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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도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무거운 생을 짊어진 당신의 이름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를 읽고 (문학동네2012)

 

시가 좋아서,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무작정 가입했다. ‘북적북적동아리 이름까지 어찌나 마음에 쏙~~ 들던지……. 즐거움을 맛보려면 30%는 하기 어려운 일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던가, 그저 손 놓고 앉아 해박하고 찬찬하고 쿨~한 교수님의 해설을 듣고 시집의 내막을 밝혀 들으면 금상첨화겠다 생각했었다.

 

가벼워서 추켜든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는 결코 내용까지 가볍지는 않았다. 시의 이면을 생각하며 읽으려는 습성 때문에 시가 하려는 말을 찾을 수 없어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무언가 후회스럽고 안타까운 체념들이 안개처럼 퍼져 있는 느낌이다. ‘미인이 시인의 죽은 누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어서인지 내 맘이 벌써, 준비를 하는 같다.

 

첫 시집에는 가족 이야기가 많이 담긴다는 강의 내용처럼 어머니가 나오고 무서운 아버지도 나온다. 제목에서도 내용에서도 별이 여러 차례 나와서 나를 안심시켰다. 별이 나오는 배경이 좋았다. 왠지 별의 일은 알 것도 같았다. 역시나, 박준 시인님도 밤하늘을 좋아하시나 지레짐작해 본다. 별처럼 달도 자주 등장해서 위로의 말을 더해 준다.

 

스스로 일기나, 메모를 잘하는 사람임이 짐작되었다. 무언가를 적었다고 표현하는 부분에서 화자는 쓰는 사람임을 자랑스러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 밖의 상황을 짐작하며 읽는 독서나 시인과 화자가 동일인이라는 생각을 지양해야 함에도 고쳐지질 않았다. 무언가를 들고나왔다는 부분에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철없던 어린시절 이야기 같은 것은 시에 쓰고 싶지 않기에…….

 

<꽃의 계단>을 읽을 때, 시골에서 살다가 광주로 고등학교를 가면서 자취했을 때가 생각났다. 자췻집마다 연탄을 보관하는 창고가 따로 있었다. 창고에 한 달간 쓸 연탄을 채우는 날에는 그 연탄들이 곳간의 양식이라도 되는 충만했다. 연탄도 꽃이 있는 지점이었다.

 

무거운 세상을 살아내야만 하는 사람이 죽을 수는 없어서 세상이 미는 대로 그냥 체념하며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도 견디는 몸부림으로 세상과 맞닥뜨리며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의 시집으로 읽혔다. 왠지 가련한 청년에서 힘내서 살아내라고 기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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