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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eBook]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딱히 뭐라 정의하기 힘든 정체 불명의 단편집이다.

충분히 속세에 찌들어 속물이 되지모 못하는 인물들, 찌질하고 궁상 맞은 인물들의 황당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인지라, 그냥 아무 피식피식 웃거나, 측은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기도 하다가, 깊고 긴 한숨과 함께 현실로 돌아오게 만든다.

참 정의하기 힘든, 아니 무슨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소설처럼 느껴지는데, 어쩌면 작가도 이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전 소설들이 우연으로 사건이 해결되는 반면, 근대소설은 우연으로 시작해 필연으로 끝나는 장르라고, 그게 바로 논리라고. .. 중략 .. 그러나 나는 그 논리가 버거워, 종종 우연으로 소설을 끝내버리곤 했다. .. 중략 .. 다시 말해 논리박약, 의지부족.


그러니, 문학적으로, 아니 모든 면에서 부족한 입장에서 아는 척 하며 소설을 정의해 보기는 어차피 불가능한 것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여지 없이 문학평론가에 의해 정리 된다. 어쩌면 소설 자체보다 책 말미에 실린 평론이 뭔가 더  있어 보인달까..

그 해설에 의하면 이 소설은 '메타소설'에 속한다는데, 사실 그닥 와 닿지는 않는다.

Meta 라는 단어의 의미가 워낙 애매하기에..


이번 작품집에서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는 '소설가란 누구인가' 혹은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자기 성찰과 반성적 질문이다. 그런 질문을 던지며 써나간 소설을 흔히 '메타소설'이라 한다. (해설 중에서)


하지만, 소설을 읽으며 끝내 형상화시키지 못한 그 무언가의 실마리를 해설을 통해 잡을 수 있었는데, 바로 아래 설명들이다.


알다시피 '개념 없는 인간'이란 말은 이제 욕설이 되어버렸다. 최소한의 교양과 기본적인 예의조차 결여하고 있는 백치들을 그리 부른다. 그러나 교양과 예의라 불리는 것들은 제아무리 거드름을 피워도 별수 없이 상대적이다. 우리의 교양이 당신들에게는 허드레 지식일 수 있고, 동방의 예의가 서방의 무례이기 십상이다. '개념'이라는 것들의 상당 부분은 한낱 상대적인 가치들의 똥덩어리이거나 철 지난 이데올로기의 거대한 화석이다. 그러니 '내념 없는'이라는 말이 욕설이어야 할 까닭이 없다. (해설 중에서)

소설의 인물들이 비루해지기 시작하는 것은 90년대 이후의 한 흐름이지만 이 작가의 인물들에게는 때로 비루하다는 말조차 과분하다. 역사를 대하는 태도도 용감하다. (해설 중에서)

절대적으로 악한 것도 절대적으로 선한 것도 없다. 대신 그 영도의 자리에는 아담이 느낀 최초의 감정인 '부끄러움'이 있다. (해설 중에서)


이런 측면에서 소설을 보면, 왜 읽는 내내 서글픈 생각이 들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작가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현실의 일면을 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비루하고 천박한 인물들에서 폭력성을 제거하면 소설 속 인물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서평의 설명처럼 엉뚱 발랄하기만 한 코믹한 소설이겠지 하고 집었다가 찝지름한 뒷맛만 남았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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