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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연속 세계

[도서] 불연속 세계

온다 리쿠 저/권영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내가 온다 리쿠의 소설을 외면한 것은 그녀의 모호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의 그런 모호함이 느껴지는 것이 싫어서 그렇게 외면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온다 리쿠의 모든 책이 다 그렇게 몽환적이거나 모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만났던 첫 작품이 그러했고 그러므로 인해서 첫인상이 아주 크게 깊게 새겨져 버린 잘못된 예라 할 수 있겠다. 그 인상이 바뀌질 않았으니 말이다. 

 

불연속 세계라는 제목의 이 단편집에는 제목과 똑같은 이야기가 없다. 즉 표제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나무지킴이 사내, 악마를 동정하는 노래, 환영 시네마. 사구 피크닉 그리고 새벽의 가스파르까지 다섯 편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이 다섯편의 공통점을 잡은 것이 불연속 셰계려나. 실제로 이 제목으로 이야기가 써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상상해보기도 한다. 

 

달의 뒷면에 나왔던 쓰카자키 다몬이 주인공이다. 음악 프로듀서인 그는 산책을 하며 밴드 이름을 생각하다 어디선가 나무지킴이 사내라고 하는 걸 듣는다. 소리가 들려온 곳을 찾다가 그는 나무 아래 한 남자를 발견한다. 그는 잔과 미카와의 식사 자리에서 그 이갸리를 꺼내게 된다. 그가 실제로 본 것은 무엇일까. 

 

난 이 야단법석의 종착점이 어디일지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싶어.

51p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우울한 노래가 언급된다. 그 대표적인 에로 글루미 선데이가 나온다. 음악도 들어본 적 있고 동명의 영화도 본 적 있다. 그것이 자살을 유도할 정도로 그렇게 우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의 예로는 사자에 씨 증후군이 나온다. 일요일 저녁에 방영하는 만화 영화. 그 자체로는 별 문제가 없다. 단지 이 만화가 방송되는 시간이 문제인 것이다. 이 주제가가 나울 때쯤이면 일요일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다면 월요일에 출근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는 것이다. 월요병을 미리 맞이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 볼 수 있겠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그콘서트가 그런 소재로 이용되었다. 빰빰빠~ 이렇게 나오는 끝 음악이 들리면 일요일의 9시가 지나간다는 것이고 일본의 사자에 씨 증후군과 맞먹는 우울감이 작용했다는 것. 지금은 사라졌으니 사람들을 무얼 들으면서 일요일이 끝났다는 것을 느낄까. 

 

사라진 딸. 사라진 남편. 오 년이라는 세월. 세이렌의 목소리. 단 두 번 방송된 노래.

106p

"다몬 씨와 같이 있으면 이상한 일이 생기잖아."

207p

 

뮤직 비디오 때문에 다모쓰의 고향으로 향하게 된 일행. 다모쓰는 한동안 집에 오지 않았다. 자신이 영화 촬영하는 것을 보면 자신과 친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다. 워낙 유명한 동네인 까닭에 그가 그곳에 간 날도 역시나 그런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진짜로 죽음은 일어날까. 알고 보면 실제적인 이야기이지만 듣다 보면 그것은 묘하게 전설적이 이야기가 되고 만다. 모든 것이 설명되는 순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이해가 된다. 

 

<사구 피크닉>에서는 사람이 사라지는 이야기가 나온다. 분명 그곳에 들어갔던 사람인데 나오는 길은 하나뿐인데 나오질 않는다는 것. 그곳에 들어가보면 아무도 없다. 이 또한 앞서 나왔던 <환영 시네마>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가장 마지막 이야기인 <새벽의 가스파르>는 모든 것이 이해되는 순간 슬퍼진다. 그리고 조금의 감동. 1박2일의 여행. 야간기차를 타고 그곳에 갔다가 바로 비행기를 타고 다시 와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다. 가는 길에 술을 마시면서 괴담을 이야기 하기로 한 그들. 다몬에게는 어디선가 계속 전화가 걸려온다. 그의 아내는 집을 나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간혹 가다가 사진만 보내올 뿐. 그의 아내는 어디에 있으며 전화는 대체 어디서 결려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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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저자 이름만 알지 읽은 책이 있는 지 검색해 보니 없구나...
    꿀벌과 천둥/이라는 책이 700페이지나 되는데 나오키상 수상작이고...나중 이 책이나 읽어야지...

    2022.08.11 22:0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나난

      다른 책은 몰라도 꿀벌과 천둥은 꼭 읽어보소서. 두꺼워도 순식간에 읽혀집니다.

      2022.08.12 11:21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지금 나난 님 리뷰 읽어보니, 제가 온다 리쿠를 만났었네요.
      양과 강철의 숲.
      나쁘진 않았던 책.

      2022.08.14 21:54
    • 파워블로그 나난

      읽으셨던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은 잠시 했더랍니다.ㅎㅎㅎ

      2022.08.15 10:01
  • 스타블로거 ne518


    조금 다르지만 예전에 어떤 드라마 할 시간이 되면 거리에 사람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이젠 그런 일도 없겠습니다 볼 게 많은 시대니... 저마다 일요일이 끝나는구나 하는 게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희선

    2022.08.12 01:5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나난

      그거요. 모래시계. 그렇게 유명했던 드라마였죠.

      2022.08.12 11:2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