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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 걸작선

[도서] 그리스 비극 걸작선

아이스퀼로스,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 공저/천병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왕(http://blog.yes24.com/document/12258863)의 다음 이야기이다. 아르고스가 테바이에 침공했을 때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뤼네이케스는 서로 적이 되어 싸우다 동시에 전사한다.(이 운명마저도 사실은 오이디푸스의 저주) 아르고스를 물리치고 테바이를 통치하게 된 크레온은 조국을 위해 싸운 에테오클레스는 법도와 관습에 따라 장례를 치러주고, 폴뤼네이케스의 시신은 무덤에 넣지도 예를 갖추지도 못하도록 포고령을 내린다. 안티고네는 오빠의 시신을 들짐승이 먹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생각하고 혼자 시신을 수습하려 한다. 크레온의 명을 어기게 되면 죽을 것이기 때문에 동생 이스메네는 반대하지만, 안티고네는 차라리 명예롭게 죽겠다고 생각한다. 

 

크레온은 파수꾼으로부터 누군가가 폴뤼네이케스의 시신을 묻어주고 의식을 치러줬다는 말을 듣고 흥분하며 당장 그가 누구인지 밝혀 내라고 한다. 얼마 후 시신을 매장하던 안티고네가 잡혀오자 크레온은 크게 화를 내며 심문한다. 안티고네는 그 포고령은 단순히 인간이 만든 규칙일 뿐이며 그 때문에 '신들의 불문율'을 어길 수는 없으며, 그녀의 오빠를 무덤에 묻어주는 것이 큰 영광이라고 말한다. 크레온이 안티고네를 가두라고 명하고 나서 그녀의 약혼자이자 그의 아들인 하이몬이 찾아온다. 하이몬은 그녀를 죽이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모든 여인 중에 가장 죄 없는 그녀가 가장 영광스러운 행위 때문에 가장 비참하게 죽어야 한다'라고 비난한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그러나 크레온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그를 기다리는 것은 잔인한 운명이었다. 어떠한 가혹한 운명도 누군가에게 찾아갈 때는 벗어날 기회를 주기 마련이었으니 그것은 바로 예언자의 등장이다. 소포클래스의 비극을 가장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역시 테이레시아스일 것이다. 오이디푸스도 도시의 역병을 종식 시키기 위해 선왕의 살인자를 찾아내려 할 때 테이레시아스에게 그가 누구인지 묻는다. 말할 수 없다고 답하는 테이레시아스에게 되려 화내며 그렇다면 당신은 공범이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테이레시아스는 선뜻 '그대가 찾는 범인이 바로 당신'이라고 오이디푸스에게 말하지 못한다. 운명은 반드시 대상에게 암시를 주며 알려주는 순간 지금 바로 마지막으로 벗어날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그리스 비극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운명을 바꿀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결국은 그 기회를 놓친다는 점, 결국 무기력하게 신탁대로 되고 만다는 점에서 우리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 결국 크레온은 예언처럼 '태양의 날랜 수레가 채 몇 바퀴도 돌기도 전에 혈육 중 한 사람을 시신으로 바치게' 되고, '집 안에서 남자들과 여자들의 울음소리가 일'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간이 후회할 때 운명은 이미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우리는 우리 인생의 의미가 '아름답고' '행복한' 것을 많이 갖느냐에 달려있다고 믿고 싶겠지만, 대체로 삶은 '아름답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이다. 그리스인들 역시 그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매년 비극 경연대회를 열어 인생의 근원적인  질문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을 것이다. 때문에 니체 역시 '비극의 탄생' 서문에서 '인류 가운데 가장 유복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큰 부러움의 대상이고 삶을 향해 우리를 가장 크게 유혹하는 희랍인민이 비극을 필요'로 했다는 사실에 의문을 던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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