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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영화] 고지전

개봉일 : 2011년 07월

장훈

한국 / 전쟁,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2011제작 / 20110720 개봉

출연 : 신하균,고수

내용 평점 5점

주말낀 4일 휴가이지만 그래도 휴가기간에 그분과 영화 한번도 안본다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서 아이를 재우고 12시에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왜 이런 날일수록 아이는 잘 자지도 않고^^;; 아이 재우는 역할부터 표 예매도 내가 다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일단 일 끝내고 차 몰고 나가서 밖에 있는 그분을 태우고 영화관에 갔습니다. 평일 12시라 그런지 영화관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더군요.

누군가 저에게 전쟁영화를 너무 좋아한답니다. 폭력적인 성격이 나타난 것 이라나... 그렇지만 전쟁 영화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보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예전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영화들이 많은 인기를 얻었지요. 외국 전쟁영화도 마찬가지구요. 아마도 전쟁이란 극한 상황속에서 우리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주어서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쟁을 배경으로 그속에서 나오는 감동은 대체로 고정적입니다. 힘든 싸움 속에서 꽃피는 전우애, 전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인간성의 상실, 이산 가족의 아픔, 어쩔 수 없이 적이 되는 아픔, 적도 나와 같다는 고뇌, 폐허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등등 전쟁영화에서 느끼는 감동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고지전은 그런 면에서 좀 특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뺏고 뺏으려는 그 고지 위에 만든 벙커 안에서 오고가는 남과 북의 술, 식량 등의 물건들과 편지들, 어찌 생각하면 그 부분만 보고 전쟁속에서도 남과 북이 한민족이라는 점을 그려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쉽게 들지만 그런 것으로만 단정하기에는 영화가 다소 복잡합니다.
강은표 중위는(신하균) 방첩대에서 근무하면서 휴전회담장에서 입바른 말 하다가 걸려서 동부전선으로 가게 됩니다. 물론 동부전선에서도 북과 내통하는 사람들을 잡아내는 것이 주 임무긴 하지만 일단 전선에 간 이상 전투에 참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같이 간 신임 중대장은 잘못된 지휘관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무능력하면서 권위만 앞세우는 그런 모습이지요.
반면에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이병에서 대위까지 진급한 신영일 대위(이제훈 역)는 대단한 사람이지요. 신 대위는 전쟁터에서 전우의 수류탄을 믿고 앞으로 뛰어들 줄도 알고 부하들을 사지에서 구해내오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강 중위의 친구인 김수혁 중위(고수)도 중대의 실질적인 리더나 마찬가지지요. 전투하는 능력이 탁월하여 전쟁 초기 강은표 소위에 함께 북한군에 잡혔다 풀려난, "어리버리들"중 하나인 김수혁 이병의 모습이 아닙니다.


[전쟁 중에 너저분하게 생활할 텐데도 등장인물들이 다 멋있게 보입니다. 멀리 전쟁의 모습이 살짝 보이는 군요]

강은표 중위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애록고지를 둘러싸고 싸우던 악어 중대의 김수혁 중위를 비롯한 사람들의 비밀스런 움직임을 알게 됩니다. 포항 전투에서 경험한 그들의 악몽 같은 경험도 알게 되지요. 그리고 그렇게 자기도 전투를 겪어가면서 살아남습니다.
인상적인 장면이 많지만 "2초"가 자기 임무 - 저격해서 국군을 죽이는 - 를 마치고 걸어가면서 강 중위가 준 초콜릿을 먹으며 걷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애록고지를 다시 점령한 북한군 중대장과 "2초"를 비롯한 북한군이 모여서 벙커안에서 국군이 남겨놓은 것들을 먹습니다. 그때 "2초"가 전에 벙커안 비밀장소를 통해 색안경을 준 국군을 죽이고 왔다고 말하지요. "게네들도 우리 많이 죽였어" 그렇게 중대장이 답합니다. 대치하고 있는 상태에서 단순히 남과 북의 민족애 같은 것이 등장할 것 같은 벙커 안의 모습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고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네도 우리 많이 죽였어"하면서 "게네들"이 남겨준 것들을 얻어먹는 모습들이 상당히 역설적으로 보이지요.

휴전회담이 성사되고 북한군 중대장 일행이 국군 앞을 총쏘지 않고 지나갔지만 연대장이 들고 온, 22시까지는 전투를 해야한다는 휴전회담 부칙은 또다시 중대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마지막 전투 전, 신영일 대위가 외치는 악어중대 이야기는 감동적이긴 하지만 젊은 배우여서 그런지 힘이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리가 다쳤으면서도 전우와 전투를 함께 하는 오기영(류승수)의 모습에서는 전우애를 앞세우는 전쟁 영화의 전형적인 감동을 보여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마지막에 강은표 중위만 남아 시체로 쌓인 애록고지를 터덜터덜 걸아가는 음침한 고지의 모습은 관객에게 허무함을 던져줍니다. 강은표 중위는 예전에 김수혁과 함께 자신을 놓아주며 일주일 안에 전쟁이 끝난다고 큰 소리 쳤던 북한군 중대장에게 왜 전쟁을 하는 건지에 대해서 묻습니다.

"내래... 확실히 알고 있었는데... 근데... 너무 오래되서.. 잊어버렸어..."

허무한 중대장의 대답입니다. 목적을 상실한 전쟁과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기만 하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전투.
항상 그렇지만 고창석 님, 류승수 님 등 조연들의 역할은 영화가 너무 싱겁지 않게 조미료를 쳐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이런 조연배우들이 없으면 영화의 재미가 뚝 떨어질 만큼 이제는 주연의 역할보다도 더 비중이 커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전쟁 영화의 전형적인 감동을 따르지 않는 역설적인 모습에서 기존의 전쟁영화와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네요. "고지전"이라는 제목만 봤을 때는 전형적인 전쟁 영화가 아닌가 싶었는데, 영화관을 나오면서 여운을 짙게 남기는 영화 였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그분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 영화 괜찮다"혹은 "영 아니다"이런 반응이 아니라 "고수 너무 잘생겼어"하는 반응이 나올까요? 남자배우가 잘 생겼다는 말에는 저도 공감은 하지만... 옆에서 듣는 사람도 좀 뻘 쭘해지고 왠지 운전하면서 급정거라도 한번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을 들게 만들까요?^^;;; 같이 본 영화를 같이 좋다고 생각하고 영화 내용에 대해서도 좀 진지하게 이야기 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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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철학소녀

    저도 전형적인 전쟁 영화가 아닐까 했는데 님처럼 여운을 남기는 그런 영화 였습니다
    잘읽고 갑니다 ~

    2011.08.07 16:0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제목만 봐서는 전형적인 전쟁영화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튼 이런저런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2011.08.07 23:24
  • 스타블로거 자스민

    보고 싶어지네요. 그 분은 영화를 정말 특별하게 보셨기 때문에 좀 다른 이야기를 건네신 게 아닐까요?ㅎㅎ

    2011.08.07 21:4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그럴수도 있겠네요^^;;

      2011.08.07 23:24
  • 아름다운그녀

    오세훈이 서울 시장 출마했을 때 잘 생겨서 뽑을 거라는 미친(!) 아줌마들 보면서 반쯤 넋이 나가서 망연자실했던 제 상태가 생각나네요. 우리나라 정치 수준이 그 정도라는 생각에 한심한 생각에... 우리나라 사람들 인물 너무 봅니다.. 배우들에게도 가혹할 정도로.. 연기도 잘 하고 얼굴도 잘 생기고 예쁘면 금상첨화겠지만... 암튼 고지전 보신 것 무진장 부럽습니다. 아주 바빠 죽겠어요...

    2011.08.12 23:4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일이 많으신가 보네요. 저는 이 영화 00시10분부터 봤습니다. 영화 끝나니 거의 3시던데요. 무지 졸리더군요^^;; 그래도 요즘은 예전보다는 쪼금 여유가 있습니다. 예쁘고 잘생기고 연기 잘하면 참 좋겠죠. 그치만 그런 사람들만 있어도 재미는 없을 듯 합니다. 바쁠수록 건강 잘 챙기시구요^^

      2011.08.13 12:08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