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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도서]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셸런버거 저/노정태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나는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책을 쓰게 된 계기로 등장하는,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이라는 환경단체의 과장된 이름을 이 책을 읽으며 처음 들어봤다. Rebellion은 저항이라기보다 반대, 반란에 보다 가까울 뉘앙스인데 그러한 환경주의는 말하자면 멸종/멸망을 충분히 발생가능한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류와 지구가 멸종과 멸망에 이르렀다고? 놀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게 걱정할 때가 되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쪽도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멸종이 닥쳐온다는 운동과는 정반대로, 기후변화 자체는 과장이 아니며 리얼하지만 종말론적 환경주의를 경계하며, 이제 충분하다는 염증 또한 내비치는 논조이다. 나는 스크리브드라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통해 이 책의 영어 원서를 먼저 읽었는데, 500페이지가 넘는 이 꽤 방대한 책을 페이지터너로 만들어주는 것은 작가의 유머 감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3장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의 원제는 'Enough with the Plastic Straws'로 일회용품중에서도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만 집중적으로 문제삼는 트렌드를 꼬집었다. 제발 플라스틱 빨대 얘기 따위는 이제 충분하다고 거의 한숨을 쉬는 어투이다. 7장 ‘고기를 먹으면서 환경을 지키는 법’의 원제인 'Have Your Steak and Eat It, Too'는 케이크를 먹지 않고 갖고만 있으면서 케이크를 먹을 수는 없다는 관용구를 비틀었다. 제목만 보면 육식이 반(反) 환경주의적이라는 의식 또한 없다. 스테이크도 먹지 말아야 한단 생각 말고 그냥 먹어라,에 가까울 것 같다. ‘석유가 고래를 춤추게 한다’로 번역된 6장의 제목도 콕 꼬집어 고래를 살린 건 ‘그린피스가 아니다Greed Saved the Whales, Not Greenpeace’고 쓰고 있다. 장 제목들만 봐도 직설적이고, 환경단체들을 비롯 누군가의 적이 되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호전적인 인상이다. 이런 코멘트를 보며 일부 독자는 환경운동가라면서, 그린피스의 공로를 폄하하다니 혼란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동시대의 환경주의/환경운동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멸망이 닥친다는 (저자의 말에 따르면 alarmism(겁주기)적인) 급진적 환경주의부터 다양한 스탠스가 존재한다. 환경주의와는 다른 이즘이지만 페미니즘에서도 세부의 갈래와 스탠스에 따라 전혀 다른 주장과 갈등이 있듯, 정치적으로 진보인지 보수인지부터 적을 둔 나라까지 다양하다. ‘환경주의는 일종의 세속 종교’가 되었다는 저자의 말은 무엇인가 급박한 환경주의적으로 보이기만 한다면 종교적인 지지를 받기 쉬운 세태를 풍자하며, 어디까지 급진적인 환경보호주의가 가능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환경 문제의 해석은 무엇 하나 단순하지 않다. 무엇이 팩트인가 따지기 이전에 그 팩트가 어떻게 팩트로 증명되는지가 벌써 논쟁적이다. 환경을 다루는 tv 채널에서도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한다면 영영 끝날 것 같지 않을 정도이다. 저자의 스탠스를 거칠게 요약하자면 모든 것에는 비용과 경제의 문제가 있으며 환경적인 선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로는 동시대의 경제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는 결론이 될 것 같다. 가령 아마존 삼림 보호를 명목삼지만 환경주의적인 결정이 각국의 보호무역에 이용되는 국제정치 (특히 나무를 심으면 아마존 걱정을 하기 전에 자신의 나라에나 심으라는 브라질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하는 데에도 여러 스탠스가 있다), 원자력의 대안인 태양광에도 설득력이 있지만 비용이 비싸므로 개발도상국에서는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예도 현실성 있는 환경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일본대지진 이후로 세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가 된 원자력발전의 문제 등, 모든 면에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독자는 드물지도 모른다. 하지만 멸망이 닥친 것이나 다름없다는 환경주의가 있다면 그에 대한 반박도 존재함은 당연하다. 현재 그만큼 넓은 환경주의 안에서 어떤 담론들이 나왔는지 현주소를 짚어준다는 점에서 일독할 책이다.

 

#예스24X문화일보 #국민서평프로젝트 #읽고쓰는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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