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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으면 사랑이 소멸된다고 생각하세요?

진화하는 사랑의 단면을 가장 절묘하게 포학한 신경진 장편소설이 나왔다. 세계문학상수상작가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그녀의 이야기 <결혼하지 않는 도시>  표지부터 무언가 생각 이상의 것이 있을 듯했는데 역시나 그 이상의 것이었다.

 


 

 

아주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사실스러운 이야기가 장편소설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 그럴 때면 꽉 막힌 나에게는 버거웠던 『결혼하지 않는 도시』였다. 하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이들이 이런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던 사연, 그리고 세상에 많은 이들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유익했다. 흡인력은 좋았다. 연애와 결혼, 그 어디쯤에서 아슬아슬한 텐션을 넘나드는 세 남녀가 너무 궁금했기에

정우, 태윤, 은희 세 남녀의 관계와 결혼, 사랑에 관한 각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연애와 결혼에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 그 너머의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라는 신경숙 작가의 말이 사랑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결혼하지 않는 도시』는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변하고 있는 남녀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느낌이다.

여자들의 사람은 불가해한 관념의 혼합물이었다. 남자들의 이기와 탐욕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p.96)

결혼을 매매춘의 형대로 이해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 있지만 결혼 제도는 분명 기형적인 모습으로 진화했다. 여자들은 왜 이런 불합리한 제도를 기꺼이 받아들인 것일까. 결혼이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방패막이라는 구태의연한 논리만으로 부족하다.(p.143)


 

이 셋은 인간과 세상이 만들어 놓은 결혼과 부의 정도에 따른 차별로 인한 고민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부자 아이들과의 관계를 지속하자니 불편하고 떠나자니 불안한 마음,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 아이지만 어두웠던 아이, 무척 뛰어난 머리를 가졌지만 정작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이. 이들의 모습이 너무 현실을 담아낸 듯한 신경숙 장편소설 『결혼하지 않는 도시』이었다.

역사는 평범한 인간의 죽음을 기록하지 않는다. 사자死者가 남긴 것은 의미 없는 유전자 덩어리인 자신뿐이었다. 정우는 한 생명이 이처럼 쉽게 소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p.132)


 

태윤, 정우, 은희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두 개의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 결혼으로 안정을 찾고 싶은 사람, 사랑하면 꼭 결혼을 해야 하냐는 사람 등... 이해할 수 없는 결혼의 민낯들을 경험한 이들. 자발적 비혼으로의 길까지 숨기지 않고 드러낸 『결혼하지 않는 도시』

단란함 속에서 원인 모를 결핍이 있는 쇼윈도 부부, 줄타기를 하듯 위태롭게 걸어가는 연인,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결합까지 그려낸 신경숙 장편소설이다. 처음 등장하는 영임과 한나까지 등장하는데 이들은 세 남녀와는 다른 세대를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으로 결혼과 사랑에 대한 것들 간결한 문장으로 담아내었다는 느낌이 든다.


 

결혼은 가정과 동의어였다.(p.206)

결혼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p.251)

남녀 간의 합일이 결혼으로 꼭 결혼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과 다른 이들의 모습의 다양성으로 미래지향적인 결말을 주었다.

『결혼하지 않는 도시』에는 사랑과 결혼에 따른 남녀의 생각, 세상의 생각, 그리고 서서히 변해가는 현실의 생각들이 함께 있는 도서인 듯. 보통의 연애소설과는 아주 다른 느낌이다.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경험한 사람들보다 결혼 없이 사랑을 느낀 사람이 더 많다며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거라고 말하는 신경숙 장편소설의 이야기가 이와 같은 현실에 직면한 이들에게 질문을 남긴다.

 

 

결혼하지 않는 도시

신경진 저
마음서재 | 2021년 07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본 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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