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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

[도서] 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

이와사키 유미코 저/김해용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한국에서의 첫 직장이다. 인턴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는데 아직도 대표님과의 면접이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때 당시 대표님이 관심을 많이 두는 신사업 팀에 있던 터라 매주 대표님 미팅에 참석해 보고를 드리면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을 수 있었다. 덕분에 면접은 긴장감 없이 짧게 끝났다. 나에 대한 기대도 확인할 수 있었고 칭찬도 들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회사에서 아주 유명하던데" 순간, '이미 칭찬을 많이 해주셨는데 또 칭찬을 해주시려는 건가? 내가 뭐로 유명하지?' 좋은 얘기가 이어 나올 줄 알고 내심 기대하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가 이내 일그러졌다. "야근을 안 하는 거로"


우리 회사는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야근은 많고, 퇴사율은 높다. <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 서평을 신청할 때, 절실했다. 책에서 다루는 모든 것들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것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내내 '이 부분은 우리 회사도 잘하고 있는 부분이네', '이 부분은 우리 회사에도 이렇게 적용해보면 좋겠다' 등 내 직장생활과 접목하며 읽었다. 포스트잇 플래그까지 붙이면서 열심히 읽은 책은 오랜만이다. 


야근을 안 하는 거로 유명하다는 얘길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누구지? 누가 그랬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고, 두 번째는 억울함이 들었다. 집에 가는 동안에도, 주말에도 사업에 대해서 고민하는데 회사에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렇게 평가받는 게 억울했다. "미국에서는 근무시간에 일 못 끝내고 야근하면 똥 멍청인 줄 아는데요"라고 말하지 못한 게 분했다.


하지만, 대표님의 의도는 비난보다는 아쉬움에서 나온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수석으로 졸업한 대표님은 스스로를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며 자신의 신입 시절을 얘기해주셨다. 3대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 (Bain&Company)에서 일 할 당시, 일을 너무 못해서 늘 새벽 5시에 퇴근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료를 먼저 찾아서 상사에게 전해주며 일을 배웠다고 한다. 물론, '서울대 수석 졸업생이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뇨...'라는 말이 눈동자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지만, 대표님 그다음 말이 나를 더 놀라게 했다. "내가 볼 때 너는 똑똑한데, 그만큼 노력을 안 하는 것 같다" 오 마이 갓! "대표님이 사람 보는 눈이 없나 봐요!!!"라고 마음속으로만 외쳤다.  


저자 아와사키 유미코는 완벽한 대표랑은 거리가 멀다. '젊을 때 죽도록 일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회사는 월급을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며 본인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막차 시간까지 일하게 할 정도로 악독했다. 하지만 "회사를 생각하고 직원을 위해 노력하는 대표"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우리 대표님 모습과 닮았다. (참고로, 제 블로그는 회사 사람들이 알지 못합니다. 굳이 좋은 말을 할 필요도 없지요. 정말 마음속에서 우러러 나오는 말입니다!) 물론, 저자의 전 직장과 마찬가지로 월급도 야근비를 포함해서 지급하는 형태를 취했기 때문에 나 역시 따로 야근비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책에서 설명된 좋은 사례를 이미 실행하고 있는 제도도 많았다. 


여전히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저자이자 대표인 유미코는 자신의 좋은 면만 책에서 소개되어 있지 않다. 자기의 못난 면도 낱낱이 드러내며, 어떻게 변화했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과정을 쭉 소개한 게 이 책의 매력이자 회사의 직원으로서도 커다란 성찰이 된다. 몇 가지 공감된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기업 이념 얘기가 특히 와닿았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념을 써 놓아도 직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아서 의사결정이나 설득이 필요할 때 대표인 유미코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풍수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할 정도로 고민했던 유미코는 컨설턴트의 조언을 받았다. '우선 경영진이 생각하는 문제를 관리직에게 이해시켜야 합니다. 경영자의 생각을 직원 모두에게 전달해주는 것은 관리직입니다. 관리직이 그 역할을 잘해주면 경영진의 생각은 직원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p.106) 컨설턴터의 조언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은 유미코는 사업 이념을 바꾸면서 직원들에게 회사의 존재 이유와 회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상기시켰다. 책에서 더욱 자세하게 나와 있지만, 이 부분은 직원한테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회사의 존재 이유와 자신의 역할을 연결하지 않는다면 그저 반복되는 무의미한 일로 치부해버린다. 비록 지금은 작은 일이라도 이게 어떤 가치를 수행하기위해 해야하는지를 알고 나면 그것이 곧 동기가 된다. 


퇴사 이유는 개개인별로 다르겠지만, '회사 분위기와 맞지 않아서'도 한몫한다. 누군가에겐 자유로움이 누군가에게는 무질서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회사 스타일 덕분에 나는 회사가 좋아하는 단어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회사가 무엇을 향해 가는지 알고 나니, 업무 방향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 유미코 대표가 "도전"을 핵심 가치로 내건 뒤, 직원이 행동을 망설일 때 "한 번 해봐. 우리 회사는 도전을 지향하잖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각 챕터 마다 실제 적용한 제도와 직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들어있는 게 특히 좋았다. 직원들이 원하는 건 거창하고 복잡한 게 아니라 수첩 구입비 지급같이 굉장히 작은 것에 감동하는걸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카드기 케이스 비용 지급 제도도 새로웠고 반응이 좋았는데, 우리 회사의 경우, 사원증을 만들기 전에 온라인으로 성격 테스트를 한다. 결과에 따라 총 4가지 색 중 하나가 정해지고, 같은 계열 색 안에서 3가지 유형으로 자세하게 나뉜다. 특징과 팀에 대한 가치, 팀에 대한 부정적 요소가 적혀 있는데, 색깔별로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하면 되는지 참고할 카드도 준다. 그리고 내 컬러 타입에 맞는 색으로 사원증이 만들어진다. 작은 거지만, 작은 배려가 느껴지는 좋은 문화다. 


유미코 대표가 차린 랭크업의 경우 여성 직원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장맘들을 위한 특별한 제도가 많다. 아픈 자녀 돌보미 제도나 유급휴가를 시간 단위로 쓰는 선택적 시간 휴가제도다.  처음엔 휴가는 제대로 쉬어야지 왜 시간별로 쓰지? 라고 의아했는데 자녀를 둔 엄마인 경우, 점심시간만으로 학교까지 왕복하기엔 빠듯한데 시간 단위로 휴가를 쓰니 담임 선생님과 개별 면담을 할 때 허심탄회하게 아이의 상태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보고 정말 엄마가 되지 않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걸 느꼈다. 그러므로 고객의 소리뿐 아니라 직원의 소리도 소중하게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는 것까지!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탐나는 건강 지도 제도는 월 2회 업무 시간 내에 요가/필라테스 수업을 진행하는 보디 트레이닝이다. 우리 회사에도 탁구대가 있긴 하지만, 아직 칠 기회가 없었고... 사내에 시각장애인분들이 안마를 해주는 헬스 키퍼실을 근무시간에 횟수 제한없이 1만원으로 50분 동안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만족하고 있다. 물론 점심시간에 쾌적한 수면실에서 꿀잠 자는 것도 좋은 점 중 하나다. 사내 식당도 있긴 하지만 나는 도시락을 싸가서 패스~ 


사실 책을 읽으면서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갔다. 적어도 유미코 대표가 실패과정을 겪으면서 만들어간 체제가 어느 정도는 탄탄하게 잡혀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내가 회사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다. 


"예전에 저는 일찍 퇴근하고 복리후생만 좋다면 직원들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죠. 사람이란 자신이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야 보람을 느끼는 존재인 것입니다. 저는 이 당연한 사실을 깨닫기까지 6년이 넘게 걸렸던 것입니다." (p.144)


회사의 성장이 무조건 개인의 성장이 될 수는 없지만, 회사를 통해서 자아를 실현한다면 꽤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일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재미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돈을 벌기 위해서보다는 재미가 있어서 다닌다. 사실, 동료의 인정이야말로 최고의 보너스다.


여전히 유미코 대표는 야근을 줄이며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끔찍한 말을 던지며 마지막 페이지를 마쳤다. 


"일과 삶의 균형은 중요하다는 게 제 삶의 철학이지만 20대 젊은 시절에는 일을 배우기 위해 필사적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자신만의 기술, 강점을 익혀야 합니다. 영업자라면 매출 1등, 제품 개발자라면 히트 상품 개발, 홍보맨이라면 최고의 이벤트 기획 등 누구나 인정할 만한 실적을 쌓는 것입니다. 일단 그렇게 자신만의 기술을 익혀 놓으면 그것은 평생의 무기가 되어 자신을 도와줄 것입니다. 결혼이나 출산을 한다고 해도 그 무기가 있는 사람은 회사에서 놓치지 않으려고 할 테니까요.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도 그 무기로 다시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젊을 때는 열심히'라는 모토로 신입 직원들은 열심히 하면 좋겠습니다."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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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북스

평소 좋아하는 출판사라 책 내용을 제외한 내용을 몇 자 적자면, 개인적으로 제목보다 "우리 사장님이 읽어야 하지만 절대 사지 않을 책!" 문구가 훨씬 이목을 끌었고 책 표지가 조금 아쉬웠다. 굳이, 앞뒤로 Ruby's Diner에 나오는 서양 느낌의 인물로 넣었어야 했을까. 만약 나라면, 퇴근 시간이 적혀있는 사원증이나 업무 중에 퇴근 시간을 생각하는 사람 등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로 회사/직장인 느낌을 좀 더 살렸을 것 같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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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오우케이

    일이 끝났느면 칼 퇴근해야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

    2017.08.16 08:2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꿀벌

      가도 되는 건지 쭈삣쭈삣하면서 눈치보는 기분 참 싫지요 ㅠ_ㅠ

      2017.08.17 16:32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마지막에 이 책의 표지에 대한 꿀벌 님의 의견이 신선하고 좋네요.
    동양북스에서 참고로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보기에도 이 책의 표지는 별로 호감이 안 가네요. 조금 구닥다리 냄새가 나고요.^^

    2017.08.16 13:1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꿀벌

      오~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내보는 거라 조심스러웠는데, 아그네스 님이 좋게 봐주셔서 좋네요 ㅎㅎ (책 뒷부분은 더 구닥다리 냄새가 나요^^;;;) 출판사가 시간적 여유만 된다면 독자 의견을 구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표지에 끌리서 구매하는 책도 분명 있었거든요:)

      2017.08.17 16:32
  • 파워블로그 march

    교사로서 학교에 있었던 것이 조직생활의 전부인지라 기업조직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지만, 꿀벌님의 리뷰를 통해 조금 엿보기를 합니다. 꿀벌님 회사는 사원을 위한 복지가 제법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네요. 대표의 일방적인 질주가 아니라 사원들과 쌍방향 통행이 되면 참 좋을듯해요. ^^ 꿀벌님의 억울했을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나기도 해요. ㅎㅎ

    2017.08.16 13:4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꿀벌

      어머! march님이 선생님이셨다니!!! 새롭고 신기해요! ㅎㅎ 교직생활은 회사 생활과 또 많이 다르겠죠? 어디든 고충은 있을테니 감히 어디가 더 편하고 힘들다는 비교는 무의미 한
      것 같네요. 사원을 위한 복지가 잘 운영되고 있기 보다는 제가 기대치가 높지 않거나 쉽게 만족하는 것 같기도 해요 ㅎㅎ

      2017.08.17 16:36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