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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정혜윤 저
민음사 | 2012년 06월

 

정혜윤의 삶을 바꾸는 책 읽기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말라르메는 “육체는 슬프고, 아아! 나는 모든 책을 읽어 버렸네.”라고 읊었습니다. 설마 “아, 말라르메란 사람은 정말로 모든 책을 읽었나봐.” 하고 그 말을 그의 황당한 자랑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겠죠? 이 말은 모든 책은 먼저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책을 읽고도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우리 몸이란 뜻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삶을 바꾸는 책읽기 중]

 

시간이 지나도 유난 기억에 남는 문구가

' “육체는 슬프고, 아아! 나는 모든 책을 읽어 버렸네.”입니다. 

그렇다면 원래 시는 어떨까 하고 찾아봤습니다. 

 

목신의 오후

스테판 말라르메 저/앙리 마티스 그림/최윤경 역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찾아봤더니 스테판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라는 책에 

'바다의 미풍'이라는 시가 있었습니다. 

일부를 적어보자면,

 

아아, 육체는 슬프다!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다 읽었네.
달아나자! 저기로 달아나자! 새들은 
미지의 거품과 하늘 가운데에 취한 듯 보이네!
그 무엇도, 눈에 비치는 오래된 정원도
바닷물에 젖어드는 이 마음을 붙잡을 수 없으리.
아 밤마다! 흰색이 지키는 종이를 비추는
내 램프의 쓸쓸한 불빛도,
제 아이에게 젖 먹이는 젊은 아내도.
나는 떠나리! 네 돛대를 흔드는 기선이여
이국의 자연을 향해 닻을 올려라!
권태는, 잔인한 희망에 무너지고도, 
손수건들의 마지막 이별을 아직 믿고 있다네!

-후략- [바다의 미풍]

 

육체가 슬프다는 말은 당연히 우리 삶의 유한함에 대한 아쉬움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죠.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읽었다는 말은 유한한 육체로 내가 얻을 수 있는 지식을 다 얻었다고 생각되지만 정작 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자조섞인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눈에 비치는 오래된 정원, 내 방의 램프, 젖 먹이는 아내는 모두 나의 일상을 한없이 행복하게 해주는 요소들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떠나겠다고 합니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을 '잔인한 희망'이라고 명하며 그는 바다의 미풍 속으로 떠났을 것입니다. 

 

넥스트 (N.EX.T) - 2집 The Return Of NEXT Part 1: The Being [LP]

넥스트 (N.EX.T)
대영에이브이 | 2021년 08월

 

이 시를 보니 생각나는 노래가 있는데요, 바로 넥스트 정규앨범 2집 part1에 실려 있는 'The dreamer'입니다. 신해철의 더 높은 것에 대한 열망을 잘 보여주는 가사입니다. 

 

그녀의 고운 눈물도 내 맘을 잡진 못했지 / 열병에 걸린 어린애처럼

꿈을 꾸며 나의 눈길은 먼 곳 만을 향했기에....

 

세상의 바다를 건너 욕망의 산을 넘는동안 / 배워진 것은 고독과 증오뿐

멀어지는 완성의 꿈은 아직 나를 부르는데....

 

난 아직 내게 던져진 질문들을 일상의 피곤속에 묻어버릴 수는 없어...

언젠가 지쳐 쓰러질 것을 알아도 / 꿈은 또 날아가네 절망의 껍질을 깨고...

 

이제는 쉽게 살라고도 말하지 / 힘겹게 고개젓네.. 난 기억하고 있다고..

언젠가 지쳐 쓰러질 것을 알아도 / 꿈은 또 날아가네 절망의 껍질을 깨고...

 

눈물과 기도 속에서 아직도나를 기다리는지

이제는 이해할것도 같다며 / 나의 길을 가라했었지..영원히 날지켜봐줘..

[The dreamer]

 

언제나 먼 곳의 완성을 바라는 삶은 고달프기 마련입니다. 눈에 보이지조차 않는 뭔가를 잡아보겠다고 꿈을 꾸는 사람은, 그저 허황된 몽상가로 여겨질 뿐입니다. 때문에 말라르메가 존경하고 큰 영향을 받았던 보들레르는 '알바트로스'라는 시에서 그런 이들의 삶을 노래한 적도 있죠. 너무 거대해서 비행을 위해서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한데 이를 잡은 사람들은 절뚝거리는 그 모양새를 흉내내며 비웃습니다. 

 

'시인'도 이 구름의 왕자를 닮아, / 폭풍 속을 넘나들고 사수를 비웃건만

땅 위 야유 속에 내몰리니, 

그 거창한 날개도 걷는 데 방해가 될 뿐.

[알바트로스]

 

아무리 위대한 희망과 꿈이라고 할지라도 땅에 내려 앉으면 그저 걸을 때 방해가 되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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