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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수입니다

[도서] 나는 예수입니다

김용옥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모태신앙으로 20대 중반까지 나름 독실한 크리스챤 신자로 살아왔지만, 성경 전체를 체계적으로 읽지는 못했다. 읽으려는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나, 재미도 없고 문체도 난해해서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믿음의 깊이가 그 지루함을 이겨낼 정도까지는 안되었던 듯하다. 내가 기억을 갖고 있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거의 12년을 교회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띄엄띄엄이지만 성경도 읽었는데, 그 말씀의 핵심이나 요체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왜 교회를 다녔던 걸까?

 

도올 선생의 <나는 예수입니다>는 예수의 관점에서 자신의 생애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성경을 재해석하고 있다. 저자의 관점이 스며있지만 말이 되는 내용들로 이야기가 흐른다. 성경 그 자체가 온갖 기적과 신비한 체험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 재현될 수 없는 신화적 측면이 있다. 반대로 저자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오병이어의 기적과 물 위를 걷고 부활하는 예수를 고대 언어가 지니는 다중적인 의미와 복음서를 쓸 당시의 교회의 상황을 고려하여 해설하고 있으니 예수의 생애가 먼 하늘의 신화에서 인간 세상으로 가깝게 다가온 느낌을 준다.

 

도올은 기존에도 여러 강의에서 기독교는 예수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에서 그의 진의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구약과 신약은 전혀 다른 책이다. 구약은 유대민족의 유일신인 "여호와"를 찬양하고 그들의 신과 유대민족에 관한 경전인 반면, 신약에서 예수가 말하는 신인 "하나님"은 모두에게 공평한 신이다. 민족을 차별하지 않고, 인간을 시험하거나 벌하지 않으시고 삐치거나 화내지 않는 사랑의 하나님 말이다.

 

그 신약의 기본 토대가 '마가복음'이다. 다른 복음서인 마태, 누가, 요한복음은 모두 '마가'를 근거로 하여 꾸미고 보탠 작품들이다. 신약의 나머지는 대부분 초기 교회의 사역을 서술한 내용인데, 이는 바울이 초기 기독교 전파와 교인들의 부흥을 위해 있지도 않은 천국과 묵시적 예언을 만들어내었다. 이는 예수의 생애나 그가 전한 하늘의 복음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이 책에서는 바울과 예수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서술한다. '마가'는 예수의 삶에 대해서 최대한 꾸며내지 않고 사실에 입각하여 묘사했단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고, 메시아이며, 다윗의 후손이자 유대인의 왕이라는 것. 이런 내용들은 죄다 각색된 내용이며, 넘겨짚어 보태어진 말들이라고 한다. '마가'에서 예수는 단 한 번도 자신을 그렇게 묘사한 적이 없다. 천국의 나라를 설파한 적도 없으며, 그가 주장한 것은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복음이었다. 하늘의 나라가 땅에 임한다는 것의 의미가 그렇다. 우리 인간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기준이 되는 유일한 계명은 바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이다. 오직 사랑의 대전제밖에는 없다.

 

나는 30대 이후로는 기독교 신자임을 거부하고 불가지론자로 살고 있지만, 종교적인 마음은 인간 누구나 갖고 있는 본능적 심성이라고 생각한다. 말도 안 되는 동화 같은 이야기들로 가득 찬 성경 속의 기적은 더 이상 믿지 않지만, 불교의 가르침이나 마음의 수양, 정신을 고양시키는 거룩한 존재는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데 보탬이 되고 더 괜찮은 삶을 위한 것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예수의 삶도 그렇다. 있지도 않은 세계에 신으로 존재하는 "야훼"의 아들이 아니라, 민중들과 함께 아파하고 고민한 한 사람의 위인, 인간으로서의 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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