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뜨거운 다큐멘터리 피디가 되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왜 이토록 많은 슬픔이 있어요? 사람이, 왜 아파야 하는 거죠?”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2004년 봄, 나는 명망 있는 이슬람 지도자인 이브라힘에게 물었습니다.
당시 나는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끔찍한 죽음을 보았고 희망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브라힘은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모두 아름답습니다. 신은 우리가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라십니다.”
나는 지금도 늘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다큐멘터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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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를 분쟁 지역 전문 피디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내가 분쟁 지역만 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다면 어디든 가서 취재를 합니다.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만 60개국이 넘고, 흔히 분쟁 지역으로 알려진 나라는 30개국에 이릅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레바논,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 분쟁 지역은 당연히 위험한 곳입니다.
취재를 하다 죽을 뻔한 일도 손가락으로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내가 굉장히 용감한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소심하고 겁도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도 분쟁 지역에 가서 취재를 하는 것은,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기 때문입니다.
그곳에도 우리와 똑같이 생명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는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그곳으로 갔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 주기 위해 다큐멘터리 피디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위험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나에게 진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나를 사랑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할 때 나는 항상 행복한 피디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류애를 지닌, 가슴이 뜨거운 피디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평범한 그 누군가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