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도서
나, 오늘 일기 뭐 써!

[도서] 나, 오늘 일기 뭐 써!

정설아 글/마정원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아이들은 일기 쓰기를 싫어한다
 
책 표지 그림에 나온 준수의 표정이 제법 심각하다. 옆에 "일기장의 요정 지니"도 살짝 보인다. 준수의 잔뜩 찡그린 표정이 꼭 우리 아이를 보는 것 같다. 일기 쓰기를 무지 싫어하는...
"오늘 일기 쓰고 자"
방학숙제로 일기가 있다. 오늘 박물관에 다녀왔다. "아이보고 오늘 박물관 다녀온 것 일기 쓰고 자"하고 말하면 금방 울상이 된다. 뭔가 꾀를 내어야 한다. "컴퓨터 게임 시켜줄게"라든가 "내일 맛있는 거 사줄게"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면 마지 못해 연필을 찾으러 다니고 일기장 어디있냐고 물어보다가 한줄한줄 힘겹게 써간다.
 
지금은 "일기 쓰고 자라"하고 말하는 나 자신도 어릴 적 일기쓰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형 일기에 뭐 써야 해"하고 물었을때 형은 "나는 일기 쓸때 '일기를 쓰자'를 백번씩 일기장에 썼단다"라고 대답해주었다. 장난이었겠지만 그만큼 지금 '어른이 된 아이'나 지금의 아이나 모두들 숙제로 내준 일기쓰기를 싫어했다. 물론 지금이나 예전이나 여전히 학교에서는 일기 쓰기를 숙제로 내준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물론 좀 머리가 크고 나서는 일기를 스스로 쓴 적도 있었지만 그리 맘에 들지 않았고 그냥 지워버리거나 일기장을 버리기도 했다. 일기를 쓰기 싫어했던 이유는 아마도 일기가 숙제 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선생님은 자기를 되돌아본다는 둥 글쓰기 솜씨가 는다는 둥, 이런저런 이유를 말해주었지만 정말 항상 의문이었다.
"일기는 왜 쓰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 아이도 이런 의문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왜 엄마 아빠는 쓰기 싫어하는 일기를 계속 쓰라고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물론 정답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일기 쓰기 싫어하는 아이나 이런 아이에게 억지로 일기를 쓰게 해야하는 부모 모두 읽기 좋은 책이다.   
 
오늘은 별일 없었는데 뭘 쓰죠?
 
책 앞부분에서는
1.일기 이런 것을 왜 써야 하는 것이죠?
2.일기에도 꼭 갖추어야 할 것들이 있어요.
3.오늘은 별 일 없었는데 뭘 쓰죠?
4.일기를 좀 더 재미있게 쓰고 싶어요
라는 네가지 물음에 대해서 간단하고도 명확하게 답을 해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늘은 별일 없었는데 뭘 쓰죠?"가 아닐까 싶다. 가령 아이랑 박물관에 다녀왔다. 민속 박물관에서 동화속 체험도 하고 심청전 체험도 하고 유라시아 유물도 돌아보고 왔는데 아이는 일기 쓰라고 하니까 쓸 것이 없단다. 마지못해 쓴 것이 "아빠가 돈까스 사주어서 맛있게 먹었다"이다. 이것 참...
아빠가 생각할때는 박물관 다녀온 것 자체가 별 일이었고 그곳에서 체험한 것이 다 별일인데 아이가 생각할때는 맛있는 것 먹은 것이 "별일"이었나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결국 "별일"이란 것도 자기가 생각할 때 큰 일이면 된다.
 
매일매일 "별일"이 있는 친구들이 있을까요? "별일"은 우리가 만드는 것입니다. "별일을 만든다"는 무슨 뜻일까요? 어떤 일을 할 때에도 소극적으로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많이 생각하려고 하면 하루하루가 "별일"로 가득 찰 수 있다는 것입니다. 12p
 
 그렇다. 아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한 것이 별일이다. 굳이 어른 눈에 맞출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내 입장에서는 아이가 박물관에서 체험한 것이 중요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그 사이에 "돈까스 사먹고" 아빠가 "미키마우스 모양의 버스 카드"를 사주고 "잊어버리면 맛있는 거 안 사줘"하고 말한 것이 별일 일 수 도 있다.
 
좀 더 난도 있는 일기에 도전해 보자
 
이 책에는 일기의 여러 유형에 대해서 말해준다. 역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책에는 요정이 등장해야 한다. 준수가 쓴 일기의 내용을 먹고 사는 "지니- 요술램프의 지니와 이름이 비슷하네^^;;-" 가 등장해서 준수의 의문을 하나하나 풀어주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한편으로 여기저기 다른 친구들이 쓴 모범답안 같은 일기를 붙여놓았다. 준수가 쓴 형식도 있고 사진을 곁들여 다른 친구들이 쓴 일기도 있다. 순간 우리 아이가 봤을때는 "헉"했을 생각이 떠올랐다. 이 예시 일기들을 아이가 쓸 거 없다고 할때마다 자기 일기장에 써보라고 해야겠다 ㅋㅋ
 
한자 일기는 이런 식이다. 가령 아이가 돈까스를 먹었다. 그럼 돈까스에 돈(豚)자를 옆에 써보게 하는 식이다. 그림 일기도 좋다. 물론 훌륭한 작품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단어 대신에 작은 그림을 그리게 한다. 영어 일기도 좋다. 유치하지만 "해가 뜨는 데 비가 오면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다"고 하면 "tiger가 marrying하는 day"라고 적게 하는 것이다.
"주장일기"를 한번 보자.
준수는 아빠한테 용돈을 2만원으로 올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자 아빠가 2만원으로 올려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해보라고 한다. 준수는 고민하다가 지니의 도움을 받아 일기장에 쓴다.
 
제목 : 용돈을 올려야 하는 이유
요즘 학원수업이 끝나면 친구들은 꼭 과자를 한 봉지씩 사 먹는다. 3시에서 5시까지 수업을 두 시간이나 듣다 보면 배가 고파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과자를 사먹을 수가 없다. 용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과자는 모두 천원인데 일주일에 세번만 사 먹는다고 해도 한달이면 벌써 12000원이나 된다.
내 용돈은 만원이라 2000원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천원 정도만 올려달라고 아빠께 말씀드려야겠다. 82p
내 아이가 이렇게 일기장에서 써서 보여준다면? 아마 대견해서라도 용돈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과자값(요즘 물가)이 오르고, 아이들이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야하는 가슴 아픈 사회 현실(?)이 일기장에 간접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어쨌든... 아이가 이 정도 일기를 쓸 줄 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런 일기의 예를 지니의 도움말과 함께 "그림일기, 독서일기, 동시일기, 관찰일기, 영어일기, 한자일기, 만화일기" 심지어 "마인드 맵"일기 까지 설명하고 있다. "마인드 맵"일기는 좋긴 하지만 아이가 따라하기에는 아직 어려울 듯 싶다^^;;
이 책에서는 일기의 예를 설명할때는 각 일기마다 관련된 준수의 이야기를 지니와 함께 진행하고 예시가 되는 준수의 일기와 "준수 친구들의 일기"를 적어놓았다. 그 옆에는 가령 "동시일기란 사물이나 사람 등을 좀더 친근하고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싶을 때 쓰는 일기입니다"라고 정의하고 "동시일기의 소재"해서 번호를 매겨가면서 정리해서 설명해 두었다. 구성 방식이 준수의 이야기에서는 아이들에게, 뒤편 예시와 관련 설명에서는 어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되어 있다.
 
아이에게 일기쓰게 하기
 
결국 아이에게 스스로 일기 쓰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요술램프의 지니"가 아닌 "일기장 속의 지니"의 도움을 받아 책 속의 주인공 준수처럼 우리 아이에게도 일기 재미있게 쓰기를 시켜봐야겠다. 그 "일기장 속의 지니"는 아빠인 내가 해야겠지?^^;; 어려울 듯도 싶다.
이 책의 그림은 "마정원"선생님이 그렸다는데 그림체가 파스텔톤으로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내용 못지 않게 좋은 그림이 이 책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군데군데 들어간 예시 일기와 그 사이에 담긴 준수 친구들의 사진도 재미있다.
일단은 아이가 좋아하는 돈까스로 꾀어서 이 책부터 한번 읽어보게 해야겠다. 아빠의 "일기장 속의 지니"되기 작전은 잘 이루어지려나?^^
  

ps. 평소 재미있는 메이플 스토리 같은 만화책만 좋아하던 아이라서 이 책을 읽어보라고 건네줄때만 해도 안 볼 줄 알았다. 아빠 참고 서적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아빠가 안 보는 사이 어느 새 보았는지 자기도 여행일기랑 만화일기 써야겠다고 한다. 책의 부드러운 그림체와 지니와 함께하는 이야기 진행이 아이에게 흥미를 주었나 보다. 이제 아이의 일기쓰는 것이 좀더 나아지려나 하는 기대가 들었다^^ 그런데... 읽다가 접어논 페이지를 보니 주장일기이다. "아빠한테 이러이러해서 용돈달라고 해야겠다"하는 부분. 이제 좀 컸다고 용돈달라고 하려나?^^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12

댓글쓰기
  • 깽Ol

    전...일기쓰는거 아주 좋아했었던 기억이...ㅋㅋ 그때만 해도 담임선생님이 일기검사를 하시면 항상 제 일기를 아이들에게 읽어주곤 하셨거든요....잘썼다고 ㅡ_ㅡv 물론 초등시절이지요....푸헷~ㅋ 그러고도 방학 때는 막바지에 한꺼번에 몰아쓴다고 고생 꽤나 했었네요..ㅋㅋ
    예나 지금이나 일기쓰기는 아이들의 공공의 적인가봐요^^ 추천~!

    2011.01.30 15:3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어릴 적 일기를 잘 쓰셔서 지금도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나봐요^^ 저도 막판에 일기를 몰아쓰던 기억이 있는데 요 녀석은 그런 긴장감이 없어요^^;;

      2011.01.31 23:37
  • 파워블로그 waterelf

    1. 지금은 싸이나 트위터가 일기를 대신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그래도 아날로그식 일기가 가지는 맛은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2. 딸아이도 내일이 개학이라서 조금 전에 밀린 일기를 다쓰고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데, 학생일때 숙제로서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것은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3. 캡(cap)님의 일기장 속의 지니 되기 작전이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2011.01.30 21:1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디지털 보다는 아날로그가 정감이 많이 가죠. 예쁜 다이어리를 보면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사고 나면 별로 쓰지는 않고. 아이가 일기를 잘 쓰게 되기를 바랍니다^^

      2011.01.31 23:37
  • 아름다운그녀

    우리 아들도 일기 쓰기 정말 싫어한답니다. 아주 힘들어 해요. ^^ 그림체가 예쁘고 아기자기하군요. 방학 숙제로 일기가 필수로 들어가 있는데 이 책 읽으면 도움 받겠네요. ^^

    2011.01.31 20:3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그림이 참 맘에 들더라구요. 부드럽고. 좀 일찍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2011.01.31 23:38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