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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도서] 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아방 글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만삭의 임산부가 되고 보니, 가만히 있어도 숨쉬기조차 힘들어서 이제 독서는 언감생심이다T_T. 그럼에도 1주일에 한 권은 읽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저 노력일 뿐. 하. 앉아있는것도 힘들고, 누워있는 것도 힘들다보니 이런 에세이조차도 읽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다는게 함정이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꿋꿋하게 다 읽었다는 나에게 박수를!!


 

 

오늘 리뷰를 올리는 이 에세이 『꼭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는 표지 삽화부터 톡톡튀는 것이, 꼭 이 시대의 청춘을 대변하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저자 필명이 ‘아방’인데. 혹시 아방가르드의 그 아방일까? 뭔가 책 곳곳에 실려있는 톡톡튀는 삽화들도 그렇고 말이다. 이런게 바로 아방가드르하다는 뭐 그런 너낌적인 너낌인가! 물론 난 아방가르드의 정확한 정의는 모르지만, 하하하.하하하ㅏ...하하.

 

 

확실한건, 저자는 청춘을 그림에 바친, 10여년 째 그림을 그리고, 그림 수업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그림은 우리가 으레 생각하는 명화(?) 라던가, 그런쪽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흔하디 흔한 일러스트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뭐랄까, 독창적인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물론....난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상권이 말을 들으니 알 것 같다. 왜 스친 미술학원들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그럴 거면 안 가는게 낫겠다고 생각한 건지. 하고 싶은 대로 못 해서였다. 그냥 그림이 그리고 싶었던 건데 이래라저래라 잔말이 많았다.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게 내버려 두질 않았다. 못 그려도 즐겁게 그리던 마음이 꼬맹이 시절 동네 미술학원과 학교를 거치면서 쪼그라들었다. 노란색 돌멩이를 보고 멋지다고 말해주는 이는 왜 없었을까? 태어났을 때는 모두가 예술가라 했것만 이런 확경 덕에 예술성을 더 발휘하지 못하고 무난하게 자란 것이다. p 024

 

 

누군가 전화로 “수업은 작업실 같은 데서 하나요?”라고 물으면 “홍대 술집이요”라고 말할 때 너무 재밌었다. “술집이요?” 하고 한 번 더 되물으면 자신 있게 “네, 술집이요!” 하고 다시 대답할 때 나는 굉장히 도도하고 자신감 넘쳤다. 가끔 대관이 어려울 때는 멤버 아버지 회사에 딸린 직원 휴게 공간, 멤버가 다니던 피자 회사의 가맹점, 멤버 집에서 경영하던 디자인 카페에서 수업을 한 적도 있다. 덕분에 아주 다양한 곳에서 수업을 진행해보았고 장소마다의 장단점과 특징을 살려 멤버들과 소통하는 경험도 늘었다. p 058

 

 

확실히 이 에세이에 실려있는 저자의 그림들을 보면 ‘다르다!’ 라는 느낌이 든다. 기존에 보던 일러스트와는 다른 느낌이랄까? 

 

 

간혹 인★ 돋보기를 보다보면 수많은 일러스트와 일상툰들이 많이 뜨는데, 분명 그리는 사람이 다르므로, 일러스트도 다른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적이 많았다. 다들 같은 학원(?)에서 배웠던건가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림을 그리거나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제 3자의 입장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은 다 똑같은건지(?) 그림을 그리는 저자의 눈에도 다 똑같아보였나보다. 

 

 

생각해보면, 어렸을적 내가 다니던 미술학원도 획일적인 미술수업을 했었다. 선생님이 보여준, 혹은 당신이 그린 풍경화를 보며 따라 그리라고 한다. 그 풍경화를 보며 그린 내 그림과 당시 학원에 있던 다른 애들이 그린 풍경화는, 분명 서로 다른 사람이 그린 다른 그림인데도 불구하고!!!! 묘하게 같은 느낌이 들었더랬다. 같은 풍경화를 보며 그려서 그런건지, 아니면 당시 미술수업을 하던 선생님의 지도방식이 획일적이었던건지. 어릴때부터 나름 오래다니던 미술학원이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학원을 다니면서 그림 그리기에 대한 내 마음은 점점더 멀어져만 갔다. 그렇게 그림그리기에서 멀어지며, 그렇게 오래다니던 미술학원을 때려쳤고, 반대로 내 마음가는대로 할 수 있는 공예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이후 각종 공예를 섭렵한건 더 나중의 일.

 

 

반면에 획일적인 미술수업(?)을 거부하던 저자는 그림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만의 그림 철학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오롯이 자신만의 그림, 누군가의 그림과 비교되지 않는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도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갈 수 있도록 오픈형(?) 미술수업까지 시작! 만약 내가 저자에게 미술수업을 받았다면, 그림그리기라는 취미를 그렇게 단칼에 버리지는 않았을텐데^_T...

 

 

모든 그림은 장점이 있다. 못 그리는 게 아니고 장점을 발견하지 못한 거다. 자기 그림의 장점을. 하도 사람들 그림을 많이 봐서 그런지 남의 그림의 무수한 장점과 특징은 잘도 알아낸다. 문제는 내 그림의 장점을 찾는게 어렵다. 아니 왠만큼 뭔지 알고는 있으나 수시로 잊어버린다. 다 그런가 보다. 내 건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p 073

 

 

근래 내가 들은 수백 마디의 말을 한마디로 요약해도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다. 최근에 만난 친구들은 사진작가, 대기업 디자이너, 도시공학 박사, 영상 디자이너, 출판사 직원의 신분으로 다양하게 살아가는 30대다. 요즘 우리의 대화는 “뭐 먹고 살지?”로 시작해서 “그러니까 뭐 먹고 살지?”를 거쳐 “그래서 뭐 먹고 살지?”로 똑같이 끝난다. 뭐 하면서 먹고 살지? p 106

 

 

- 다음은 2020년 2월의 메모.

 

걸핏하면 길을 잃는다.

 

아니면 길을 자주 찾기 때문에 그만큼 자주 잃어버리는 걸까.

 

아니면 너무 많은 갈래의 길을 가졌나.

 

아니면 이 길에 대한 확신이 두텁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사실 길이 아니고 왜 가야하는지 이유를 잃어버린 걸까.

 

아니면 애초에 길이 없었던 걸까. p 107

 

 

내 그림의 장점 찾기. 다시말하면 ‘나의’ 장점 찾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을 찾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나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사는 요즘 2030 청춘들은 더더욱. 계속 포기하는 일이 늘어나다보니, 장점은 커녕 자기의 단점만 더 크게 보이고, 단점만 보다보니 자존감이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 슬프지만 이게바로 현실이다. 문제는 이런 현실에 계속 빠져있다보면, 삶은 더더욱 우울해지고 피폐해지고, 종국에는 자기 자신을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렇기에 더더욱 나만의 장점을 찾아야한다.

 

 

매일 나의 장점을 한가지씩 적어보거나, 매일 내가 잘한 행동을 하나씩 칭찬하거나, 뭐 이런식으로. 그렇게 매일을 반복하다보면 적어도 힘든 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내 스스로를 인정하다보면, 그토록 찾아해메던 길이 내 앞에 나타나지는 않을까?

 

 

 

 

 

지금까지 한 가지를 착실하게 해온 이유는 그만두고 다른 걸 할 용기가 없다는 것 외에 하나 더 있었다. 열정이 남아있어서다. 그림에 10년간 정성을 쏟고 기꺼이 소중한 것을 내어주며, 무언가를 아끼지 않았던 건 열정 때문이었다. 열정이란게 있기 때문에 시간과 돈의 굴레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열정은 청춘을 대표하는, 불같이 활활 타오르는 빨간색 에너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어쩔 수 없이 움직이게 하는 작은 불씨, 최소한의 연료랄까? p 143

 

 

한 가지를 10년간 해왔다는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다. 나는 한 회사를 무려 12년간을 다녔다. 아니, 아직도 다니는 중이다. 내 적성에 맞는 일도 아니었고, 이렇게 오래할 생각도 없던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년을 근무할 수 있었던건 무엇이었을까. 아마 나 역시도 이 일을 너무 오래해서 다른 걸 할 용기가 안났던게 첫번째고, 나름의 대기업이라 남들보다도 더 빠르게 돈을 모을 수 있다는게 두번째일 것이다. 일에대한 열정은 없었지만, 그 일에 대한 보상으로 들어오는 월급을 모으는 열정이 있었고, 빠르게 돈을 모아서 자유롭게 살고 싶은 열정 때문이다.

 

 

조금 슬픈 사실은..... 이렇게 12년간 착실히 회사생활을 하다보니 내 20대는 회사생활을 제외하면 남는게 없다는 것. 또래들이 놀러다닐 때 조차도 나는 회사에 있었으니까! 물론 그걸 후회하진 않는다. 그 덕분에 나는 또래보다도 빠르게 집도, 차도, 결혼도 모든 것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30대가 된 지금은 아이를 잘 키워야한다는 새로운 열정의 씨앗이 움텄기 때문에, 아마 난...... 이 회사를 또 10여년은 계속 다닐 것 만같은 불안한 예감이 드는건 왜일까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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