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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멸의 인류사

[도서] 절멸의 인류사

사라시나 이사오 저/이경덕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우리 조상은 약했지만, 약했기 때문에 살아 남았다.” 라는 문구에 이끌려 나는 이 책을 선택했다. 강하고 더 뛰어났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약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는 말이 나에게 뭔가 위로처럼 다가왔다. 평소에 나 스스로를 강자라고 여기지 않았기 때문일까. 게다가 최근의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그동안의 과학과 의학의 발전이 큰 의미가 없게 느껴지고, 우리 인간의 신체적 한계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어려운데서 오는 무력감 같은 것들로 인해 실망스럽고 불안한 때에 이 책은 새로운 관점으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만 같은 기대감도 들었다.


인류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줄 기대감과 우리 조상은 약했지만 어떻게 살아남은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나는 이 책을 펼쳤다.

 

사람이 압도적으로 특별한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사람이 생물 치고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즉 실제로 어느 정도는 특별한 생물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생물로부터 25등까지 모두 멸종되어 26등인 생물(침팬지와 보노보)과 비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 22)

 


인간이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들과 크게 구별되어 보였던 이유는 우리만이 아주 특별하고 대단한 종이어서라기 보다는 사람과 가까운 25종의 생물이 멸종되어 우리만 살아남았기 때문일 뿐이다. , 그동안 얼마나 인간은 오만한 생각으로 살았던가.


그렇다면 왜 비슷한 생물들 사이에서 우리만 살아남은 것일까. 저자는 서문에서 말한 사람이 특별한 이유 2가지가 이 책의 주제라고 말한다. 왜 사람이라는 생물의 독특한 특징이 진화했을까? 왜 인류 가운데 사람만이 살아남은 것일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절멸의 인류사>는 마치 우리가 고고 인류학자가 되어 화석을 발견하고, 뼈의 형태를 비교해보며 다양한 가설들을 세워보고 저자와 함께 검토하는 기분이 들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지만, 동시에 고고학 탐사를 다녀온 것 같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질문들에 대해 저자는 안그래도 궁금할 것 같아서 준비했어요.’ 라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질문에 대한 답들을 들려주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만 해도, 물론 내용이 궁금 했었지만, ‘너무 학문적이고 어려우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조금 들었었는데, 막상 펼쳐서 읽어보니 그런 걱정은 괜한 시간 낭비였다. 너무나 쉬운 설명으로 흥미롭고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었다. , 우리 인류의 역사도 이렇게 재미있는 분야였구나. 왜 이제서야 관심을 가지게 된 걸까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인류와 침팬지는 약 700만년 전에 갈라져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갈라졌을 그 때에 인류 계통이 가장 먼저 진화한 특징은 직립 이족 보행과 송곳니 크기의 감소다. 둘 중에서도 직립 이족 보행은 인류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징인데, 이것의 장점은 햇볕에 닿는 면적이 감소하여 뜨거운 아프리카 땅의 지열에 영향을 적게 받으며 멀리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단거리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고, 요통과 난산을 가져오며, 멀리 볼 수 있는 대신에 눈에 잘 띈다는 아주 큰 약점이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보고 있으니, 장점이라는 것이 단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장점이 되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나에게 주어지는 불리한 것들이 언젠가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나무를 잘 타지 못했던 초기 인류는 아프리카의 건조화 때문에 삼림에서 살지 못하고 초원이나 소림으로 나가게 되었다. 이렇게 내쫓겨진 인류는 많은 개체가 죽었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살아남았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조상이다. 삶이 뒤흔들리는 큰 위기를 만나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 위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인류의 더 나은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그저 우리는 초기 인류의 모습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채 지금도 살아갈지도 모르고, 다른 종에 밀려 오래 전에 멸종되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우리의 삶을 뒤흔드는 이 부정적 사건도 많은 희생자를 따르고 있지만 우리에게 긍정적 방향의 큰 변화를 몰고 올지 그것도 모를 일이다.


 

3. 발견된 화석 뼈를 가지고 어떤 연구를 하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이 책은 그런 과정을 차근차근 알려주어 좋았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아주 먼 고대 인류의 삶이 고고학자들의 상상력으로 어느정도 만들어진 이야기는 아닐까 생각 했었는데, 그것이 아니라 아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하나의 학설을 세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놀라웠던 점은 탄소의 안정 동위체 비율을 연구한 결과로 420만년 전의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주로 초원의 음식물을 먹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고고학 분야도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아주 오랜 과거의 인류의 식생활까지 알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이 책을 통해 고고학적 연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고, 만약 인류 고고학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4.

인류의 조상은 도구를 사용하고 먹을 것을 나누었으며, 너클 보행이 아닌 일반적인 네발걸음을 하며 나무 위에서 살던 유인원이었다. 그것은 침팬지와는 다른 유인원이었다. 그 유인원에서 시작해서 700만 년 동안 인간과 침팬지가 진화했다. 인간은 침팬지에서 진화한 것이 아니다. 침팬지가 인간에게서 진화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p. 89)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과거의 인류가 이렇게 다양한 종류였는지 몰랐다. 그저 사회 시간에 배운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 에렉투스ㅡ 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로 이어지는 그 한줄만이 인류 역사의 전부인 줄 알았다. 그리고 챔팬지 같은 모습에서 우리가 진화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고 진짜 유인원의 공통 조상은 내 상상속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이런 나의 무지했던 지난날이 부끄럽고 이제라도 제대로 알게 되어 다행이다 싶었다. 역시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고, 이래서 책을 읽어야 된다.

 

5.

최근 반세기 전만 해도 인류는 항상 한 종밖에 없었다는 단일종설이 유력했다. 동시에 두 종의 인류가 존재하지 않고 한 종만 진화해서 현재의 우리가 되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을 뒤짚은 것은 1969년부터 1975년까지의 기간 동안 케냐의 쿠비 포라에서 발견된 일련의 화석군이었다. (···) 그 이후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과거 지구에는 복수의 인류가 종종 동시에 공존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현재 지구에는 사람이라는 한 종의 인류밖에 없는데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p. 152)

 

6.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인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그랬다. 육식 동물 같은 적을 만났을 때 보통의 동물이라면 세 가지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 싸우던가, 도망치던가, 숨던가. 그렇지만 우리는 싸움에 도움이 되는 엄니가 없고 도망치기 위해 빠르게 달릴 수도 없다. 그리고 초원에서 살고 있다면 올라서 도망칠 수 있는 나무도 없다. 그럼에도 살아남았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힘을 모았기 때문이다. 분명 우리는 조금 머리가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홀로 생각해 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p. 270)

여하튼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다. 다른 인류는 모두 사라지고 한 종만 살아남았다. 앞으로도 진화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1만 년 후 우리는 어떻게 될까?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 집단이 다른 종의 인류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생각하는 것을 AI에게 맡기고 인류는 뇌의 크기를 줄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AI에게 멸종될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라 믿고 싶지만. (p. 272)

 


먼 미래, 1만년, 10만년 뒤의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아 있을까. 초원으로 변한 것이나 추위처럼 우리를 다시 위협하게 되는 위기는 어떤 것일까. 우리는 얼마나 다른 모습을 하고 다르게 생활하고 있을까. 미래의 인류는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추측하고 있을까.

<절멸의 인류사>는 우리의 아주 오랜 과거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이상하게 우리의 먼 미래가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지구에 살아왔던 인류 중 우리는 약한 존재였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 남았는가. 우리만의 생존 비법은 무엇이었는가. (다른 요소도 분명 있었지만) 바로 의사소통을 기초로 한 협력. 함께하는 힘이다.


우리의 생존 비법을 지금의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닥친 위기(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협)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우리는 거리두기를 시행하여 몸은 전보다 떨어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가 함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생존의 위협을 받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약했기 때문에 도구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그리고 함께였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발명품으로 우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위기를 만나 우리는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머리를 사용했고, 그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함께 했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했다. 우리가 약하지 않았고, 부족하지 않았고, 불편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기까지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류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보도록 이끌어 준 <절멸의 인류사>. 너무나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고고학자 꿈나무라면 꼭 읽어 보았으면 한다. 또 역사나 인류 진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 현재 우리에게 닥친 위기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혹시나 이 책에 관심은 있지만 본인이 이과라서 또는 배경지식이 없어서 어려울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민 말고 그냥 읽어 보길 권한다. 차근차근 쉽고 재미있는 설명으로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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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블로그 예스블로그

    crystalhoi님! 좋은 리뷰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6월 나날 보내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

    2020.06.24 09:3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크리스탈호이

      저도 감사합니다^^

      2020.06.24 11:11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