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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일격

[도서] 어둠 속의 일격

로렌스 블록 저/박산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로렌스 블록, 박산호 역, [어둠 속의 일격], 황금가지, 2014.

Lawrence Block, [A STAB IN THE DARK], 1981.

 

  로렌스 블록의 '매튜 스커더 시리즈' 네 번째이다. 스커더는 전직 경찰로 (면허는 없이) 탐정 일을 하고 있다. 책의 중반에 경찰을 그만둔 이유를 언급하는데, 도망가는 범인을 향해 쏜 총알이 튕겨서 지나가던 여섯 살 여자아이를 죽게 했다. 그 뒤로 일을 그만두고, 집을 나와 가족과 떨어져 호텔에서 지낸다. 대부분의 스릴러 소설이 그러하듯 주인공 캐릭터가 눈에 띄는데... 그는 커피에 버번을 넣어 먹고, 알코올 중독자처럼 매일 술을 마신다. 수입이 생기면 성당에 들러 1/10을 구제 헌금함에 넣고, 기도는 하지 않는다. 셜록 홈즈하고는 다르게 직관적으로 움직이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1981년에 출간한 소설이기에 CCTVDNA 분석 같은 첨단 수사는 나오지 않지만, 발로 뛰는 수사로 복고적인 재미가 있다. 그는 항상 노트에 메모하고,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도서관과 기록보관소에서 자료를 찾는다.

 

  "그 살인자는 두 달 동안 여덟 명의 여자를 살해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방식으로 자기 집에 있는 여자들을 백주 대낮에 공격했죠. 피해자의 몸을 송곳으로 수도 없이 찔렀습니다. 그렇게 여덟 명을 죽인 후 그만뒀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9년이 지난 후 경찰에 잡혔습니다. 그때가 언제죠? 2주 전이었나요?"

  "거의 3주가 됐습니다."(p.13)

 

  "피츠로이 형사가 당신을 미쳤다고 했습니다. 이건 내 의견이 아니라 그 형사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긴 겁니다."

  "그리고?"

  "대형 탐정 사무소와 달리 당신은 이 사건에 열정을 쏟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럴 때 당신은 한 번 물면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고요. 승산은 별로 없지만, 바버라의 살인범을 당신이 밝혀낼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p.23)

 

  얼음송곳이 살해 도구로 쓰인다는 것은 샤론 스톤 주연의 영화 <원초적 본능>(1992.)을 보고 처음 알았다. 여기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9년 전 얼음송곳 연쇄살인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두 달 동안 여덟 명의 여자를 죽이고 범인은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전 순찰하는 경찰관에게 한 남자가 붙잡혔는데, 그가 당시의 범행을 자백한다. 문제는, 이 정신병자가 범행을 자랑하듯 하면서도 여섯 번째 바버라 에팅거의 살인은 자기 짓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알리바이 또한 분명하다. 희생자의 아버지는 스커더에게 진짜 범인을 찾아달라고 한다.

 

  시작은 매우 좋다.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술집의 풍경, 오래된 사건, 아버지의 원한거기에 사연 있는 전직 경찰관까지... 어린 시절 일주일에 한 번씩 방영하는 수사극을 보는 기분이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전개가 마음에 든다. 분위기가 익숙한데, 클리셰의 범벅이지만... 재미있다.

 

  "그 여자를 죽인 게 얼음송곳 살인자라고 생각하게 된 확실한 이유는, , 자네도 알고 있겠지."

  "."

  "그렇지." 그는 맞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피해자들이 눈을 찔렸어. 눈동자 하나에 한 번씩. 그 사실은 신문에 나온 적이 없어. 동네 사이코들이 가짜 자백으로 우리를 속이지 않도록 사건 정황의 한두 가지는 항상 비밀에 붙이잖아. 이번 거리 칼부림 사건에 이미 얼마나 많은 광대들이 자수했는지 자네는 못 믿을 거야."

  "그림이 그려진다."(p.30-31)

 

  "만나 보면 어떤 사람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수사의 대부분은 직감이에요. 사소한 점들을 모으고 여러 사람에게서 받은 인상들을 흡수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해답이 마음속에 팍 떠오르죠. 셜록 홈즈와는 달라요. 적어도 나는 그랬어요."(p.112)

 

  "피넬은 죽은 사람의 눈에 그들이 죽기 전에 본 마지막 이미지가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만약 그렇다면 피해자의 망막을 스캔해서 살인자의 사진을 확보할 수 있겠죠. 그자는 여자들의 눈을 망가뜨려서 그 가능성에 대비해 나름대로 조심하고 있었던 겁니다."

  "맙소사."(p.196-197)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기이함, 피해자는 하나같이 눈을 찔렸다. 여섯 번째 희생자도 눈을 찔렸고... 스커더는 의뢰인을 시작으로 단서를 모은다. 경찰 친구의 도움으로 사건 파일을 검토하고, 중앙도서관에서 마이크로필름으로 신문 기사를 찾는다. 사건 현장에 가서 이웃의 의견을 청취하고, 피해자가 다닌 직장에 간다. 사건 후에 다른 여자와 결혼한 남편을 만나고, 피해자 여동생에게 연락한다... 오래전 일이고, 사건 자체의 충격으로 많은 것이 변했다.

 

  뉴욕을 중심으로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누비는 주인공의 활약은 아주 생생하다. 열정적이면서 인간적인 매력을 보이고... 사실과 드러나지 않은 진실은 엄연히 다르다. 현대하고는 달리 방문자를 맞이하는 태도, 길거리 범죄, 백인 사회에서 흑인을 보는 시선, 가족에 관한 메시지... 등 전형적인 미국 스릴러의 본모습이다. 그리고 9번 애비뉴 모퉁이 단골 바 암스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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