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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그리고 소나기

[도서] 소나기 그리고 소나기

황순원 등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얼마 전 텀블벅 펀딩으로 알게 된 명작 스마트 소설 해외 작가선을 읽었다. 몰랐던 카프카의 단편을 읽으며 좋았던 시간, 이번엔 국내 작가선이 담긴 책을 선물받았다. 제목만 봐도 애틋해지는 황순원의 소나기다. 그런데 연거푸 두 번씩이나 내린다. 소나기가.

 

소나기는 황순원의 것만이 아니었을까. 야트막한 개울 냇가에 긴 징검다리에서, 수숫단 속에서 손을 어깨를 스치며 한껏 설레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변주되어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 쏟아지니 읽는 재미에 당최 숨이 가빠져 쉬엄쉬엄 읽어야 할 판이다.

 

구효서의 이야기 속, 후포의 양산 소녀 아니 여인의 직선에 가까운 성격은 맑은 날 조심스레 내리는 여우비와는 어울리진 않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 발그레 지게 훅 들어는 게 너무 설렘 하지 않은가.

 


 

 

"소년들은 성인의 문턱에서 맨 처음 비극의 세계를 조우하는지 모른다. 비극은 끝장을 보는 이야기이며 완성된 세계다. 비극의 정화력은 얼마나 강렬한가. (…) 희극의 세계를 발견하고서야 소년들은 비로소 어른이 된다." 81, 소나기 증후군

 

소나기는 소년들이 첫사랑에 입문함과 동시에 죽음이라는 비극에 입문하는 것, 이라는 작가 전성태의 통찰은 적확하다. 나는 소년에서 어떤 연유로 어른이 되었는지 모른다. 비극이 있었던가. 사랑의 문턱이었던 간질간질한 고교 시절 연애사에서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 철퇴처럼 내려진 절교가 비극이었을까. 그리고 역시 눈 내리는 어스름한 저녁, 마음에 담아둔 소녀를 뒤쫓아 내달리는 마음 고백에 소녀는 그날 눈 사이로 떠있던 달만큼이나 놀란 눈을 하고 도망치다 엉덩방아를 찧던 일이 희극일까. 한데 나는 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눈이 오면 어떨까.

 

이 책은 소나기는 가뜩이나 폭포처럼 쏟아지는데 어쩜 이리 묘사들까지 화려한지. 활자를 읽는데도 눈앞에 풍경이 보일랑 말랑 잡힐랑 말랑 그렇게 냄새까지 큼큼하게 하는지. 그 시절, 소나기가 이렇게 다채로운 변주되어 별빛처럼 쏟아진다. 행복해지는 밤이다. 소나기가 내려주면 좋겠다.

 


 

 

그나저나 스마트 소설은 참 스마트하다. 얇아서 읽기에 지쳐 중간에 포기할리도 없고 고급진 양장에 디자인도 멋깔스러워 가지고 다니며 읽기도 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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