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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가자

[도서] 달까지 가자

장류진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결과적으로 책이 나에게 주는 유익함을 깨달아 알기 때문에 책을 놓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아니, 그게 가장 커다란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어렸을 때는 선생님이나 아버지가 '책은 좋은 것이고 너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읽어라'라고 말해서 마지못해 읽었다면, 지금은 '결과적으로 책이 너에게 도움이 되는 거 알잖아. 책 말고 달리 뭐가 있겠어'라고 내가 나 자신에게 채근하면서 책을 읽게 된다. 대개는 말이다.

 

책을 읽는 게 아주 즐거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은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마음먹고 책을 읽어보려고 넉넉히 시간을 미리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읽으려 할 때, 종종 채 몇 분이 지나지도 않아 스르르 잠에 빠져버리고 만다. 자기 전에 침대 머리맡에서 그날 못 채운 독서를 보충하려고 책을 펼쳐들면 예열이 되기도 전에 내려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금세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간다. 지식을 캐거나 인식의 지평을 조금, 아주 조금 늘이고자 읽는 책은 거의 예외 없이 즐거움보다는 밀린 숙제를 하는 느낌이 들곤 한다. 감각은 던져버리라고 하지만, 의지로 하게 되는 독서라고나 할까.

 

아카데믹한 텍스트라고 해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는 분야는 누구나 있게 마련이다. 정보의 양 측면에서 보자면 포기를 유발할 정도로 넘쳐서는 안되고, 이미 다 알고 있는 뻔한 내용이어서도 안된다. 그 중간에서 팽팽한 지적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책이라도 누가 읽고, 언제 읽느냐에 따라서 그 감상과 재미가 달리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자신과 궁합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책을 찾기가 그래서 어려운 것 아닐까.

 

누가 읽어도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책도 물론 있다. 장류진의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가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은 젊은 세 직장인의 '좌충우돌 가상화폐 실전 투자 성공기'를 그리고 있다. 누구나 관심이 있는 소재, 스피드감 있는 전개, 롤러코스터를 타듯 잽싸게 올라갔다 한순간 덜컥 떨어져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 이야기 구조, 이런 것들이 장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TV 드라마 한 편을 본 듯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무엇보다 '욕심부리다가 큰코다치고 괘씸죄로 천벌을 받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좋았다. 현실은 대개 그렇게 끝나곤 하지만, 소설에서까지 안타까운 청년 현실의 일반을 그대로 재현할 필요는 없으니까.

 

해설에서 문학평론가 한영인은 '주로 세계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현상의 단순한 관찰에 머무른다'는 세태소설의 일부 부정적인 관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르포 기사의 덕목이 반드시 좋은 소설의 덕목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좋은 소설은 선택한다'라고 쓰고 있다. 독자는 때로 잠자리맡에서 애써 졸음을 참지 않아도 새벽을 넘어 동터오는 줄도 모르고 푹 빠진 채 읽고 싶은 책이 있는 것이다. 힘들고 버텨내야 하는 일상의 끝에 맛있는 음식과 친구와 축구 경기처럼. 우리의 본성에게도 가끔은 먹이를 주어야 삶을 이어나갈 수 있으니까.

 

 

[책을 읽고 문득 든 생각들]

 

물질적 풍요와 경제적 안정감은 사람을 생기넘치게 한다.

그게 디폴트 값이 되어야 하는 세상의 조건이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회사에 다니는 게 싫지는 않게 될 수 있다.

 

현실에 그 어떠한 것도 길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블랙홀처럼 나타난 환상과 환영과도 같은 꿈을 쫓는 것은 어쩌면 그리 특별한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다.

도약 상실의 시대

 

벼랑의 끄트머리에 있다지만,

벼랑에 한 손을 얹고 공중에 매달려 있거나

나뭇가지에 옷 한자락 걸려 있는 이들도 있다.

 

돈은 어디로 가는가

자기 좋다는 사람에게로 간다.

불안, 불안정, 두려움이 삶을 고통스럽고 일상을 메마르게 한다.

풍성한 삶의 가능성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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