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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나움

[영화] 가버나움

개봉일 : 2019년 01월

나딘 라바키

프랑스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2018제작 / 20190124 개봉

출연 : 자인 알 라피아,요르다노스 시프로우,보루와티프 트레저 반콜,나딘 라바키

내용 평점 4점

부모를 고소하고 싶다는 아이

가버나움은 이스라엘 갈리리 바닷가에 있던 마을이다. 예수님이 이곳에서 많은 기적을 행하였으나 사람들이 믿지 않고 타락하여 성읍이 몰락할 것이란 예언을 받았다고 한다. 자인이란 아이가 사는 곳은 가버나움과 다르지 않다. 레바논은 이스라엘 근처 중동에 있는 나라이다. 그곳의 어느 가난하디 가난한 마을에 사는 12세 소년 자인. 축복을 받아 행복한 삶을 살아야하는 아이는 타락하여 몰락하고 지옥과 같은 도시가 된 가버나움 속의 삶처럼 힘들게 살아간다. 도시에서 아이들과 총싸움을 하면서 노는 모습도 왠지 애처롭다. 부모의 불법에 가담하기도 하며, 잦은 심부름은 기본이고 상점에서 몰래 물건을 훔치기도 한다. 좁은 집에서는 교도소 거실보다 더 작은 공간에서 수많은 형제들과 끼어서 잔다. 


영화의 처음은 자인이 신체검사를 받고 치아를 확인한 의사가 12세 정도 되었다고 말하면서 시작한다. 마르고 작은 아이는 두손에 수갑을 차고 있고 덩치 큰 어른들에 이끌려 재판정에 선다. 재판정에는 판사가 있고 방청석에는 아이의 부모가 있다. 

아이는 부모를 고소한다고 말한다.

 

[요나스를 타우고 가는 자인, 요나스가 담긴 냄비 들은 다소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지독한 가난을 보여주는 소품이 된다.] 

감자도 아닌 동생이 꽃이 피었다고 옆집 아저씨에게 팔려가고 그에 격분하여 아이는 집을 뛰쳐나간다. 집을 나가도 그리 좋은 곳도 없고 우연히 만난 라힐과 함께 지내지만 라힐도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어렵기만 하다. 라힐과 라힐의 아이 요하스와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라힐의 체류기간이 연장이 안되고 당국에 체포되어 요하스에게 돌아올 수 없게 되면서 자인 혼자 아이를 돌보기 시작한다. 
냄비에 아이를 태우고 라힐을 찾아나선 자인, 12세 어린 아이에게 한 아이를  책임지는 일은 버겁기만 하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다큐멘터리처럼 흘러가고 견디다 못한 자인은 아이를 시장 상인에게 넘기고 혹시나 스웨덴으로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자신의 출생신고 서류를 찾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지만 이 세상에는 자신이 태어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어떤 서류도 없었다. 

케찹에도 이름이 있고 제조연월일 유통기한이 있어

상점에서 파는 물건인 케찹에도 이름이 있고 제조연월일이 있고 유통기한이있다. 케찹의 출생을 증명해주는 모든 기록이 담겨있는 셈이다. 하지만 자인에게는, 자인 뿐만 아니라 서류가 없어 병원 문턱에서 죽어 간 동생 사히르에게도 출생을 증명하고 자신을 인정해 줄 서류가 없었다. 세상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을 알리지 않은 부모, 거기에 꽃이 피자마자 감자처럼 팔려간 동생의 죽음을 알게 된 아이는 격분하여 칼을 들고 뛰쳐나가고 법정에 선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하면서도 사실적으로 흘러간다. 자칫 지루해질수도 있는 영화의 장면 속에서 아이의 가난함이 묻어나고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우울한 삶에 지루해질 무렵 이야기는 급 전개되어 아이가 방송국에 전화하여 부모를 고소한다. 부모를 고소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세상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일까.


[12세 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깊은 눈빛, 그 속에는 자신을 태어나게 한 부모에 대한 원망과 어떻게든 세상을 살아보고자 하는 노력, 지독한 가난 속의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좌절 그 모든 감정이 뒤섞여 있다.]

엄마의 말이 칼처럼 심장을 찌르네요. 

칼을 들어 동생을 데려간 아저씨를 지른 아이에게 엄마가 면회를 온다. 면회를 온 엄마는 새 아이를 임신했다고 한다. 엄마가 임신한 아이는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런 엄마를 향해 "엄마는 감정이 없나봐요" 라고 말한다. 재판정에서 자인은 부모에게 아이를 낳지 말았어야한다고 말한다. 가난한 현실 속에서 가난의 대물림, 그 속에서 아이의 부모는 그 자신들이 아이일때도 그렇게 체념하면서 살았는지도 모른다. 아이는 그것이 잘못이라고 말한다. 부모에게도 어느 정도 동정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법체류자인 라힐의 요나스에 대한 사랑에도 못 미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왠지 그 동정조차도 사라지는 기분이다.  
 
'가버나움" 속 모든 인물은 전문 연기자가 아닌, 해당 역할과 비슷한 환경, 경험을 가진 실제 인물들로 캐스팅됐다고 한다. 자인 역의 자인 알 라피아는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던 시리아 난민 소년으로 아이의 일상이 영화 그 자체였다. 라힐 역의 요르다노스 시프로우는 실제 불법 체류자로  영화 찍는 도중에 체포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들의 삶 자체가 영화여서 굳이 연기가 필요없이 영화의 장면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을 것이다.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날카로운 아이의 대사는 일상이 그대로 담긴 말이었을 테고 영화의 한 장면에 담긴 아이의 깊은 눈빛은 지독한 삶 자체였을 터이다. 

아이가 영정 사진이 아닌 출생신고서에 담길 사진을 찍고 살짝 웃으면서 영화가 마무리된다. 아이의 미소는 그래야한다. 세상 고난을 다 짊어진 듯한 깊은 눈은 아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이의 미소와 함께 올라오는 영화의 마지막 자막에는 실제 인물들의 조금은 나아진 삶을 살짝 보여준다. 그래도 지금보다 좀 더 진전된 희망적인 삶이 보인다.

세상은 한번에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바뀌겠지만 가버나움 영화를 통해 공감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날 수록 그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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