.

과연 우리 사회가 그러한 시간과 노력을 수용할 만한 성숙한 사회인가.

암울한 것은 비록 나 뿐은 아닐 것 같다.

중요한 것은 한 명, 한 명 생각이 바뀌어 가야 한다는 것.

다른 나라에서 근 100년이 걸려 해 온 일을 하루 아침에 모두 당연히 여기도록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도 나름의 전체주의 같은 주장이겠지.


덧.

좀 어렵지만 좋은 표현들이 많다. 근데 옮겨 적자니 너무 긴 듯한...


체벌에 동의한다는 것은 이 가르침(나는 언제든 너에게 손댈 수 있다)을 수용한다는 뜻이다. (생략) 모욕당하는 자가 모욕에 동의하는 순간, 모욕은 더 이상 모욕이 아니다. 그것은 의례의 일부이며 질서의 일부가 된다. -22쪽

성인의 상당수는 자동차 안전벨트가 없던 시절에 자랐다. 하지만 누구도 안전벨트가 없었던 덕분에 내가 잘 자랄 수 있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안전벨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무탈하게 자랐다고 말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부모의 체벌 덕분에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체벌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해야 한다. -36쪽

사람이 다른 사람의 죽음을 '동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78쪽

'가족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 살해 후 부모 자살'만 있을 뿐.

사실 핵가족은 근대의 발명품이 아니다. (생략) 수명이 짧아 3대 이상이 공존하는 게 드문 일이었고 확대가족 유지에 필요한 경제력을 갖추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비판하는 담론이 출몰했던 이유는? -> 가족을 통한 국가의 통치이데올로기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경제발전과정에 필요한 노동력 수급을 위해 핵가족을 찬양하며 농촌 자녀의 도시 이주 장려, 여성의 노동시장 유입, 산아제한을 골자로 한 가족계획 장려. 산업화의 진전으로 농촌의 공동화 및 노령화가 문제가 되고 노인 부양을 필요가 제기되자 이번에는 핵가족을 비판하고 전통적 가족 부양의 윤리 찬양. -170쪽 (일부 요약)

사회학자 김덕영은 '환원근대'에서 금 모으기 운동을 '국가와 가족의 관계에서 쌍방성이 결여된 일방적 증여'라고 묘사했다. 가족은 금가락지를 내놓을 정도로 헌신적. 반면 국가는 실작자들을 전적으로 가족에게 떠맡겼다. -172쪽 (일부 요약)

스웨덴이 작은 나라라서 가능한 일이지 한국엔 맞지 않다고 폄하할 필요도 없다. 한국 사회의 주류가 툭하면 비교 대상으로 삼는 미국은 한국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나라다. 여러 모델을 종합해서 볼 필요가 있다. -232쪼

양육은 더 이상 '여성정책'이라고 불릴 게 아니라 남녀 불문, 기혼/비혼 불문, 가족의 형태 불문, 아이를 키우는 모든 사람이 지원을 받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239쪽

공감의 능력이 확대되는 건 아름답지만 저절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어렵게 익혀야 하는 일이다. 흔히 상상하는 것과 달리 공감의 확대는 어쩌면 감성이 아니라 이성을 발휘해야 도달 가능한 목표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마치 자신이 겪는 양 느낀다 해도 고통의 원인을 잘못 인식하면 행동이 엉뚱해지듯, 그릇된 인식이 공감을 왜곡하는 일도 잦다.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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