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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홍범도

[도서] 나는 홍범도

송은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옳은 것을 위해 끝까지 싸운 이를 기억하며

 

지난 광복절에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이끈 '독립군 영웅' 홍범도 장군이 머나먼 길을 돌아 고국으로 돌아왔다. 머나먼 중앙아시아에서 1943년에 서거한 지 78년의 귀국이다. 그 자리에 함께했던 조진웅 배우가 출연한 영화<암살>에서 독립군인 안옥윤(전지현)알려줘야지,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있다고라는 대사를 남긴다. 중앙아시아의 먼 나라에서 이제는 한 줌 흙이 된 장군의 유해를 가져오는 것도 결국 끝까지 싸운독립군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이들의 독립 의지와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신념이 담긴 행위일 것이다.

홍범도는 아비도 자신도 머슴이었다. 국가로부터 혜택은커녕 태어나면서부터 자라는 동안 온갖 핍박을 받아왔다. 어린 나이에 별기군에 들어가 나팔수를 했고 그곳에서 악연을 맺은 유등과 부딪친다. 유등과 같은 자들이 거리낄 것 없이 나라를 배신하고 일본에 엎드려 자신의 부귀영화를 찾아갈 때, 그는 누구의 부름도 없이 의병이 되었다. 누구나 그랬듯 홍범도는 아내가 있고 아이가 있었다. 아내와 아이를 둔 가장이라면 응당 그들과 함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이 삶의 낙일 것이다. 아내의 처가는 제법 부유했고 납작 엎드린다면 여생을 가족과 편안하게 살수도 있었다. 하지만 홍범도는 독립전쟁에 뛰어든 대가로 아내와 첫째 아이를 매우 고통스러운 사지로 보냈고, ‘아내와 아들을 지키지 못한 채 나라를 구한다는 게 의미가 있는가?’는 의문을 품는다.

그렇게 가족을 지키지 못하면서도 힘들게 싸운 이유는 무엇일까. 천민으로 태어난 홍범도에게 쌀 한 톨 보내준 적 없는 나라를 위한다는 명목은 너무도 빈약했다. 홍범도는 전투를 잘했고 매번 일본군을 상대로 이겼지만, 한편으로는 나라를 구한다는 뜻은 사라지고 전투 행위에만 매달려 사는 게 아닌가.’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런 의문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를 움직인 것은 별기군 나팔수를 하면서 유등과 대립할 때부터 보여 온, 불의에 대립하며 옳은 것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와 신념일 것이다. 나팔수에서 식객승과 사냥꾼을 거쳐 독립운동에 참여하기로 결심한 홍범도는 수협과 함께 작은 승리를 거두고 독립의 갈망과 열기를 담아 규모가 큰 유인석 부대를 찾아간다. 하지만 반상의 대립으로 이어진 무능한 지휘부에 실망하고 수협까지 잃으며 그 열기는 식었다. 이후 자신이 대장이 되어 모은 수많은 독립군의 갈망과 열기를 말리 고개에 응집하여 승전을 이루고 그것은 멀리 간도의 봉오동에서 다시 타오른다.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정하(류준열)는 일본군을 유인하기 위해 혼자서 계속 뛰어다닌다. 영화 속 홀로 뛰어다니던 정하의 모습은 적은 수와 부족한 실탄으로 일본군을 상대하던 독립군의 어려운 처지와 겹친다. 홍범도는 항상 적은 수의 정예부대로 많은 수의 일본군을 상대했고 승리했다. 일본군은 오만한 어리석음으로 백전백승의 홍범도 군을 쫓아 봉오동에 들어오고 또다시 그에게 패한다.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일본군의 추격을 앞둔 때, 홍범도는 북로군정서의 김좌진과 그 참모들을 만난다. 화일 아비가 깨우쳐 준 반상의 대립은 여전하고, 20여 년 전 유인석 부대를 벗어날 때 느낀 어긋남과 막막함이 다시 떠오른다. 지금의 우리나라도 일본 강점기에 홍범도가 겪은 반상의 대립이나 친일파와 독립군의 싸움처럼, 다양한 생각들이 대립하며 분열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그리고 언제라도 그 틈을 노릴 수 있는 일본이 항시 옆에 있는 상황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옳은 일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영웅이 필요한 시기이다.

봉건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며 혼란스러운 조선에서 친일하는 유등과 같은 이는 나라를 버리고 일본과 손잡고 자신만의 안락함을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홍범도와 같은 누군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독립전쟁에 뛰어들었다. 그것은 나라를 구한다는 의식보다는 이것은 옳지 않고 정의롭지 않다는 본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패한 군인과 일한 대가를 제대로 치러주지 않았던 자본가에 맞섰고, 일본의 야욕을 꺾기 위해 목숨을 던졌던 사람이 홍범도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홍범도의 의지와 일생을 담담하면서도 현장감이 살아있는 생생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별동대장인 화일에게 말하는 홍범도의 입을 빌려 일본의 속성을 이야기한다. “일본군은 기이할 만치 자신들을 높이 두지. 그런데 우월감은 열등감의 다른 얼굴이라지? 고대로부터 조선에 열등감을 느껴온 왜놈들이 어쩌다 신식문물을 우리보다 빨리 받아들여 무력이 강해지다 보니 우월감으로 포장하게 된 것이지.” 일본은 우월감으로 포장한 열등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그 모습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도발해 왔다. 2019년에는 일본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수출규제 및 경제보복과 무역 제재가 있었고 이에 항의하여 우리 국민이 불매운동으로 맞서기도 했다. 일본을 상대로 홍범도가 치렀던 독립전쟁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오래전 영웅의 업적을 제대로 평가하고 그들이 끝까지 싸웠음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래전 옳다고 생각한 것을 실천에 옮기고 수와 장비의 열세를 극복하며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끌어낸 홍범도의 발자취를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의 모습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후손인 우리가 다시 불의에 맞서며 옳은 것을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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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달밤텔러

    막연히 청산리전투,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독립 운동가로만 알고 있던 홍범도 장군을 이 책을 통해 그의 인생과 생각을 알게 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캡님 말대로 여전히 당파싸움을 하고 분열된 정치 상황과 일본의 경제보복과 망말을 볼 때 홍범도 장군의 옳은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지조있는 영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의 현 상황과 홍범도 장군의 의지와 생각을 대비해서 잘 이야기해주셨네요~^^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2021.09.30 23:2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글을 쓰고도 뭔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도 달밤님이 잘 봐주셔서 좋습니다. 이 책은 소설이며 홍범도의 일생을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어 읽기 편합니다.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2021.10.01 08:41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