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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전

[도서] 불법사전

정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작가를 처음 알게된 것은 예스24의 작가 블로그를 통해서이다. 일반적인 단어에 다른 뜻을 부여함으로써 당시의 어수선하고 답답하던 정국에 대해 한탄하는 느낌에 자주 방문했더랬다.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꼈다는 편이 더 적확할 것 같다.

카피라이터로서의 예리함이 돋보이는 촌철살인 겪의 단어 해석 하나 하나에 감탄하곤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연재되던 글들이 묶이고 다듬어져 책으로 나왔다.

실제 잡아보니 예상보다 작은 문고판(?)의 크기와 살짝 두꺼운 듯한 느낌 때문에 정말 작은 사전을 잡는 느낌이다. 하지만 작은 면적에 비해 너무 뻣뻣한 페이지 때문에 읽기도 불편하고 책 중간이 쩌~억 하고 갈라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는 점은 아쉽다. 진짜 사전처럼 야들야들(?)한 종이었으면 어땠을까?

책의 내용은 블로그에 연재(?)했던 내용 + 알파인데, 단어들을 그룹으로 묶어서 일종의 장(章)을 만들어 두었고 하나의 단어에 대해서 반대어 유의어 등을 곁들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단어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흔이 알고있는 한 단어를 두고 비틀고 뒤집고 거꾸로 들여다 보면서 새로운 의미와 해석들을 부여해 본다. 거꾸로 사회적 관점에서 비유적으로 제시되는 의미를 대응시켜 단여를 정의하기도 한다. 이렇게 관점이 다양해지니, 자연스레 그 유의어나 반대어 등도 새롭게 등장하고 그들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또 다시 등장한다. 작가의 창의적인 능력이나 장난기 어린 낙서에서 시작된 단순한 언어유희로 그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씁쓸한 현실을 반영하는 해석들이기에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머리가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반면에 독자에 따라서는 심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싶다. 비록 블로그에 연재할 때와는 달리 상당히 가볍고 말랑말랑한 단어와 의미들만을 부여하고 있지만 어디나 경직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니까.

아쉬운 점은, 블로그에 연재될 때는 하나의 단어와 그 색다른 뜻을 짧게 제시하면서 긴 여운을 가질 수 있었다면, 책으로 접했을 때는 숨 쉴 틈 없이 나타나는 단어와 그 이색적인 정의/해석들 때문에 숨이 막혔다는 것이다. 너무 짜임새 있는 구성을 택한 나머지 독자가 시간을 두고 곱씹을 수 있는 여백이 없다고나 할까? 사실 독자가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읽으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하루 한 단어씩 읽는다던지.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끊어 읽기 쉽지 않다는 것. 짧고 간결한 작가의 솜씨와 단순한 재미 때문이라도 단숨에 진도를 나가게 된다.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했던 만큼 이런저런 구성 측면에서 많이 아쉬운 책이지만, 그 속 내용만큼은 오래 그리고 자주 들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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