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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도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마르셀 프루스트 저/김희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30싱글남대 중후반의 미혼남으로 살아가다보면...이렇게 화창한 주말에..집구석에 쳐박혀서, 밥이나 해먹고...이런 저런 외롭고 쓸쓸한 생각이... 생각보다 들지않는다.

 인생은 재밌고, 살아가볼만하다는..뭐 그런 생각.

 난 사실 요즘은 어딜 나다니는 것 보다, 동네를 산책하고, 집에 박혀 있는 것이 너무 너무 좋다.

 

 여하튼, 간만에 솜씨 좀 발휘해 볼까하고...

 고등어를 굽고, 된장찌개를 끓이는데...오 세상에...내가 끓였지만...된장찌개 맛이 예술이였다.

 어지간한 밑반찬이나 김치 종류는 우습게 해낼 줄 알았으나, 찌개에 영 솜씨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숟갈을 입에 떠 놓자 마자, 그윽하게 깊은 장맛과 다져놓은 마늘향과 매운 고추 맛이 먼저 우려놓은 다시마와 멸치 국물의 시원함과 어우러져... 나는 밥먹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이 책이 딱 그런 느낌이다.

 

 프루스트가 어쨌는지, 이 작품이 이 바닥에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 역시 입소문에 처음 읽을 때에는 미친척하고 읽었고...이게 읽었는지 어쨌는지 도무지 기억에 남지 않아 또 읽고 또 읽다보니 이제 그 깊은 맛을 알 것 같다. 어렴풋이.

 

 우리는 아마 종류는 다르겠으나, 다들 비슷 비슷한 심상을 마음속에 안고 살 것이다.

 김혜남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처럼 마음속에 울고 있는 어린 아이가 있을 수도 있겠고,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처럼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길 위에서 다소 불안한듯한 어떤 면을 간직하고 있을 수도 있을것이며, 제프리 아처의 '카인과 아벨'처럼 미친듯이 화끈한 성공이나 인생의 굴레 같은 면을 갖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어설프게..이런 저런 책들을 인용하는 건,  이런 저런 읽었던 책들이 끝내 이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한 지점에서 만난다는 것을 나름 나의 허영심과 덧붙여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조금 재수없게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사실 내 생각이 그렇다.

 

 어느 저녁 잠자리에서 엄마와 저녁인사를 갈망했던 소년의 모습

 그 소년의 나들이 길에서 보았던 종루 혹은 그 풍경들...

 집안 식구들, 집에 찾아왔던 손님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은 새롭거나 신기할 것 없이, 우리 모두의 기억속에  각자의 기억이나 추억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이런 기억들이 그냥  찢어낸 달력 종이처럼 그저 허무하게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우리의 인생을 하나 하나 연결하고 있음을...그래서, 먼 훗날 인생을 쫑내는 날이 오더라도, 이런 모든 기억의 편린들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살아 있고 다시 시작되고 있음을 느꼈을 때의 그 경이로움. 아마 이렇게 별것 아닌듯한 이야기로 어마어마한 오묘함을 알려주는 책은 이 책 밖에 없지 않을까한다.

 

나는 이 책 시리즈를...죽을때까지 1~2년에 한 번씩정도는 완독 할 것이다.

아직 읽어야할 책들이 무궁무진하지만...

앞으로 읽게된 많은 작품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은 아마 이 책과 닿아 있을 것이다.

 

 

아주 아주 세월이 많이 많이 흘러,

내가 늙고 겸허해지고, 욕심이 없어지거나  착해져서 내 책들을 어디다 기증하는 때가 오더라도,

아마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한 질만은 꼭 내 책상위에 꽂아두겠다.

가능하다면...

죽을 때도 관에 넣어 달라하여,  악착같이 이 책들과 함께하리라.   

 

 

 

 

 

민음사편에서는 친절하게 각주가 달려 있어, 읽으면서 이해하기가 더 좋았다.

국일미디어 판에 비하여 확실히 더 신경을 쓴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친절히 각주가 달려 있어서...그거까지 읽고 가다보면 맥이 끊기는 경우가 있고, 또 정말 어찌나 친절하게 달려 있는지, 이 책의 주제 운운하며 각주에 설명해 놓은 부분은....흠...뭐랄까, 내가 문학시간에 밑줄 그으며 책을 공부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과잉 친절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또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번역자가 책이 주제가 어쩌고 저쩌고 하고 단정짓는듯하여 슬쩍 빈정이 상하기도 했다.

 

번역이 어느 것이 더 잘 되어 있다 말할 수 는 없겠으나...동서문화사나 민음사나 편하게 읽기는 엇비슷한 것 같고, 등장인물 소개, 각주 같은 것 그리고 예쁜 표지도... 아무래도 민음사 편이 더 공들인 티가 나서, 민음사에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

 

덧붙임:: 자, 나머지는 언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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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책읽는베토벤

    건전한 자극 주시는 왕자님. 아, 어쩌라고....

    2012.10.07 18:5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행복한왕자

      언젠가 꼭 완독하시길 바랄게요. 그리고...2권 리뷰는 안쓸려구요. 이책은 '되찾은 시간'까지 가야, 오롯이 그 느낌이..홍차를 들이 마셨을때처럼 번뜩이게 머리를 탁 치고 지나가거든요. 기대할게요. 베토벤님의 11권여정을.

      2012.10.07 23:36
  • 쟈파

    제가 이 책을 읽으면 순전히, 100% 왕자님 때문입니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읽으며 민음사 번역에 실망했는데 괜찮을까요?
    그런데 그윽하게 깊은 맛이 나는 장은 누가 만든 장인가요?
    (왕자님의 따뜻한 위로 덕분에 힘내서 다시 나타났어요.)

    2012.10.08 10:4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행복한왕자

      언제 읽으시게요?ㅎㅎ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읽고 싶지만...열린책들,판으로 읽게 될것 같아요. 카트에 몇년동안 보관중이죠.--;;
      / 장은...정선 어딘가에서 엄마가 공수해다주셨고...기다렸습니다. 쟈파님 여름의 일들은 떨쳐내시고, 아름다운 가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2012.10.09 00:34
  • 달구벌미리내

    간만에 감칠맛이 넘치는 글을 읽어보네요. ㅎㅎ. 입에 넣은 다음 너무 맛있어서 쓰러지고 싶은 그 맛과 같은 책이라...<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정말 좋은 책인가 봅니다. 행복한 남자 님한테는...저는 동서문화사에서 만든 책을 사놓고 짬이 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읽어보겠죠. 그리고 나면 이런 글에도 척 하니 제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고...저도 빨리 보고 싶은데, 책이 너무 두꺼워요. ㅎㅎ. 천천히 읽어야 할 듯...

    2012.10.09 00:0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행복한왕자

      책이든, 영화든..꾸준히 보고 또 보고 하며 살다가... 어느 순간 그런 너무 벅차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경이로움을 느낄때가 참 좋아요. 읽었던 책중의 임팩트는 가장 컸지요. 특히..지루하기 그지없는 이야기가 끝나나보다 생각했는데..뭔가 팍!!! 손바닥으로 싸다귀를 한대 맞은듯한 그런 느낌요.

      2012.10.09 00:39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