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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영화] 건축학개론

개봉일 : 2012년 03월

이용주

한국 / 로맨스,멜로 / 12세이상관람가

2012제작 / 20120322 개봉

출연 : 엄태웅,한가인,이제훈,배수지

내용 평점 4점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포스터 문구가 세 종류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15년 후 그(그녀)는 기억하고 있을까

어쩌면 사랑할 수 있을까

 

포스터 문구가 참 가슴에 와 닿습니다. 첫사랑이랑 누구에게나 다 있는 기억이겠지요. 아마도 진정한 첫사랑이라면 함부로 쉽게 다른 사람한테 꺼내놓지 못할 듯 합니다.

음대에 다니는 서연과 건축학과에 다니는 승민. 아마도 서연이 같은 동아리 선배에게 마음이 끌려 건축학개론을 듣지 않았다면, 혹은 둘이 정릉에 같이 살아서 정릉가는 버스에 같이 타지 않았다면 결코 닿지 못할 인연이었지요. 그렇게 인연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는 모양입니다.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체는 CD 플레이어와 전람회의 노래, 승민의 모형 집입니다. 그것들이 중간중간 등장하면서 첫사랑의 기억을 연결해주는 소품으로 등장합니다. 이어질듯하면서 어긋나는 두 사람 사이에서 적어도 두 사람이 서로 사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개체가 되지요.

어찌되었든 둘은 친한 친구처럼 지내면서도 둘이 걸어가면서 장난치던 기차길처럼 사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평행하게 지나갑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그 간이 정거장에서 - 시골에서 볼 수 있는 그 정거장이 참 정겹습니다 -  "멀리 가 있어.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가진 말고" 라고 말하던 서연의 말처럼 두 사람 사이는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쩌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철길 같은 거리가 두 사람 사이에 더 자연스러울지 모르겠습니다. 첫사랑은 흔히들 이루어지지 못해서 첫사랑이라 하더군요.

 

 

15년 전 그(그녀)를 다시 만나다

 

 

15년이란 숫자가 와 닿네요. 저도 그때 그 시절로부터 벌써 15년이 지났습니다. 생각해보니 영화의 배경이 딱 저와 우리 그분 나이대에 맞아 떨어지네요.

영화 속에서 전람회의 음악이 나옵니다. 건물 옥상위에서 CDP로 음악을 들으면서 서연이 승민의 귀에 이어폰 한쪽을 꽂아주지요. 이어폰을 나눈다는 것은, 그래서 음악을 같이 듣는 다는 것은 묘한 느낌을 줍니다. 이어폰 줄을 같이 나눌려면 아무래도 두 사람의 거리가 좀 더 가까워질 수 밖에 없겠죠. 그순간만큼은 어색하지만 음악을 듣는 그 순간만큼은 서로에게 더 가까워집니다.

15년 전 전람회의 노래를 들으며 어느 길거리에서 흥얼거리고 다녔을 제 자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기억의 습작"도 괜찮았지만 술 한 잔 들어가면 "취중진담"을 부르는 것도 좋았지요. 그때는 사랑하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많았지만 사랑한다는 건 쉽지 않았으니까요. 술 기운에 노래 흥얼거리며 그 마음을 달랠 적이 있었을 법 합니다. 생각해보니 지하철에서 CD플레이어로 이어폰을 나누던 기억도 있군요. 그때는 무슨 음악이었을지...^^;

 

중간에 등장한 오래된 브라운관의 모니터와 파란 화면 속에서 채팅하는 그 모습, 딱 15년 전 통신세대의 모습입니다. 펜티엄급 컴퓨터를 갖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었는데요. 통신에서 채팅을 통해서 누구처럼^^; 많은 사람들이 만나기도 했었지요. 아직은 통신상의 채팅이 그렇게 오염되지 않았을 무렵이기도 합니다.

재수를 하는 납뜩이(조정석 븐)의 연기도 재미있습니다. 대사가 15년 전의 그때를 떠올리게 하며 재미를 줍니다. 전체적으로 밋밋해 보이는 영화속에서 그나마 조연 배우의 양념치는 대사와 연기가 살짝 웃게 만듭니다. 15년 전 승민(이제훈 분)은 약간 얼빵해 보이는 모습으로 좋게 말하면 순수해보이는 대학초년생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서연(배수지 분)을 잡지 못했겠죠.

 


[어느 한 곳을 쳐다보는 두 사람. 아마도 첫 만남이 어색해서 그랬겠죠.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있기에는 아직 어색한 두 사람.../ 고지전에서 강인한 모습의 어린 중대장 역할을 하던 이제훈이란 배우가 여기에서는 본 모습을 찾은 듯 합니다]


 

[15년 후에 만난 두 사람입니다. 어느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쳐다보고 있죠. 여자와 남자는 첫사랑의 기억이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월이 흘러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여고생이었던 한가인이란 배우가 이제는 이혼녀로 영화에 나왔네요. 그래도 한쪽으로 흘러내린 머리가 포인트인 얼굴 모습이 참 매력적입니다]

 

 

어쩌면 사랑할 수 있을까

 

15년 후의 서연은 집을 다시 만들어달라고 승민을 찾아옵니다. 15년 전의 약속이 떠올랐는지도 모릅니다. 서연은 넥타이를 고릅니다. 그리고 승민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아버지를 갖다 주지요. 어쩌면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5년 전처럼 이어지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기차길 선로처럼 평행선을 그으며 자연스럽게 나아갑니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한가인 시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쌍욕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한가인의 입에서 나오는 모습은 정말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죠. 영화 속 승민은 약혼녀와 갈등을 겪으면서도 서연의 집을 끝까지 지어주기를 고집하지요.

집은 참 멋있게 지어집니다. 누구라도 그런 집에 산다면 참 멋질 듯 싶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넓은 창, 잔디가 앞에 깔려있는 이층 방. 그 집에서 서연은 오래전 첫눈 내리는 날 만나기로 약속 했던 빈집에 놓고 온 CD플레이어와 전람회의 음악CD를 택배로 받습니다. 15년 전 눈 내리던 날 승민이 그곳에 갔었다는 이야기였을테고 아마도 이제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남기자는 승민의 무언의 의사표시였는지도 모릅니다. 그 택배 상자에는 아무런 메시지도 없었으니까요.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약혼이 파혼나는 것을 본다면 요즘 막장 드라마를 따라가는 듯 해서 영화에 역효과가 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남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영화가 썩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제 15년 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는 점이 영화의 재미랄까요? 15년 전 그때 영화 속 승민이처럼 밋밋하게 지냈던 듯 합니다. 그나저나 ... "이제훈 참 멋있다!"는 말이 제 귓가에 들립니다. 같이 본 영화평이 왜 맨날 이런 식인지... 저도 "한가인 참 예쁘다"고 말하려다가 참았습니다. 후환이 좀 두려웠거든요^^;;

 

어찌되었든 영화 자체로는 그리 큰 만족을 못 느꼈지만 15년 전의 기억을 떠올려주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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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꽃들에게희망을

    첫사랑은 추억속에 묻어두자는 쪽이라, 첫사랑이 저렇게 현실 속으로 들어오면 아름다울 것 같지 않더라구요.^^

    2012.04.02 00:1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첫사랑은 추억 속에 있는 게 아름답겠죠. 15년 후에 다시 만난다면 아무래도 예전 그때 기억처럼 남아있지는 않을 듯 합니다.

      2012.04.02 15:59
  • 파워블로그 파란자전거

    안그래도 이 영화 볼까말까? 화차 볼까 생각중입니다. 한가인 참 예쁘지 않나요?? 누구나 공감할 소재고 좋은 배우들인데 잘 어우러지지 않았나 봅니다, 잘 봤습니다^^

    2012.04.02 10:3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그때 골든벨에 출연하면서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예전 모습하고 크게 다르지도 않고 정말 예쁜 모습이지요. 배우들하고 소재는 잘 어우러진 느낌인데 영화 자체가 큰 재미를 주는 종류의 것은 아니었던 듯 싶습니다. 관객에 따라서는 호평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2012.04.02 16:01
  • 파워블로그 블루

    이 영화의 화면이 너무 좋았어요.
    우리를 추억속에 젖게 하는 영화.
    아련한 첫사랑을 떠올리며 그시절의 우리의 모습들을 영화속 화면에서 보고 있었죠.
    풋풋한 그 시절이 참 좋았는데요.
    이 영화속 납뜩이가 요즘 드라마에 나오더군요.
    인물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

    2012.04.03 17:1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요즘 텔레비전을 통 못 봐서.. 납뜩이 재미있던 데 함 찾아봐야겠네요. 예전 추억을 되살려주는 의미에서 괜찮은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영화관에 교복 입은 아이들도 보이던데 그런 재미가 있었을지... 어떤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네요^^;;

      2012.04.03 21:39
    • 파워블로그 블루

      이 영화 내일 오전에 조조로 다시 보러갑니다.
      두번 보면 더 재미있을까요?
      아님 그냥 덤덤할까요? ^^

      2012.04.11 00:04
    • 스타블로거

      다시 보면... 사람에 따라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예전 기억이 나서 나름대로 괜찮게 보기도 했고 그런 기억이 없었다면 좀 밋밋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추억이 있으시다면 많이 두번이든 세번이든 재미있겠지요. 나름 감동도 있을 테구요^^ 조조로 보신다 하니 영화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모양이네요^^

      2012.04.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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