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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서 잘 살겠습니다

[도서] 우리가 알아서 잘 살겠습니다

차아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내 아이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전과 다르다. 강요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풀어가야 한 문제다.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까닭은 우리 세대보다는 (경제규모는 성장했지만 소득 양극화의 심화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사회적 시스템 따위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아이들의 삶의 주체는 그 누구도 아닌 그 아이들 자신뿐이라는 생각이 최근 굳어졌다. 그건 부모의 무책임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아이들의 생각이나 의지를 지배하기는 어렵다. 물어오면 내 삶에서 얻은 꼰대의 지혜를 들려주긴 하겠지만, 내가 먼저 아이들의 삶이 걱정되어 말한다면 그건 그냥 아이들에게는 잔소리일 뿐이다.


<우리가 알아서 잘 살겠습니다>는 90년생, MZ 세대인 차아란 작가의 주도적 삶을 살게 되기까지의 성장기이다. 그의 성장기에서 온갖 사회적 이슈가 모두 등장한다. 금수저를 제외하고 그 세대들은 누구나 겪는 문제니 당연하다.

부모의 관계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대입 문제, 장녀가 갖는 부담감, 계약직, 직장 내에서 흔히 벌어지는 편견과 상사의 갑질, 결혼에 대한 사회적 정의, 자녀 출산에 대한 사회의 참견, 특히 여성들에게 확보되지 않은 안전과 그에 따른 공포, 성차별 따위들 모두를 작가는 짧은 삶에서 마주한다.

'그런 글들을 통해 나 또한 조금씩 내가 입고 있던 ‘여자답게 '살아야 한다는 코르셋을 인지하게 되었다. ( p. 48)'

'게다가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란 여성 개인을 지우고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엄마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 환경에서 과연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p. 71)'

'여성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공포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더욱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p. 88)'

'신체의 자유는 모든 개인에게 인정되는 당연한 권리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임신만큼은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지가 많이 반영된다. 여성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풍조. 은연중에 이런 인식이 강요되면서 결혼한 여성들의 취업 문이 더 좁아진 것은 아닐까. (p. 132)'


차아란 작가는 어려움은 겪는 과정에서 대견스럽게도, 그리고 내 아이들이 살았으면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냈다. '외부의 영향에서 벗어나 주도하는 삶'이다.

'나에게 있어 페미니즘은 수동적이고 방어적이었던 과거의 내가, 외부의 영향에서 벗어나 진짜 내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삶’의 기제이다. 그리고 그 곁에는 J가 있었다. 우리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우리가 안정적으로 함께 있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고, 그 안에서 '계속된 성장과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페미니즘은 라이프 스타일이다. (p. 189)'


작가는 디자인과 영상 관련 개인 사업자이며, <뭐라도 프로젝트> 운영하고 있다.

'<뭐라도 프로젝트>는 ‘니트 컴퍼니’라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니트족, 즉 현재 무업 상태에 있는 청년들을 위한 가상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회사의 운영 방식은 단 한 가지, 직원들이 사무실로 출근해 공부나 취업 준비 등 각자 할 일을 하는 것. 무업 기간 동안 청년들은 혼자 고립되는 경우가 많은데, 니트 컴퍼니는 바로 그런 이들이 공동체 안에서 격려와 지지를 받고, 무업 기간 중의 활동을 지원받아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단체다. (p. 180)'

처음 알게 된 플랫폼인데 그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이런 커뮤니티는 우리 정부가 진지하게 받아들여 확대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다.


'가끔 우리 부부가 사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 말을 한마디 얹는 사람 등 조금은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하는 인생은 우리 둘만의 것. 우리가 알아서 잘 살게요! (p. 191)'

우리 세대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잔소리를 하려고 입술부터 쫑긋 되며 안달하는 모습을 본다면 무시하기를. 처음이라 생경해서 그런 거니, 보란 듯 알아서 잘 살면 된다. 이들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경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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