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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랑은 같은 기차에 탔다는 이유만으로 시작되었다. 혹은 어린 시절 운동회날 달리기에서 둘 다 꼴등으로 들어왔다는 이유로, 첫눈을 함께 봤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학대받은 기억이 똑같이 있다는 이유로 혹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는 이유로, 같은 밴드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상대의 낡은 점퍼나 코트를 유심히 보게 됐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추워 보였다는 혹은 더워 보였다는 이유로, 돌아서서 지하철역까지 느릿느릿 걸었다는 이유로.

사랑이 시작하는 과정은 우연하고 유형의 한계가 없고 불가해했는데, 사라지는 과정에서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알리바이가 그려지는 것이 슬펐다. 가난과 폭력, 배신과 거짓말, 종교, 정치, 국적의 차이, 집안싸움, 부모 반대, 언니 또는 형의 반대, 동생의 반대, 베프나 은사의 반대 혹은 기르는 고양이나 개의 반대, 윤리적 판단 ㅡ 불륜, 제삼자의 출현 ㅡ 같은 일종의 유형들이 있었다. 그렇게 소멸은 정확하고 슬픈 것이었다. (p.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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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저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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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이 책 구입 후 나중에 읽어야겠다고 책꽂이에 꽂은 후 계속 그 자리에 있네요. 크리스탈호이님 글 보니 읽고 싶어지네요...

    2020.07.07 03:5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크리스탈호이

      추억책방님 책꽂이에도 있는 책이군요~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때로는 의미있게 읽었다고도 하고, 또 영화를 한편 보는 것처럼 쉽게 읽히는 책이니 한번 읽어보시면 괜찮으실거에요~
      저는 이 소설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책 속 저 부분은 이상하게 자꾸 마음이 가서 따로 기록해 두었습니다~

      2020.07.07 11:36

PRIDE1