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24 블로그 - 내 삶의 쉼표

포스트 밤이 선생이라고 했으니

여기는 추분 지나고 써머 타임도 이제 끝나서 밤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는 가을입니다. 밤이 길어지니 밤나무 숲의 밤도 잘 익어가고 있을 텐데, 아니나다를까 이제 때가 무르익었다는 소식이 바람결에 들려오고그래서 어제는 밤을 따러, 아니 밤을 주우러,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선생을 모시러타우랑아 웰컴 베이 밤나무 숲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과연 밤나무 숲에는 나무에서 떨어져 굴러 다니는 밤송이들이 지천이었습니다. 입이 함빡 벌어진 아내와 나는 가까이 다가가 밤송이들을 살펴봅니다.나무에서 ...

2016.04.11 공감 횟수 4 댓글 수 4

포스트 신임 조달청장으로부터의 책 조달

뉴질랜드에서 한국 책 사 보는 일이 쉽지 않은데, 오늘 아침 두 권의 책을 한국으로부터 조달받았습니다. 이달 초 goodchung님께서 설날 기념으로 진행하신 책나눔 이벤트에 저도 신청을 했더랬는데, 그게 드디어 도착한 거예요.^^ 이곳까지는 우편료 부담이 상당하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탐나는 책이 있어서 염치 없이 한번 신청을 해보았던 것인데 goodchung님께서 친절하게도 제게도 책을 보내주셨네요. 우편료 부담이 만만치 않을 테니&...

2016.02.25 공감 횟수 6 댓글 수 9

포스트 성탄 마늘

성탄절이다.우리집 근처에서 아보카도 농장을 하는 교민 댁에 다녀왔다.써니 아줌마는 연어회를 곁들인 스시 몇 종류를 손수 만들어 내놓았고아내는 돼지고기를 다져놓은 동그랑땡과 해물파전을 부쳐서 가져갔다.이곳의 푸짐하고 화려한 성탄절 상차림과는 전혀 닮지 않았지만우리 입맛에는 최고인 이 음식들로나이 든 두 커플이 맛난 성탄절 점심을 먹었다.모처럼 우리끼리 한국말로 실컷 수다를 떨고햇빛 뜨거운 시간을 살짝 피해서 오후 4시 무렵부터벼르고 별렀던 텃밭 마늘 수확에 돌입했다. 한달 전쯤부터 다 자란 마늘 잎파리에누런 반점이 번지며 고...

2015.12.25 공감 횟수 3 댓글 수 6

포스트 Daddy or Mama?

Last Friday, our pretty girl finally put on the wig on her head. Congratulation, sweetie! By the way, let me ask you a question; Hey, which did you get that body from? and which did you get that brain from? You might say; I've got the one&n...

2015.12.08 공감 횟수 4 댓글 수 8

포스트 올빼미를 애도함

시골에 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손님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지난 해에는 고슴도치가 몇 번 우리집 정원을 다녀가더니 어제 저녁에는 올빼미가 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고양이에 쫓겨 우리집 정원까지 오게 된 것일 테다. 저녁을 먹은 후 쓰레기를 비우러 밖으로 나갔는데 안방 창문 앞쪽 잔디밭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얼른 쓰레기를 버린 후 가보니, 등을 보이고 앉아서 날개를 잔뜩 펼친 새 한 마리와 이웃집 검은 고양이가 서로 대치중인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

2015.10.07 공감 횟수 6 댓글 수 12

포스트 빨간 키위

열흘 전 쯤, 과수원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귀한 빨간 키위를 세 개 얻었다. 이 품종이 개발된 지는 몇 년 되었는데 아직 시장에서는 구경하기 힘들어서 딸아이가 오면 보여주려고 하나도 먹지 않고 냉장고 야채실에 고이 보관해 두었다. 그런데 웬걸, 막상 딸아이가 남자친구랑 함께 잠깐 들렀던 지난 금요일에는 까마귀 고기를 구워먹은 사람들 마냥 아내도 나도 까맣게 잊고 말았다. 딸아이의 남자 친구에게만 신경 쓰느라 둘 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듯. ...

2015.08.18 공감 횟수 2 댓글 수 4

포스트 굴러들어온 호박이 복덩이가 아니라 애물단지

이웃집 이웃집 감나무가 울타리를 넘어왔다 가지 끝에 오촉 전구알 같은 홍시도 몇 개 데리고 우리집 마당으로 건너왔다 나는 이미 익을 대로 익은 저 홍시를 따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몇 날 며칠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은 당장 따먹어버리자고 했고, 딸은 절대로 안 된다 했다 이웃집 감나무 주인도 越境한 감나무 가지 하나 때문에 꽤나 골치가 아픈 모양이었다 우리 식구들이 홍시를 따먹었는지, 그냥 두었는지 여...

2015.03.16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벚꽃눈

우리 집 마당에 활짝 핀 벚꽃이 절정을 지나고 있다. 연한 분홍빛이 살짝 감도는 화사한 벚꽃들 사이에서 초록색 잎새들이 돋아나오기 시작하면서 고목은 지난 며칠 동안 정맥이 불거지도록 꽃송이들을 꼭 쥐고 있던 손목의 힘을 놓아준다. 그러면 벛꽃잎들이 하늘하늘 떨어져 내리고 나무 아래 잔디밭은 마치 쇠라의 그림에서 오려낸 것처럼 잔디의 초록색과 떨어진 벚꽃잎의 흰색 점묘화가 참으로 아름답다. ...

2014.11.12 공감 횟수 1 댓글 수 4

포스트 jumping witch

Jenny, an adventurous and fun-loving little witch is jumping somewhere in Copenhagen. Hey, we miss you, sweetie.

2014.10.22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아내와 딸, 그리고 고슴도치

딸아이는 진취적이다. 겁 많은 우리 부부와는 달리 겁도 없다. 호기심도 많고 항상 긍정적이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천진하고 밝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겸손하다. (이렇게 대놓고 자식 자랑하는 나는 겸손하지 않다.) 그런 딸아이가 대학 생활의 마지막 학기를 해외에서 보내고 싶어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소원대로 스웨덴의 한 대학교에 교환 학생으로 받아들여져서 9월에 시작되는 학기를 앞두고 딸아이는 떠났다. 일본과 스페인에서...

2014.08.21 공감 횟수 3 댓글 수 6

포스트 액땜

지난 주말, 이 집에서 처음으로 수신인에 내 이름이 적힌 편지를 받았다. 이사하고 나서 보름 가까이 지났는데도 전에 이 집에 살았던 사람 앞으로 계속 날아드는 우편물들로 좀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으니 반가워야 할 터인데, 아내로부터 편지를 받아든 나는 왠지 좀 찜찜했다. 편지 봉투 뒷면에 발신인이 적혀 있지 않았고, 발신인을 짐작할 만한 로고나 그림 따위도 전혀 인쇄되어 있지 않아 딱딱하고 불친절한 느낌을 주어서 그랬을까? ...

2014.03.12 공감 횟수 4 댓글 수 10

포스트 시골에 사니 아내의 음식 솜씨가 느는군요.^^

시골 생활을 이제 보름을 조금 넘겼는데 생활에 조금씩 변화가 생깁니다. 그 하나가 바로 아내의 음식 솜씨. 대도시 오클랜드에 살 때에도 자주 외식을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변에 저렴한 식당들이 다양하게 있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씩은 늘 외식을 하곤 했지요. 저희가 자주 이용했던 식당은 인디안 식당과 타이 식당, 그리고 베트남 식당은 수년 동안 단골고객이었어요. 여기 이민 와서 처음 맛들인 베트남 음식들이 어찌나 맛있던지 국물 쌀국수를 포함해서 버미첼리(비빔쌀국수),...

2014.03.10 공감 횟수 1 댓글 수 8

포스트 시골집

지난 토요일 오후에 딸아이가 우리가 사는 시골집에 와서 하룻밤 자고 일요일 낮 버스편으로 돌아갔다. 시골집에 대한 내 오랜 로망을 딸아이가 대신 이루게 된 셈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 늘 서울에서만 살았던 나는 시골집이 있는, 그래서 방학이나 주말에는 서울을 훌쩍 떠나 시골을 다녀올 수 있는 친구들을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그들이 다녀오는 시골집이란 대체로 늙은 부모님이 지키고 있는 낡고 오래된 집일 테지만 나는 내가 갖지 못한 뭔가 소중한 것이 그곳에 있어서 그들은 그 소중한 것을 시골집에서 만끽하고...

2014.03.03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직거래 장터 쇼핑

뉴질랜드의 웬만한 도시와 마을에서는 농부들이 자신들의 집에서 수확한 농작물들을 직접 내다 파는 직거래 장터가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이곳 카티카티도 마찬가지여서 어제는 그곳에 다녀왔어요. 'Katikati Plant and Produce Market'이라고 불리는 이 장터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에 마을 초입에 있는 교회 옆 넓은 공터에서 열립니다. 이 금요일 장터에 참가하는 농부들은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교회 성금으로 낸다고 하더군요. 개장 시간에 맞춰 가...

2014.03.01 공감 횟수 1 댓글 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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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ikati Light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