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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도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 저/용경식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비밀 노트


처음 출간될 때 이 책은 첫 번째 '비밀노트'만 출간 되었었다. 그 후 2년 뒤에 두번 째 '타인의 증거'가, 또 3년 뒤에 '50년간의 고독'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작가인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고향인 헝가리의 한 시골 마을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합병된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접한 이 시골 배경은 실제 줄거리 진행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비밀노트'는 두 명의 쌍둥이 형제가 할머니의 집에 맡겨지면서 시작된다. 엄마는 아이 둘을 전쟁이 끝날때까지만 맡아 달라고 하고 떠난다. 할머니는 형제에게 아무것도 공짜로 주지 않는다. 형제는 씻지도 못하고, 맨발로 다니고 팬티만 입고 다니며, 숲에서는 군인의 시체를 발견하기도 한다. 전쟁은 아이들이 살아가기에 잔혹하다. 형제는 스스로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한다. 육체적인 시련을 이기기 위해 서로를 때린다. 처음에는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때리기도 하고, 혁대로 때리고 칼로 찔러 상처를 내며 고통에 둔감해지기 시작한다. 정신이 강해지기 위해 엄마가 해주던 달콤한 말들도 잊기로 한다. 그 말들을 잊는 방법은 그 말들을 서로에게 반복적으로 하면서 말의 가치를 낮춰버리는 것이다. 이웃집에는 언청이가 살고 있다. 그녀는 염소의 젖을 빨아 먹고 너무 맞아서 사람을 보면 겁부터 낸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과일도, 채소도, 생선도 아니고 '사랑' 받는 것이다.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존재들은 사랑이라는 말에 소름끼쳐 하면서도 그것을 갈구한다. 어떻게든 벗어나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형제들은 점점더 잔혹해지고 있었다.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감정이 비집고 들어올 틈은 없었다. 생선, 닭, 토끼, 오리 닥치는 대로 죽이는 연습을 하고 고양이는 죽을 때까지 매달아 버린다. 그들에게 등장하는 인물은 신부, 그 하녀, 그리고 장교이다. 신부는 고상하고 경건한 말씀 뒤로 언청이를 성추행하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형제는 그를 협박해 언청이가 먹고 살 돈을 받아낸다. 신부의 악행은 응징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라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약점일 뿐이다. 신부의 하녀는 형제를 예뻐하며 데려와 목욕을 시켜주고 성적으로 착취한다. 형제는 그것이 자기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단련되어 왔다. 다만 그것이 사랑으로 여겨져서는 안될 일이었다. 한쪽에서는 장교가 형제를 통해 변태적 성의 쾌락을 맛본다. 형제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대가로 장교의 방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형제는 피비린내 나는 진흙탕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다. 


전쟁은 폭격과 시체, 폭력과 살인으로도 끔찍하지만 진짜 비참한 것은 인간성을 말살한다는 데 있다. 전쟁에서 도덕성이나 감상은 사치일 뿐, 무엇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인지를 알아내는 것만이 유일한 목적이다. 소설에서 형제가 하는 행동은 너무도 잔인하지만 너무도 담담하게 적혀있다. 한 번씩 다시 읽어보는 이유는 너무 평범하게 서술되어서 이게 실제 그런 일을 했단 말인가 싶어서이다. 형제는 무언가를 죽이는 것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둔감해지지만, 감정이 생기는 것에는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신부의 하녀를 죽인 것은 한편으로 그녀의 그런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었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을 주는 존재에 대한 거부감이었을 지도 모른다. 형제는 엄마가 다시 돌아왔을 때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들이 스스로 소거해 버린 감정들이 다시 살아날 수 없도록 형제는 어떠한 여지조차 남기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형제의 아빠가 온다. 아빠는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게... 뭐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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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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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이쁜처키

    저도 이 책 읽어야되는데... ^^;; 작년에도 읽으려고 했는데 못읽었다죠. ㅠ

    2018.01.15 12:4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적반하장

      한 번 펼치면 쉽게 읽힌다는. 저도 사다 놓고 쉽게 시작을 못했는데 조금 속도가 늦어지는 이유라면 맘이 안 좋아서 정도.

      2018.01.16 09:15
  • 파워블로그 march

    아빠가 ... 우앗, 이렇게 하시면 어떡해요? 50년간의 고독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인가요? 형제들이 강해지고 살아남는 방법에는 저것밖에 없었을까요? 전쟁의 무서움을 또 한번 느끼게 되네요. 전 이 책 못읽을것같아요.

    2018.01.16 00:3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적반하장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라는..ㅜㅜ 이것은 첫번째 권이구요 지금 세번째 권을 읽고 있는데 이야기가 이상하게 꿰맞춰 들어간다고 해얄까요. 마치님은 읽지 않으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긴 하겠지만, 그래도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읽어보시는 것도.

      2018.01.16 09:13
    • 파워블로그 march

      음...게스님,문학소녀님 다 읽으신 책이고, 이쁜처키님은 읽을 예정이시고...
      적반하장님은 정신건강에는 좋지 않겠다고 하셨으나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하시고...
      읽지 않을 수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읽고 싶은 책들은 자꾸자꾸 늘어나고...
      오래 살아야겠어요.^^

      2018.01.16 21:19
  • 파워블로그 게스

    계속해서 충격적이지만 아빠 부분은 정말 저 충격적이죠.비밀일기에서는 전쟁으로 인한 비정함이 두드러지지만 그 다음편에서는 더욱 미스터리한 서사가 이어져서 아직도 이해못하고 의견 분분했던 부분이 많아요. 세번 네번씩 읽으신 분도 있었고 저도 이해 안가서 뒤적뒤적 여러분 읽은 파트 많은데 그렇다고 말끔히 정리되지도 않죠. 소설의 형식이나 내용이 굉장히 새로와서 저는 좋았어요. 충격적 사실을 아무 감정의 개입도 없이 서술하니까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지게 되는거같더라구요. 전 가끔 또읽고 싶은 책. 처음 읽을 때는 여러 생각이 많았지만 아무 생각없이 읽어도 될거 같은 책 중 하나에요.

    2018.01.16 10:1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적반하장

      저도 먼저 읽은 사람들이 3권까지 읽고나면 더 복잡해진다고 해서 기대반 우려반이고 그러네요. 담주 '군주론' 독토라 그거부터 우선 봐야겠지만 궁금하긴 하네요. 정말 서술하는 방식이 너무 무덤덤해서 그 자체의내용은 꽤 충격적인데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 부분도 없지 않았어요.

      2018.01.18 21:55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