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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도서] 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저/권남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이 사람은 누구에게 사랑받고, 누구를 사랑했을까요? 사람들은 어떤 일로 이 사람에게 감사를 표했을까요? (63p)

 

를 착각했다. 당연히 이 정도 두께의 스릴러 소설이라면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내용도 알지 않고 무작정 제목만 보고 집어온 책이었다. 옮긴 이의 말에 의하면 한번 잡아서 다 읽고난 이후에야 놓았던 책이라고 했다. 그저 일반적인 이야기만 가득한 책이 어떻게 그렇게 만들었을까 했지만 이 책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책이었다. 장르 소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 태어나고 한번 죽는다. 두번 태어나지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지도 않는다. 즉 한번뿐인 인생이고 죽음인 것이다. 저마다의 죽음은 다양하다. 모두 한가지 방법으로 이 세상에 출생하지만 죽음까지는 일률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죽는 죽음도 있을 것이고 아주 오랜 시간 세상을 여행한 후에 맞이하는 죽음도 있을 것이며 피할 수 없는 사고로 인해서 죽기도, 고칠 수 없는 병으로 인해 죽기도 할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자기가 직접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며 남의 손에서 의해서 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 죽는다면 죽은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온전히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 된다. 죽은 자의 장례를 치르고 그들의 신변을 정리하고 남은 것을 정리하게 된다. 죽은 자가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이후 살아남은 자들은 다시 자신들의 삶으로, 일상으로 회복되어 간다. 죽은 사람들은 그렇게 그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는 것일까.

 

아니 죽었다 하더라도 모든 기억들까지 지울수는 없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추억속에서 그리고 사진 속에서 계속 남아있다. 그들을 아는 사람들이 모이면 이런 일이 있었다 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할 것이고 또 그런 일들을 계기로 한번쯤 더 모이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들을 기억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죽음들은 어뗗게 되는 걸까.

 

기다리고 있다. 죽은 자들은 자신을 애도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618p)

 

여기 한명의 남자가 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죽음이 있었던 장소를 찾아 다닌다. 그 장소에서 그는 죽은 이들을 애도한다. 오른손을 올리고 왼손을 내려 가슴 앞에서 모은다. 사람들에게 어떤 죽음이었는지를 물어본다. 시간이 많이 지난 죽음도 개의치 않는다. 자살해 죽었던지 사고로 죽었던지 원한을 사서 죽었던지 안타깝게 죽었던지 아무런 거침이 없다.

 

단지 그는 오로지 죽은 자들의 영혼만 위로할 뿐이다. 그들이 이 세상에서 살았던 기간을 추억하면서 말이다. 자신과 하등 상관없는 자들의 죽음을 그는 왜 애도하면서 다니는 것일까. 절대로 폼나는 일도 아니고 종교적인 목적도 아니며 돈을 벌려는 목적도 아닌데 말이다. 그의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죽은 자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가깝게는 가족이나 친척의 죽음부터 멀게는 오늘자 신문에 난 죽음까지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누구는 죽음을 맞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전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갑자기 죽음을 당할지도 모른다. 그 모든 곳을 찾아가서 직접적으로 애도할수는 없는 일이다. 주인공처럼 하지는 못해도 지금 이 시간 마음속으로 누군가를 애도할 수는 있지 않을까. 살아있는 사람으로써 말이다. 

 

내가 죽는 대신 타인의 죽음을 경험하는 일에 빠져들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5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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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삶과 죽음은 늘 한 공간에서 공존 하지요 다만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있을뿐. 그 죽음에 관한 성찰 진지하고 무겁고 두려운 것일 수 있겠지만 늘 일상처럼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도 좋은 태도 같아요. 간결한 리뷰 잘 보았습니다

    2019.09.23 20:3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나난

      잘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공종하는 삶과 죽음이죠.,

      2019.09.24 23:03
  • 파워블로그 시골아낙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은 그를 귀하게 여기는 행동이죠 이 땅에서 그런 애도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가진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2019.09.23 21:3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나난

      맞아요. 귀하게 여기는 행동.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 죽음도 귀하게 여기는 주인공이죠.

      2019.09.24 23:0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오래전 읽은 책이라죠. 죽음과는 무관하다 싶었던 때라 관심도 안 둔 책인데, 그즈음 고 최진실이 죽는 사건이 생겨서 그녀를 애도하고픈 마음에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덜컥 당첨. 사실 바라지 않았던 당첨이라 난감했는데 나오키상 수상작이고...
    이 책을 읽고 났을 땐 애도하는 남자가 늘 생각났어요. 뉴스에서 사건사고를 들으면요.

    2019.09.23 21:3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나난

      그러셨군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이겠군요. 아자아자님께는 특별히 더둑더요.

      2019.09.24 23:05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