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시기, 몸으로 체득하는 시기라고는 하나 자주 접하지 않았기에 벽으로 가로막힌 듯 깊이있게 가닿지 못했습니다.
제가 읽을 준비가 안된 탓이었겠죠...^-^;;
고전은 해석을 하는 자, 읽는 자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생각합니다. (다른 책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자분이 이 책을 단순히 번역본으로 쓰셨다면 기존의 학자분들의 도덕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저자분의 말씀처럼 본연의 자기 성찰이 스며든 글이라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사랑받을 때나 미움받을 때 깜짝 놀란 듯이 한다는 말은 그런 일들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는 남들이 나를 평가하는 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나의 길을 가는 것이지, 그 길에 대한 남의 비판이나 응원이 아니다. 남이 무엇이라 하든지 간에 내가 가는 길이 타인에게 유익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담담히 갈 뿐이다. 주변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본문 49쪽 참조)
이 문장이 지금 저에게 꼭 필요한 문장 같기도 하고, 동시대를 함께 사는 이들에게 해주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자분이 친절히 한자에 대한 뜻풀이까지 상세히 나열해주셔서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저자분이 느끼신 바(생각)를 원문과 연결지어 아주 쉽게 풀어주셔서 읽기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노자가 하고자 한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니 또 막막해졌습니다.
성인(덕인, 우인)이 되려면, 그와 같은 시야를 겸비하려면, 끊임없이 읽고 또 읽어 채우고 비워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덕인은 세상과 외진 곳에 살지 않고 일반인들과 함께 혼연일체되어 살아간다고 합니다. '어리숙해 보이는 어떤 인물이 사실은 도를 깨닫고 체화하며 살아가는 덕인일 수도 있다...덕인은 사람들을 판단하고 구별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기에 믿음으로 대한다고...'
우리에게 던져주는 뜻 있는 말들이 계속 주위를 맴돕니다.
저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고전앓이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몸으로 깊이있게 체화할 수 있을 때까지...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