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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전설

[영화] 바람의 전설

개봉일 : 2004년 04월

박정우

한국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2004제작 / 20040409 개봉

출연 : 박솔미,김수로,이성재

내용 평점 4점


지난 주 우연히 EBS를 보는데 "바람의 전설"이 나오더군요. 전에 아내량 극장에서 영화를 봤던 것 같은데 EBS에 나올 정도면 굉장히 오래되었단 이야기인데... 그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군요. 바람의 전설 하니 성석제 작가의 소설이 떠올라 몇 자 적어봅니다^^



성석제 님의 소설

성석제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습니다. 그 입담이 장난 아니지요. 영화 "바람의 전설"은 성석제 작가의 소설집 "홀림- 1999년 작, 문학과 지성사" 중 "소설쓰는인간"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홀림"에는 "꽃 피우는 시간"이라 해서 노름하는 인간에 대해서 나오고 "소설 쓰는 인간"에서는 일명 "제비"라 불리는 자칭 예술가의 춤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름 전문적인 분야지요. 전에 소설에서도 그랬지만 성석제 작가의 소설에서는 "각주"가 등장합니다. "소설 쓰는 인간"에서는 "각주"를 사용해서 춤에 대한 지식을 알려줌과 동시에 - 설령 그 각주 내용이 거짓이라 해도- 뭔가 전문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홀림"을 보니 1999년에 나왔군요. 제가 한창 대학다니면서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고민과는 상관없이 성석제 작가의 입담에 빠져 지하철로 학교를 오고 갈 때마다 풀무질에서 성석제 님의 책을 사서 열심히 읽던 때입니다.

영화 바람의 전설

영화 바람의 전설은 2004년에 나왔습니다. 배우 이성재가 심은하와 "미술관 옆 동물원"을 찍을 때 나름 신선한 배우의 모습이였고 이번 영화에서도 연기를 하기 위해서 춤 연습을 많이 했다고 들었습니다. 얼마 전 "나탈리"라는 영화를 찍었을때 그 영화에는 제법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쩐지 좀 안타깝기도 하더군요. 남이 힘들게 만든 영화를 이래저래 평하는 것도 좀 미안한 일이지만...
어쨌든 영화에서는 이성재 씨가 풍식이란 이름으로 춤에 빠져 사는 자칭 예술가로, 박솔미 씨가 연화역으로 이런 춤꾼, 속칭 제비를 수사하는 여형사로 등장합니다. 김수로 씨가 풍식에게 춤을 알게 한 제비 역으로 나오지요.
하나 더... daum에서 검색하다보니 관객 영화평에 김병춘이란 배우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 있더군요. 바람의 전설에 보면 이성재가 분한 그 자칭 예술가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춤을 배우러 다니는 모습이 나옵니다. 김병춘 씨가 그 춤 선생들의 역을 1인 다역으로 했다는 군요. 이분에 대해서 검색해보면 인상깊은 기사 하나가 나옵니다. 한번 읽어보시길...
풍식에게 춤을 가르쳐 준 사람들은 잘 나가는 사람들이 아니었지요. 가난하고 못사는 사람들이었는데 어쩌면 그때 당시 춤꾼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요즘은 춤을 잘 추는 사람들도 미디어에 등장해서 자신의 솜씨를 뽐내기도 하고 예전 무한도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 평가가 달라지는 추세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유흥가에서 춤을 추는 사람을 곱게 보지는 않지요.

[풍식(이성재 분)이 춤을 배우기 위해서 전국 유랑을 하는데 처음 만난 선생님입니다. 뒤에 지팡이 짚고 앉아계신 노인분, 지팡이 짚고 힘들게 걷다가도 춤을 출때면 훨훨 날아다니는 괴력을 보여주지요. 결국 춤을 추다 운명하시고 맙니다. 생각해보니 등대 아래에 노숙하던 춤 선생님도 풍식에게 춤을 가르쳐 주던 중 등대 옆 바다에 노상방뇨 하시다가 물에 빠지시는 안타까움을 던져주시지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



[ 비나오나 눈이 오나 가리지 않고 열심히 춤을 배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열정이 있어야지 진정한 춤꾼이 되겠지만 집에서 인형 눈알 끼우고 있는 집사람과 아이는... 불쌍하지요. 나중엔 그 춤 때문에 잘 살게 되지만...]


 

운명 같은 스텝

영화에서는 풍식이 연화에게 그동안 춤을 배운 이야기를 하면서 첫 춤을 시작할때의 순간을 이렇게 말합니다. 머리가 살짝 날리는 바람 부는 효과가 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말이죠.

"운명이었죠. 첫 스텝을 내딛는 순간 전율 같은게 온몸을 휘감고 돌면서
그때까지 춤을 모르고 산 게 너무 억울해서, 전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고 말았습니다"

"소설 쓰는 인간"에서는
 
"처음 스텝을 밟는 순간부터 전기가 온몸을 지나가는 것 같더라. 왜 진작에 춤을 몰랐는지, 그때까지 춤을 모르고 산 게 억울해서 한숨이 다 나왔다" - 소설쓰는 인간, 95p-

이렇게 그 순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비해서는 간단한 서술이지요.
타고난 체질일까요? 풍식은 그때부터 정말 열정적으로 춤을 배우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속칭 카바레에 등장해서 춤으로 뭇 여성들, 누님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하지요. 그 과정이나 묘사도 제법 코믹합니다. 능청스럽게 서술해가는 성석제 작가의 소설이 그 분량이 짧기는 하지만 더 재미있을 수도 있겠네요. 암튼 밤을 보낸 그 "누님"이 풍식에게 "이 바보!"하면서 베게를 던질 때는 "풋"하는 웃음이 나올 법 하지요. 예전 70년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달까요.

소설이 영화로 되었을 때

나는 세상에 잘못 알려진 우리의 세계를 바로 알리고 싶다. - 소설 쓰는 인간, 91p-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 뒤로 능청스럽게 속칭 제비의, 자칭 예술가의 한 생을 그려나가지요.

대체로 소설이 영화로 되었을 때,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책을 먼저 읽었다면 재미가 없다고 합니다. 책에 등장하는 상세한 내용, 책에서 상상했던 것이 실사로 표현되었을때의 약간의 부족함 등등의 이유겠지요. 간혹 영화가 더 재미있을때도 있지만...
"바람의 전설"은 "소설 쓰는 인간"에 비해서 더 세부적으로 묘사가 되었습니다. "소설 쓰는 인간"은 성석제 님의 소설집 "홀림"에서 분량도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소설과 많이 달라졌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뭐 어쨌든 열성적으로 추천해 줄 정도의 영화는 아니지만 소설을 생각하면서 그런대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영화가 아니었나 싶네요. 이 영화가 벌써 EBS에 등장하다니... 저도 나이가 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씁쓸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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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꽃들에게희망을

    전 춤꾼 이야기 하면 '서울의 달'에서 한석규씨나, 김용건씨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김용건씨는 퇴기같은 한물간 제비지만 그럼에도 춤판을 떠나지 못하고. 한석규씨는 부나비처럼 돈을 좇는 제비로..이 작품의 춤꾼 이미지하고는 정반대지요.춤꾼의 정면이 아닌 뒷모습을 보는 듯 했어요.^^

    2011.03.31 00:5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소설보다 영화가 더 섬세하게 묘사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춤에 대한 생각도 변하고 있지요^^

      2011.03.31 22:42
  • 미리내별

    성석제씨의 해학과 입담을 좋아하는데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네요.

    2011.04.05 23:0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영화가 좀더 자세하게, 재미있게 보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소설은 분량이 적은 단편이거든요. 그래도 성석제 님 소설 재미있지요^^

      2011.05.01 18:38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