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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뇌

[도서] 10대의 뇌

프랜시스 젠슨,에이미 엘리스 넛 저/김성훈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몇 년 전 언론에 크게 보도된 안타까운 뉴스를 지금도 기억한다. 한 중학생 아이가 따돌림과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그를 자살로 내몰았던 가해자는 다름 아닌 같은 반 학생 두 명이었다. 그 둘의 범죄는 잔혹했다. 중학생 정도의 아이가 저질렀으리라고 보기 어려운 행동들이었다.

 

모든 성인이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는 것처럼 모든 10대들이 이 두 명의 가해자와 같지는 않다. 뚜렷하게 선과 악을 구분할 정도로 지혜롭지는 않더라도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는 그 나이면 대부분 배워서 안다. 내가 고통을 느끼는 행위는 상대방에게도 그러리라는 것을 보고, 듣고, 느껴서 이미 알고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성인과 동일한 형벌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영악한 아이들이 자신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법적 처벌이 크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서 범죄를 거리낌 없이 저지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각종 게시판들에는 촉법소년제를 폐지하고 청소년의 범죄를 강력히 처벌하라는 의견이 넘쳐난다.

 

이 책 <10대의 뇌>를 쓴 저자인 프랜시스 젠슨은 아이들은 성인과 매우 다르다고 말한다. 특히, 10대의 뇌는 80% 정도밖에 성숙되지 않았으며, 마치 뇌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정신지체의 성인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충동적이고, 화를 내고, 위험하게 행동하며,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은 10대의 공통적인 특성이고, 이는 뇌의 미성숙 탓이란다.

 

인간의 뇌 중 상부의 앞부분에 있는 전두엽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데, 전두엽은 뇌 부위 중 가장 늦게 성숙한다. 외모는 이미 다 큰 성인에 신체적인 기능도 어른과 다를 바 없지만 판단하고 추리하고, 공감하는 뇌의 기능은 한참이 부족하고, 그 모자란 부분을 부모가 채워줘야 한단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발생하는 방화사건의 거의 절반을 10대가 저지르고, 매년 6천 명이 넘는 숫자의 10대가 교통사고로 숨진다. 10대들은 마약과 담배에 중독되면 훨씬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한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녀의 행동이 낳을 결과와 위험성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일이다. 얘기하고, 다시 설명하고, 또다시 반복해서...

 

아이들을 성인과는 다르게 여긴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 것 같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 아이는 그냥 몸집이 작은 성인으로 간주했단다. 중세 시대 문헌에는 6세 아이들이 교수형을 당하거나 화형을 당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니,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16세기가 되어서야 점차 교육을 통해 범죄 성향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괴롭힘으로 친구를 죽게 만든 두 명의 10대 가해자들은 2~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회적 이슈였던 탓에 기존 또래의 유사 범죄에 비해 훨씬 엄하게 처벌을 받은 것이 그 정도다. 10대 뇌의 가소성을 고려한다면, 그들은 교육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존재로 거듭나게 될까? 유사한 범죄를 또 저지르지는 않을까?

 

아무리 청소년의 뇌가 80%의 미성숙한 상태이고, 개과천선해서 좋은 사람으로 거듭난다고 해도 피해자의 상처는 복구되지 않는다. 그가 이미 죽어 세상에 있지 않다고 하면 더욱 그렇다. 변화의 가능성을 모두 다 고려한다고 해도, 나는 청소년의 가벼운 처벌에는 반대한다.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그것이 미래의 범죄와 희생자를 줄인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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