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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eBook]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저/김명남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작년 11월 초에 사서 아직까지 읽지 않았다. 얇긴 한데 (이상하게 얇다, 뒤에 짤린 거 같은 느낌? 분권으로 파는 건가? 고작 60페이지 가량의 책을 이 값에 팔다니...

아무튼 이 책은 작년인가 재작년에 서울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선정도서 목록에서 보고 봐야지, 봐야지 생각만하고 넘겼던 책이다. 최근에 젠더 관련 책을 찾을 일이 있어서 여러 책을 뒤지는데, 이 책이 페미니즘 입문서로 좋다는 얘길 보고 아 이번에야 말로 진짜 읽어야지, 하고 읽기 시작했다.

뭐 읽기 시작하거나 말거나, 엄청 짧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읽고도 시간이 남을 정도.


저자는 나이지리아 태생 여성이다. 그러니까 얼마나 짜증나는 타이틀을 붙이고 태어났는지,

‘그러다 더 나중에는 '남자를 미워하지 않으며 남자가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서 립글로스를 바르고 하이힐을 즐겨 신는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가 되었습니다.’

라고 저자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선언과도 같은 제목 때문에 선뜻 손을 대지 않거나 (혹시 자신이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영역에 발을 들일까봐?) 아주 거북한 책마냥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내용은 꽤 마일드한 편이다. 사실 페미니스트나 페미니즘이 과격한 변화라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웃기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현재 기성 문화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젠더에 대한 이야기다. 당연히 시대가 바뀌고 역할은 그에 맞게 바뀐다. 저자의 말마따나 과거에는 농업, 전쟁이 주류였기에 힘을 가진 자가 우위였으나 지금은 꼭 그렇지 않으므로.


요즈음 워낙 페미니즘 관련 담론들이 많이 나와 이 책의 내용이 새롭다거나 마음에 크게 파동을 준 건 아니지만, 읽다 잠시 멈칫한 내용이 있었다.

‘외모에 관한 한 우리는 남자를 기준으로, 표준으로 여긴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자가 덜 여성스럽게 입을수록 더 진지한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하기 어려운 문제다. 나도 어딘가 공식석상에 나갈 때면 정장을 입는다. 그 정장은 소위 말하는 남자 스타일 (펑퍼짐하고 허리가 들어가지 않은 상의에 바지 하의)인데, 정장, 양복? 그런 것들에 남성성, 여성성을 부여한 거 자체가 참 뭐한 거긴 한데 아무튼 소위 말하는 여자 스타일 (허리가 잘록 들어간 상의에 치마가 딱 붙어 움직이기 불편한 하의)이 만약 활동성을 부여하고 억압하지 않는 스타일로 변모한다면? 이미 여성 기성복들은 너무 여성성을 부여했기 때문에 남성 기성복 중 내게 맞는 걸 찾아 입어야하는지, 아니면 그거 신경쓰지 말고 내꼴리는 대로 입어야 하는지, 그렇다고 하기엔 나도 이미 문화적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에 하이힐이 예뻐보이는데. 그렇다면 치마나 하이힐을 여성에 대한 코르셋으로 보아야할 것인지 개인의 취향 영역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계속 횡설수설 중언부언하다가 끝나게 되고 마는 것이다.


‘문화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문화를 만듭니다. 만일 여자도 온전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정말 우리 문화에 없던 일이라면, 우리는 그것이 우리 문화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내가 할머니 나이 정도 될 때면 꽤 많은 게 바뀌어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대로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멈추지 않고 의식을 바꿔나가고 기존 문화에 대한 각성과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내 횡설수설도 깔끔하게 종결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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