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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학원에서 왔습니다

 

학교 끝나고 학원을 돌다보면 피곤할 법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힘들게 야근하면서 벌어온 돈 학원비로 넣어줘도 수행평가 보면 반도 못맞는 모습에 열이 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누굴 닮아서 그런건지..."라든지 "나 어릴 적에는 안 그랬는데..." 등등의 말들이 머리속을 맴돕니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찬찬히 가야하는데 그러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부모는 자기 자식을 가르치기 어렵습니다. 열 받거든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는 객관적이 되기 어렵습니다. 항상 주관적이지요. 그래서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병원에 다녀옵니다.

 

코를 훌쩍 거려서 병원에 다녀옵니다. 전에 종종 다니던 이비인후과입니다. 병원에서 가만히 있으면 좋으련만 코에 집어 넣는 기계 앞에서 기침을 해 댑니다.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코가 좋지 않습니다. 많이 훌쩍거렸던지 코 아래가 붉게 보입니다. 물로 씻거나 화장지로 닦으라고 해도 손으로 쓰윽 닦아버립니다. 거친 겉옷에 스치다보면 코 아래가 헐겠지요. 자꾸 말을 해주어도 안듣고 약 먹는 것도 챙겨주지 않으면 잊어먹고 그럽니다. 참 손이 많이 가는 아이입니다. 날은 빨리 어두워지고 추워집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레고를 좋아합니다.

 

아빠한테 와서 맨날 하는 말이 레고 이야기입니다. 레고 만들고 마트에 가면 장난감 코너 가서 새로나온 레고 시리즈 보고 컴퓨터로 레고 동영상을 보는 것이 일입니다. 탁자에 마주보고 앉아있다다 문득문득 던지는 말도 레고 이야기입니다. 가뜩이나 공부할 것이 많아 머리 아픈데 뜬금없이 장난감 이야기만 해대니 짜증이 몰려오지만 살짝 참고 한번 들어줍니다.

"아빠, 레고 홈페이지가면 정보를 많이 캘 수 있다" 라고 또 한 마디 합니다. 그래서 장난기가 살짝 생긴 아빠가 한 마디 합니다.

"뭘로 캐는 데? 삽으로?" ^^;;;

그냥 씨익~ 웃습니다. 많이 컸군요. 썰렁한 개그를 받아 넘길 줄도 알고.

진지하게 답을 합니다.

"로그인 하면 돼" 그렇겠지요.

 

저녁 밥을 준비합니다.

 

아빠표 볶음밥을 준비합니다. 식은 밥이 있길래 오늘 저녁은 볶음밥을 먹기로 합니다. 일단 냉장고의 재료를 찾아봅니다. 맥가이버가 이런저런 도구를 찾듯이 뭐 먹을게 없나 하고 냉장고를 뒤져봅니다. 저번에 먹다 만 듯한 햄 조각, 두 개짜리 포장 묶음으로 파는 피망이 한 개 보입니다. 햄 조각을 자르고 익은 김치를 꺼내 잘게 자르고 피망도 자릅니다. 도마 위에서 싹둑싹둑 최대한 아이가 잘 먹게 잘게 자릅니다. 그리고 있는대로 프라이팬에 쏟아붓습니다. 식용유와 어우러져 냄새가 제법 구수합니다. 거기에 식은밥을 때려넣고 볶음밥을 만듭니다. 전에 조언을 들었던 대로 굴 소스를 살짝 뿌려줍니다. 중간에 맛도 안보고 그냥 볶아버립니다. 냄새는 제법 좋습니다.

"어때? 맛있어?" 맛 없다고 하면 일단 한 대 쥐어박고 시작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맛있다고 합니다. 같이 탁자에 마주 앉아 밑반찬 몇 개를 꺼내놓고 먹습니다. 그래도 먹으니 다행입니다. 힘들게 재료사다가 볶아주었는데 잘 안먹으면 속에서 열불이 확 나거든요.

 

머털도사를 보면서 아주 화통하게 웃습니다. 아빠 책 볼게 많은데 일단 자리를 피해줍니다. 아이 텔레비전 보는 동안 인터넷을 쳐다봅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는군요. 가을이 온 것 같지도 않고 지나가버리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낼은 또 새벽같이 출근해야하는데 직장이 멀어 일찍 나가려면 춥고 배고프고 졸립니다. 휴~~ 쉬고 싶습니다. 일찍 자야겠네요.

 

내부 승진 시험이 있어서 글도 못 올리고 바빴습니다. 이제 끝나갑니다.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스트레스만 잔뜩 받고 막상 책은 잘 보지도 못하는군요. 아빠랑 아들이랑 나란히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꿈꾸었는데 녀석은 텔레비전 만화만 보고 책도 만화책만 보고 웃음도 화통하게 크게 웃으니 방해가 됩니다. 그래도 뭐... 어쩌겠습니까. 그냥 한 살이라도 더 먹은 어른이 참아야겠지요. 홀홀~~

 

 

 

이렇게 단풍이 들고 햇빛이 비치던 가을이 있었는데 오늘 새벽 야근 끝날 무렵은 정말 춥더군요. 덜덜덜~~ 이제는 가을의 끝자락을 과감히 놓아버리고 겨울을 맞이해야겠습니다. 다들 건강하게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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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파란토끼13호

    ㅋㅋㅋ 캡님의 일상이 그려지는군요.저희 애들도 한때 레고에 푹 빠져 있었어요.두 아들놈이 쏟아놓고 만드는것 보면 신기하더라구요.

    2012.11.21 21:1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아이들을 보면 남자아이들 여자아이들 좋아하는 것이 나뉘는데 그것이 세대에 따라 다르지 않고 비슷한 것이 신기하더군요. 아이가 요즘 노는 것 보면 저 어릴 적에 좋아하는 것 따라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2012.11.25 10:29
  • 파워블로그 waterelf

    승진시험을 앞두고 계셨군요. 노력하신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2012.11.21 21:5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괜히 시험 이야기 적었나봐요. 어쨌든 좋은 결과가 있어야지요^^

      2012.11.25 10:29
  • indiaman

    좋은 결과있기를 바랍니다. 아들과 함께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군요.^i^

    2012.11.21 22:57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아이라고 해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부모의 기대치라는 것이 있는데 요놈은 그걸 너무 무너뜨려서 좀 걱정이랍니다^^;;

      2012.11.25 10:30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