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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

[도서]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

나태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한 편의 여행 에세이 같은 책, 나태주 시인의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를 읽었다.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이 사막을 소재로 하여 쓴 시들과 사막 여행기가 짤막하게 담겨있는 시집이다.

사막의 느낌을 살리면서 트렌디하게 잘 구현해 낸 표지 디자인이 단번에 시선을 끌었던 책이다.


나는 사막 여행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얼마전 만난 지인이 모로코 여행에서 사막 체험을 한 후기를 들려주면서 '인생 여행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에게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라고, 정말 좋다고 강추해주었다. 그래서 막연히 사막에 대한 환상과 기대를 품게 되었다. 그런 나에게 '사막'을 주제로 한 시집은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고, 과연 시인은 사막에서 무엇을 느끼고 썼을지가 궁금해졌다.

이 책에 대한 감상평을 간단하게 남기자면, 책을 다 읽은 후 머릿 속에는 '한 편의 여행 에세이를 읽은 느낌'이란 문장이 떠올랐다. 총 4부로 나뉘어서 시들이 기록되어 있고, 마지막 5부에선 작가의 짤막한 에세이가 담겨져있다. 비슷한 제목들의 시(사막 1, 사막2, 사막3 이런 식으로 된 경우가 많았다)들을 읽으면서, 작가가 사막에서 느낀 감정과 인생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이 나태주만의 결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작가 자신이 사막에서 느꼈던 경험이 너무나도 인상적이기에 다른 날 다른 시간에 쓴 시라 하더라도 비슷한 감정과 고민을 담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 고민은 자연스레 우리의 인생, 삶과 연결되어 책을 읽는 나에게도 물음을 던져 주곤 했다.

시라고 하지만 크게 어렵지 않은, 짧은 수필을 읽는 느낌이 강했다. 어려운 표현이나 너무나도 함축적인 의미를 담았다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툭툭. 털어 놓는 듯한 시들이 많아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나는 시를 어려워해서 평소에 잘 읽지 않는 사람이다.) 공감가는 내용도 있었지만, 작가가 45년생 원로하신 분이시다보니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감정들도 종종 있었고, 아무래도 사막을 직접 여행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막연히 상상할 수 밖에 없던 시들도 있었다.

하지만, 사막이 아니어도 나 역시 오지. 자연과 함께한 힘들었던 여행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경험과 각종 매체에서 보았던 사막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작가의 느낌을 공감할 수 있었다. 사막을 가본 적은 없지만 부드럽게 손가락 사이사이로 흩뿌려지는 모래들을 본 기억이 있고, 그만큼 곱진 않지만 운동장에서 까슬까슬한 모래를 만져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막의 환경을 상상하는데 크게 어렵진 않았다.



꽤나 많은 시에서 작가가 왜 사막을 가고 싶어했는지, 사막에서 이루고자 한 버킷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들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또한 모래 한 알 한 알에 대한 묘사를 읽으며 자연스레 사막을 연상하고 모래 위에 눕는 상상을 할 수 있었다.

낙타 이야기도 굉장히 많이 나온다. 단순히 등이 볼록 튀어나온 동물, 사막에 있는 동물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낙타나무, 낙타의 울음소리, 낙타의 모성애 등 전혀 알지 못했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아래 시는 낙타에게 행하는 인간의 잔인한 행동을 주제로 한 시다. 충격적이었다. 작가는 불교를 믿지 않지만 낙타를 볼 때면 윤회사상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 낙타에게 행하는 행동들이 너무나도 잔인하기 때문이다.ㅠㅠ




이 책을 관통하는 듯한 문장이자 책의 제목. '사막에는 길이 없다' 언제나 그랬듯 바람은 사람과 낙타와 크고 작은 생명들의 발자국을 지워버린다. 그런 사막에서 길은 무수히 많지만 쉽게 발을 내딛을 수가 없다. 어느 길이 진짜 길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작가는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 길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하루하루 살아내다보면 어느덧 내가 걸어온 길이 비로소 길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사막=인생 이라고 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사막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낌과 동시에 인생에 대한 고민도 할 기회가 생긴다. 작가는 사막에서 길을 묻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길이 없기 때문에 고민할 이유도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물론 나만의 길을 찾기 위해 고민을 아예 안 할 순 없겠지만, '존재하지 않는 정답을 찾아내기 위한'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현재에 충실하면 될뿐!

이 책을 읽는 방법을 조심스럽게 추천하고자 한다. 1부~4부까지는 작가가 쓴 시들이 있고, 5부에서 여행 에세이가 나온다. 사실 사막에 대해 잘 모르고 특히 아시아에 위치한 사막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라면(내가 그랬다) 작가의 시에 나오는 지명들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칠채산, 명사산, 월아천 등등... 처음에는 몰라도 문맥상으로 파악하고 대충 이해하고 넘어갔으나, 네이버에 위 지명들을 검색하고 시를 읽어보니 마치 눈앞에 그 장면들이 그대로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5부 에세이에서는 작가가 시에서 묘사했던 장소들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준다. 그래서 5부까지 다 읽고, 혹은 5부를 먼저 읽고 1부~4부를 찬찬히 음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5부 내용을 읽을 때 중간 쯤 '이제 시를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래 영상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다큐멘터리를 통해 돈황의 막고굴을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훨씬 더 경이롭게 느껴졌다. 어쩌면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평생 알지 못하고 넘어가지는 않았을까? 이 책을 읽고나니 사막 여행이 더욱 간절해진다.


https://youtu.be/fioQnWyjmXE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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