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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바닷가에서 주은 비닐 봉지에서부터 모든 것은 시작한다. 캐나다 어느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 읽는 내내 눈이 먹먹하고 가슴이 아련했다.

 

태평양 환류궤도를 따라 망망대해를 부유하다 궤도를 이탈하고 표류한 표류물인 비닐 봉지안에서 발견하게되는, 손으로 쓴 조그만 편지 묶음 하나, 빛바랜 붉은 표지로 장정된 도톰한 책 한 권, 무광 검정색 문자반에 야광 눈금이 달린 튼튼한 골동품 손목시계 하나, 그리고 그것들을 시간을 알 수 없는 동안 보호해주고 있었던  헬로 키티 도시락 통.

 

일본어로 쓰여져 있는 편지들. 붉은 책의 표지에는 프랑스어로 인쇄된 글씨가 있고, 손목시계 뒤판에는 잘 보이지 않는 어떤 표식이 각인되어 있었다. 붉은 책 표지에 써 있는 "<알 라 르셰르슈 뒤 탕 페르뒤> 파르 마르셸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십대의 여자아이가 쓴 것 같은 편지들, 그안에 내용은 나도 모르게 편지의 내용에 스며들게 만들고 있다. 십대 여자아이 야스타니 나오코인 나오와 다이셔 시대의 신여성이며 아나키스트이며 페니미스트이고 소설가이자 비구니인 그리고 나오의 증조 할머니이기도한 또다른 여인 야스타니 지코, 그리고 그들과의 알 수없는 동정심과 관심 혹은 현실의 유대감을 형성한 화자인 루스, 루수는 저자의 이름이 루스 오제키임을 잊지않도록 상기시켜준다.

 

소설은 편지의 내용을 루스가 읽어내려가면서 이어지고 전반적으로 나오의 독백과도 같은 이야기가 흐르고있다. 나오의 동경의 대상인 증조할머니 야스타니 지코에 대한 생각들과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야스타니 지코의 길고도 긴 인생의 질곡을 통해 증손녀인 야스타니 나오코의 시간을 통과하는 공감과 교감을 이야기 한다.

 

현실의 도피로 자살을 꿈꾸는 아버지를 불쌍히 여기나 아버지를 사랑하는 어린 딸, 나오의 자살 충동에서 벗어나게, 혹은 행동의 실천이 있었는지, 아니 그것의 모든 결말을 알고 싶은 소설가 루스, 나오를 돕고 싶어하는 그녀의 절실함이 그녀 자신을 재촉하고 다그치게 만든다.

 

루스의 나오에 대한 심리묘사는 매우 디테일하게 섬세하며 또한 자극적이다. 읽는 내내 나오에게서 허우적거리며 빠져나오지 못하게된다. 묘하게 현실 공감을  하는 루스와 나오의 알 수없는 유대감이 결국 이 소설의 핵심이며, 저자의 말을 빌려 "사람과 사람은 '마법'처럼 연결"되었음을 보여준다. 거기에 무한한 시간의 가세와 함께.  "시간을 헤치고 나아가 당신에게 닿고 있어요....당신도 시간을 거슬러 내게 와 닿고 있는 거죠."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는 마법과도 같은 책이었다. 읽는 내내 몰입할 수 있었고 인물들과 교감할 수 있었던 책으로, 사람과 사람은 알수없는 힘에 의해 시공을 뛰어넘어 연결되어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모든 일은 우연 혹은 필연의 인과관계속에서 시공을 뛰어넘으며 조화롭게 순행적으로 이루어지고있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소설은 지독히도 현실적이지만 또한 몽환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루스와 나오와의 시간여행은 우리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 되었었다. 나와 또 다른 누군가와의 교감의 여행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나오가 바랫던 것처럼. 내가 나아가 누군가에 닿을 수 있고 또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 닿고 있을 수 있도록.

 

 

 

 

 

 

* 이 리뷰는 출판사 엘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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