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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도서]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는 어렸을 때 매우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지금은 아님), 거의 세뇌될 정도로 성경을 읽고 배우며 자랐다. 교회를 멀리한 지 2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몇몇 찬송가와 성경 속 우화는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외울 정도다. 성경에서 예수는 '사랑'의 율법을 설교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말씀으로 "누구든지 네 오른 편 뺨을 치거든 왼 편도 돌려 대라"고 했다. 그다음 구절도 이렇게 이어진다. "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를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선하고 마음이 한없이 넓은 인격자라고 해도 이유 없이 오른뺨을 맞고서 더 때려달라고 왼 볼까지 내미는 사람은 없을 거다. 당신이 하나를 원하는데 나는 둘을 줄 준비가 되어있고 그 이상의 요구에도 협력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상대방과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왼 뺨을 내밀어도 상대방은 손을 거두고 악수를 청하리라는 것을 미리 내다보는 것이다. 강대강으로 부딪혀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상처만 입는 것보다는 내가 먼저 양보하더라도 협력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훨씬 더 생존에 유리한 전략이니까.

 

일종의 환대의 마음이라고나 할까? '환대'란 사전적으로는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이라는 뜻이다. 나는 모든 이에게 차별 없이 환대하는 사회가 우리가 꿈꾸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 <사람, 장소, 환대>를 읽고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 환대의 태도에는 사람의 성별, 국적, 출신, 능력과는 상관없이 '나는 당신과 잘 지내고 싶소. 나는 당신과 내가 좋은 친구로 우정을 쌓아 발전하기를 바라오. 당신이 원한다면 내 것을 조금 양보하더라도 당신의 성장을 위해 돕겠소'라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환대를 통해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

 

나는 차별 없는 환대를 열렬히 지지하지만, 무조건적인 (절대적) 환대에는 반대한다. 오른뺨을 맞고 나서 왼뺨을 내밀었는데, 그 왼뺨마저 때리려는 자에게서는 환대를 거둬들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들에게는 예수의 '사랑'의 율법을 베풀 것이 아니라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갚는 모세의 율법을 적용해야 한다. 그것은 비단 상대방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징벌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주변에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는 선의만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신호를 준다. 게임이론에서 일종의 팃포탯(tit-for-tat)전략이 환대에도 해당된다는 말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지 못해 상심이 컸다. 기울어진 언론 지형, 정보의 왜곡, 일부 정치세력이 부추긴 혐오 정서로 인한 감정적인 투표도 한몫했다고 본다. 무엇보다 나는 우리 민주세력의 전략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힘들게 투쟁해서 이뤄낸 민주화의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자들에게 무조건적 환대는 잘못된 신호를 준다. 그들의 행위에 용기를 준다. 비뚤어진 욕망, 부패한 기득권, 거짓과 왜곡을 일삼는 세력에게는 강력하게 보복함으로써 배신에는 반드시 응징이 뒤따른다는 신호를 주어야 한다. 선의가 통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되갚는 전략이 최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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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필리아

    절대 공감! 검찰과 상업 기득권인 유착된 언론 미디어의 악의적 선동 여론에 매몰된 5년이었지요, 결국 분별력을 지니지 못한 시민들이 자신들의 선택을 책임져야 겠지요, 우리들 지켜봐요.

    2022.03.15 13:40 댓글쓰기
    • 짱가

      세계에서 최하위 신뢰도를 가지고 있는 언론을 또 국민들이 그렇게 믿는다는 것도 신기해요. 어쨌든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해야죠.

      2022.03.16 12:45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